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대상 전체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 최근 4년 동안 300위권 기록
환경부 자료 기준, 2017년 11만 995tCO₂-eq→2020년 11만 1653tCO₂-eq
공시에 명시한 수치도 거의 일치해 ‘투명한 결과 공개’ 돋보여
3월 10일 탄소배출권 시세 기준 2020년 탄소부채 약 29억 9230만 400원 추정
‘세상을 바꾸는 금융’ 미션 내걸고, 글로벌적인 탄소중립 활동 펼치고 있어

[편집자 주]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핵심가치로 내세워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동 대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1982년 동안 연평균 국민총생산 성장률이 8.2%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면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를 완성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었지만 철강·조선·화학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들의 성장으로 인해 세계 국가별 탄소배출량(CO₂)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됐고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에서는 6위로 순위가 올라가며 탄소 악당이란 오명을 썼다.

한국도 산업화를 거쳐 탈산업화(post-industrialization)가 진행되면서 지식·정보·서비스 산업이 경제활동의 중심적인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공장의 굴뚝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도 일상에서부터 산업의 모든 부분에서 탄소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부분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뉴스워치>에서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 전분야에 걸쳐 탄소중립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사진=KB금융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사진=KB금융

[뉴스워치=김민수 기자] 올해 초 주요 금융기업의 수장들은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중점 과제 중 하나로 대부분 ‘탄소중립’을 지목했다.

소위 말하는 ‘굴뚝 산업’이 아닌 금융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ESG 경영에 동참하기 위함이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어 앞 글자를 딴 ESG 경영은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대다수 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여기서 환경 분야 중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로 다뤄지는 게 바로 ‘탄소중립’이다.

KB금융그룹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행보에 전면 나서고 있다. 2020년 1월 그룹의 전 계열사가 함께 ‘ESG 이행원칙’을 선언하고, 3월 금융사 최초로 이사회 내에 ESG경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를 신설할 정도로 선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에 따르면 ‘KB GREEN WAVE 2030’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중장기 탄소 중립 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바탕으로 탄소중립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KB금융지주 ESG위원회 탈석탄금융선언 관련 회의 모습./사진=KB금융
KB금융지주 ESG위원회 탈석탄금융선언 관련 회의 모습./사진=KB금융

세부 내용을 보면 그룹 내부 배출량을 2030년까지 42% 감축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33%를 감축할 예정이다.

특히 KB금융은 2020년 9월에는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대표적인 예로 계열사 중 KB국민은행은 2021년 2월 환경파괴 등의 위험이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전 세계 금융기관간 자발적 협약인 적도원칙에 가입했다.

또 2021년 7월에는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은행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통해 기후금융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2021년 9월에는 그룹 전체 계열사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역시 ‘은행지주사’ 최초로 가입했다.

이와 더불어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2021년 11월에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Conference of the Parties)의 공식 행사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최고위급 회의’(High-Level Meeting of Caring for Climate)에 국내 금융사 CEO 중 최초로 UN 초청을 참석했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KB국민은행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 /도표=김민수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KB국민은행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 /도표=김민수

앞에 언급한 사례들에서 보듯이 KB금융그룹은 '최초'라는 타이틀을 연이어 거머쥐면서 경쟁 금융기업들보다 한 발자국 더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금융업의 특성상 전국 각지의 지점을 급격하게 줄일 수는 없는 관계로 KB국민은행의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는 최근 4년 동안 연속적으로 300위권에 머물고 있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된 KB국민은행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를 보면 2017년 321위, 2018년 330위, 2019년 327위, 2020년 318위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해당 자료의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이 2020년 기준 1061곳이라는 감안하면 나름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의 온실가스배출량에 대한 세부 수치를 보면 2017년 11만 995tCO₂-eq, 2018년 10만 9269tCO₂-eq, 2019년 11만 408tCO₂-eq, 2020년 11만 1653tCO₂-eq으로 10만~12만tCO₂-eq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사용량의 경우 2017년 1670TJ, 2018년 1623TJ, 2019년 1661TJ, 2020년 1697TJ로 에너지사용량 역시 4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tCO₂-eq) 수치도 4년 동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뉴스워치>가 분석한 결과, 2017년 66.4641tCO₂-eq, 2018년 67.3253tCO₂-eq, 2019년 66.471tCO₂-eq, 2020년 65.7943tCO₂-eq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업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환경부 자료와 공시에 나온 수치라 다른 사례가 있었지만, KB국민은행은 거의 일치했다. KB국민은행의 기업 운영 과정 공개에 대한 투명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된 KB금융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자료./캡처=김민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된 KB금융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자료./캡처=김민수

현재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등을 근거로 내세워 주요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기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기체들 가운데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를 ‘온실가스’로 부르고,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화불탄소(HFC), 불화탄소(PFC), 불화유황(SF6) 등이 있다.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를 단순한 환경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신경제질서를 예고하는 경제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국제 사회는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 수립과 해결책 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토의정서에서 인정된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감축의무 이행방식을 ‘교토 메커니즘’이라 하며 이는 배출권 거래제도, 공동이행제도, 청정개발체제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이 중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를 시급성, 효과성, 효율성, 시행가능성, 정치적 수용성 등의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배출권거래제는 효율성 면에서만 탄소세와 비슷할 뿐 그 외 다른 모든 부문에서 탄소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는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고 있고,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을 통해 배출권 시세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배출권 시세는 2만 6800원이었다.

해당 일자의 배출권 시세를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탄소 부채를 추정해보면 2017년 29억 7466만 6000원, 2018년 29억 2840만 9200원, 2019년 29억 5893만 4400원, 2020년 29억 9230만 4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KB금융그룹 ESG 이행원칙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윤종규 회장 및 계열사 대표이사진./사진=KB금융
KB금융그룹 ESG 이행원칙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윤종규 회장 및 계열사 대표이사진./사진=KB금융

KB국민은행은 금융기업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탄소가 영업점 건물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 부채를 줄이려면 각 영업점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미 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내부 운영방침을 모든 계열사에 전달했다”며 “RE100에 가입한 것도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RE100’은 ‘Renewable Electricity’(재생에너지 전기) 100%의 약자로 기업이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arbon Disclosure Project)와 협력해 시작됐다. 현재 324개 글로벌 기업들(구글, 애플,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이 참여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RE100은 사전에 엄격한 검증과 승인 과정을 통과해야 가입할 수 있다”며 “탈석탄 선언, 탄소중립 목표 수립 등 국내 리딩뱅크로서 기후 변화에 대한 리더십과 영향력을 인정받아 ‘더 클라이밋 그룹’(TCG)으로부터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가입 승인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RE100 이행을 위해 KB금융은 204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을 수립했다.

그룹 사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재생에너지 투자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RE100은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약속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들의 협력 이니셔티브”라며 “ESG 선도기업으로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할 수 있도록 KB금융그룹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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