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다문화 부인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허황옥(許黃玉, 33년 ~ 189년)은 역사 속 첫 다문화 여성이다. 지난 회 역사 속 최초의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이 ‘단군 할아버지’라고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최초의 다문화 여성인 허황옥을 소개하고자 한다.

허황옥은 가락국 초대 왕인 수로왕의 부인으로, 허황후 또는 보주태후라고 부른다. 인도 야유타국(월지국)의 공주로, 48년에 오빠 장유화상 및 수행원들과 배를 타고 가락국으로 와서 왕후가 됐다.

허황옥은 김해김씨와 김해허씨 시조모이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 따르면 야유타국의 공주인데 부왕과 왕후가 꿈에 상제(上帝)의 명을 받아 공주를 가락국 수로왕의 배필이 되게 했다.

허왕옥은 많은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김해 남쪽 해안에 이르렀다. 수로왕은 유천간(留天干), 신귀간(神鬼干) 등 많은 신하들을 보내어 맞으며, 황후로 삼았다고 삼국유사는 기록하고 있다.

188년에 죽으니 나이 157세였다고 한다. 구지봉(龜旨峰) 동북쪽 언덕에 장사지냈다고 하는데, 현재 경상남도 김해시 구산동(龜山洞)의 고분이 허황후의 능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허황옥이 먼 바다를 건너 가락국으로 시집온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나 대체적으로는 불교를 전파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불교의 승려였던 친정오빠 장유화상은 금관가야 지역에 장유암이란 사찰을 짓고 불상을 모셨으며 이후 가야지역에 불교가 전래됐다고 한다.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 장유암(長游庵) 경내에는 장유화상사리탑이 현존하고 있다. 장유화상의 사리탑은 1983년 7월 20일 경남도 문화재자료 31호로 등재됐다.

허황옥은 10명의 아들 중 2명에게 허씨성을 쓰게 해달라고 수로왕에게 부탁했고, 두 아들을 허씨성을 사용하게 됐고, 지금의 김해허씨의 유래가 됐다.

이처럼 허황옥은 우리나라 최초의 다문화 여성이면서 한반도 남쪽의 문화와 인도의 문화가 하나로 어울리는 그런 매개체 역할을 했다.

수로왕릉 정문에는 쌍어(물고기 두 마리) 문양이 있다. 이는 인도 지역에서 사용됐던 문양이라고 한다. 즉, 허황옥이 인도 문화를 가락국에 전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문화는 결국 융합과 화합을 상징한다. 다른 문화가 다른 문화를 만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허황옥은 다문화의 첫 여성이자 문화를 융합하는 그 첫 번째 시도를 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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