발해는 고구려인과 말길인이 만든 나라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정확히 10년 전 KBS 드라마 ‘대조영’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천편일률적인 조선시대 역사대하드라마에서 당시에는 고대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광개토대왕’ ‘연개소문’ ‘자명고’ ‘서동요’ 등 삼국시대를 묘사한 드라마가 나왔다. 그 중 하나가 ‘대조영’이다.
시청률이 36.8%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특히 천문령 전투씬은 시청자의 뇌리에 각인되면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이 대조영에 나왔던 인물 중 하나가 바로 걸사비우다. 대조영 드라마에서 걸사비우는 흡사 삼국지의 ‘관운장’과 같이 묘사를 했다. 충정이 어리고 무예도 뛰어날뿐더러 재주도 뛰어난 인물로 묘사했다.
반면 흑수돌은 삼국지의 장비를 연상케 할 정도로 묘사를 하면서 흡사 삼국지를 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역사적으로 걸사비우는 7세기 대조영의 아버지 걸걸중상과 함께 발해의 건국을 주도한 말갈족 출신이다.
걸사비우는 고구려 멸망 후 당나라 영주로 강제 이주, 억류생활을 했다. 이후 696년 거란의 반란으로 혼란을 틈타, 영주에서 탈출, 고구려 유민들을 이끌고 고구려 옛 땅으로 이동했다.
이에 당나라는 허국공으로 봉하고 회유했지만 이를 듣지 않았다. 그러자 당나라는 이해고를 보내 고구려와 말갈인 집단을 공격했다.
걸사비우는 이해고와 전투 중에 사망을 했다. 그 이후 대조영은 고구려 유민과 속말말갈을 이끌고 698년 천문령 전투에서 당나라 추격군을 격파하고 동모산(지린성 돈화 부근)에서 발해를 건국했다. 이후 돌궐과 손을 잡아 당나라를 견제하는 나라가 됐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걸사비우가 발해를 건국하는데 상당한 공헌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발해의 구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발해는 고구려 유민이 세운 나라이기도 하지만 말갈족도 함께 세운 나라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구려 민족과 이민족이 함께 만든 나라가 바로 발해이다. 이 발해는 훗날 해동성국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강성한 나라가 됐다.
이런 강성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고구려 유민들이 순수한 고구려 유민 혈통주의만 고집한 것이 아니라 말갈족을 흡수해서 하나의 나라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순수 혈통주의만 고집하게 되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수 없고, 다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국제사회에서 우뚝 서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해 특히 걸사비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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