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KAU21 탄소배출권 시세 기준 2019~2020년 탄소부채 약 96억원 추정

SR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 /캡처=최양수
SR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 /캡처=최양수

[편집자 주]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핵심가치로 내세워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동 대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1982년 동안 연평균 국민총생산 성장률이 8.2%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면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를 완성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었지만 철강·조선·화학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들의 성장으로 인해 세계 국가별 탄소배출량(CO₂)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됐고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에서는 6위로 순위가 올라가며 탄소 악당이란 오명을 썼다.

한국도 산업화를 거쳐 탈산업화(post-industrialization)가 진행되면서 지식·정보·서비스 산업이 경제활동의 중심적인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공장의 굴뚝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도 일상에서부터 산업의 모든 부분에서 탄소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부분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뉴스워치>에서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 전분야에 걸쳐 탄소중립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SR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 /캡처=최양수
SR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 /캡처=최양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철도는 여객과 화물을 광역 범위를 넘어 이송함으로써 근대화와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됐다. 철도의 부설은 곧 근대화의 상징이라고 할 만큼 철도는 경제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철도의 부설은 열강의 식민지 침탈의 선봉장의 역할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도 구한말(舊韓末)에 열강들의 침탈에서 시작된다. 최초의 철도는 1899년 9월 18일 제물포∼노량진 간의 경인선(33.2㎞)이 최초로 개통돼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우리나라의 철도는 일본의 대륙침략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 군사적 차원과 식민지 경제수탈을 위한 경제적 차원에서 부설되는 암울한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의 철도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끄는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철도교통의 발달은 빠른 이동성을 토대로 지방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했으며 역세권을 바탕으로 제3차 산업의 고용증대 효과도 뚜렷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고속철도역과의 연계교통체계를 확립하고 도시외곽에 입지한 역으로의 대중교통 접근체계를 향상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는 획기적인 시스템이 구축됐다.

그중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이 SR(주식회사 에스알·SR Corporation)이다. SR은 지난 2013년 12월 27일에 설립됐다. 설립 당시 사명은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였지만 2014년 6월 10일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또 SR은 수서평택고속선을 경유하는 수서발 고속철도를 운영 중이며 캐치프레이즈로 Supreme Railways와 Safety, Reliable을 표방하고 있다.

철도 운영 업체로 한국철도공사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SR은 대한민국 철도를 담당하는 만큼 안전한 운송과 함께 운영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 탄소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도 정부 정책과 함께 맞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CO₂)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과 관련해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기업의 생존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가 됐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SR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 /도표=최양수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SR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 /도표=최양수

SR의 온실가스의 온실가스 배출 정보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부족한 면을 엿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된 자료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자료가 없었으며 환경부의 내부기관으로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를 통해 발표한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는 2019년 이후 2년치 자료만 공개돼 있었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를 보면 SR의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가 2019년 224위, 2020년 239위에 오르며 1060여개 기업 중 중상위권 그룹에 랭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SR의 연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2019년에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16만4360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3383TJ를 기록했고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48.5841tCO₂-eq였다.

2020년에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15만9885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3292TJ로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48.5677tCO₂-eq를 기록했다. 2019년에 비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2.7226%인 4475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은 -2.6899%인 91TJ,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0.0337%인 0.0164tCO₂-eq가 각각 감소했다.

2019년에 비해 202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모든 수치가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자료가 많지 않아 2년치 자료를 단순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로 탄소 감축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SR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영방침’ 안내. /캡처=최양수
SR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영방침’ 안내. /캡처=최양수

SR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운영에도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탄소부채에 대한 부분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온실가스 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에 따라 탄소배출권 3기가 시행돼 탄소배출이 늘어난 기업들은 막대한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배출권 할당대상업체는 정부가 할당한 배출권 중 초과감축량을 시장에 판매할 수 있고 감축 여력이 낮은 사업장은 직접적인 감축을 하는 대신 배출권을 살 수 있다. 

비록 SR의 경우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굴뚝 산업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많지는 않지만 향후 온실가스 거래제로 인해 기업 재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분석해 봤다.

KRX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자료에 따른 올초 KAU20(2020년 할당배출권)  탄소배출권 시세인 tCO₂-eq당 1만9200원을 기준으로 2019년과 2020년 SR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탄소부채로 환산해 추정치를 산정해봤다.

그 결과 SR은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 기준으로 2019년은 약 31억5571만2000원, 2020년은 약 30억6979만2000원으로 2년간 총 62억2550만4000원의 탄소부채 추정치가 추산됐다.

SR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영가치 실행전략’ 안내. /캡처=최양수
SR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영가치 실행전략’ 안내. /캡처=최양수

탄소부채 추정치 산정을 위한 KAU20 탄소배출권 시세가 올해 초 기준이기 때문에 산정값은 변경될 수 있다. 현재 가장 많이 거래되는 탄소배출권인 KAU21(2021년 할당배출권)에 따르면 지난 6월 23일 1만1550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8월 25일 기준 2만95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올해 최고 거래액 수준을 유지 중이다. 

8월 25일 기준으로 탄소부채를 계산한 결과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 기준으로 2019년은 약 48억4862만원, 2020년은 약 47억1660만7500원으로 2년간 총 95억6522만7500원의 탄소부채 추정치가 추산돼 탄소부채 추정치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탄소배출권 시세가 상승할 요인이 많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부담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정부가 감축목표를 상향하기로 하면서 기업들의 탄소배출 구매 부담이 적게는 수백억에서 수천억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현재 탄소배출권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잠시 둔화됐지만 본격적인 배출권거래제 3기 시행 이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탄소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지난 8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기본법에 더해 국제적으로는 EU(유럽연합)에서 적극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도입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2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진행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Conference of the Parties 26) 특별정상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탄소저감 계획을 밝히고 있어 탄소배출권 가격이 연말까지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다. 또 내년에도 탄소배출권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돼 SR은 추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탄소부채로 인한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해 탄소저감 노력을 이어가야한다.

SR 홈페이지에 공개된 ‘제2기 윤리경영위원회’ 선포식. /캡처=최양수
SR 홈페이지에 공개된 ‘제2기 윤리경영위원회’ 선포식. /캡처=최양수

SR는 각 언론사에 보도된 자료들을 통해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환경 보호·사회적 가치 공헌·지배구조 윤리경영) 경영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감염병 재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제정하고 대국민 철도안전 논문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모습에서 국민의 철도 기업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권태명 SR 사장도 지난 12일 공식석상에서 “일각에서는 SR가 흑자노선만 운영한다고 생각하는데 재무적으로는 녹록지 않다. 운영의 효율화를 놓치면 SR는 어려운 여건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며 “내부 역량이 축적된 시기가 짧은 만큼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변화를 잘 이끌어나갈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어떤 조직이든 스스로 지속가능한 내부 역량을 갖추고 세부 모델을 개선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SR의 설립목적이 안전확보와 서비스 차별화, 운영효율화인 만큼 이에 맞는 모델을 만드는 데 역량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탄소중립과 관련해서 기본 개념부터 정립하고 변화되는 모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탄소부채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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