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에 얽힌 효(孝) 사상

▲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이제는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가 ‘만두’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두’는 특별한 날, 즉 명절이나 제사 등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만두는 이제 우리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은 음식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만두가 우리나라에 유래한 시기는 언제였을까.

음식전문가들은 대개 삼국시대를 꼽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기록은 없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은 고려시대로 돼있다.

고려사를 살펴보면 고려 명종 때 거란에서 귀화한 위초(尉貂)라는 인물이 있다. 위초의 부친이 몹쓸 병에 걸렸다. 의원이 아들에게 고기를 먹으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하자 이 말을 들은 위초는 스스로 자신의 허벅지살을 베어 만두를 빚었다.

그리고 부친께 공양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병이 나았다. 왕이 이 소식을 듣고 위초의 효심이 고금에 없을 정도로 갸륵하다고 상을 내렸다.

이 이야기는 고려사 중에서도 효자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효우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 중에서 할고료친(割股療親)이다. 즉, 자신의 허벅지살을 베어서 부모를 살렸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 만두를 유래한 최초의 기록이 거란으로부터 귀화한 고려인이었다는 점에서 만두가 중국으로부터 유래를 한 것이 아니라 거란으로부터 유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쨌든 만두는 이처럼 특이한 상황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거란에서 넘어왔든 중국에서 넘어왔든 만두는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만두를 만들었다고 나온다. 하늘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산사람 대신 사람머리 모양의 만두를 빚어 하늘을 속이고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소설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만두라고 하면 숙성시킨 중국식 밀가루 빵에 고기, 채소, 해산물 등을 넣은 것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만두는 교자(餃子)라고 부른다.

만두의 뿌리가 중국이 아니라 서역일 가능성이 높으면서 오히려 거란을 통해 우리나라에 만두가 들어왔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 대목이다.

만두는 그동안 우리 국민의 뿌리에 깊숙이 박힌 효(孝) 사상을 대변하는 음식이다. 이제 어버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허벅지 살을 베지는 못하겠지만 부모님께 만둣국을 대접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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