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및 대형건물, 전국 영업점에 에너지 절감 위한 다양한 대책 강구
환경부 자료 기준, 2017년 8만 1652tCO₂-eq→2020년 7만 1819tCO₂-eq
공시로 발표한 사업보고서에도 수치 동일…탄소중립 실현에 박차
3월 24일 탄소배출권 시세 기준 2020년 탄소부채 약 16억 3029만 1300원 추정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ESG위원회 신설로 지속가능성장 위한 전략 수립

[편집자 주]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핵심가치로 내세워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동 대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1982년 동안 연평균 국민총생산 성장률이 8.2%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면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를 완성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었지만 철강·조선·화학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들의 성장으로 인해 세계 국가별 탄소배출량(CO₂)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됐고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에서는 6위로 순위가 올라가며 탄소 악당이란 오명을 썼다.

한국도 산업화를 거쳐 탈산업화(post-industrialization)가 진행되면서 지식·정보·서비스 산업이 경제활동의 중심적인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공장의 굴뚝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도 일상에서부터 산업의 모든 부분에서 탄소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부분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뉴스워치>에서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 전분야에 걸쳐 탄소중립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신한은행 본관./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본관./사진=신한은행

[뉴스워치=김민수 기자] 금융권에 불고 있는 ‘탄소중립’ 열풍이 거세다. 주요 은행들마다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친환경 대책을 하나 둘씩 선보이고 있다.

본점을 비롯해 대형건물, 전국 영업점 등 은행과 관련한 모든 시설물에 ‘ESG 경영’ 실천을 선포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은행이 있어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ESG 위원회를 신설한 신한은행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ESG 경영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앞 글자를 딴 용어로 최근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5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작년 8월 일상 생활 속에서 ESG를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은행 내 모든 공간을 ‘신한 ESG 실천 빌딩’으로 선언한 이후 관련 프로그램들이 차분히 수행되고 있다.

‘신한 ESG 실천 빌딩’은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임직원의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 생활 속에서 ESG를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고, ESG 실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신한은행 임직원들의 의지가 담겨있다.

해당 선언을 통해 신한은행은 임직원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고, 손쉽게 ESG 경영에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본점 구내식당 도시락 용기를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하고, 건물 내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을 30%까지 점차 확대하는 등 본점에 대한 환경성을 강화했다.

영업점의 경우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은품을 친환경 장바구니, 공기정화식물 등 친환경 제품으로 변경하고, 앞으로 사회적 기업 제품으로 확대하며 비환경성 제품은 즉시 제외시킬 계획이다.

또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ESG 활동이 담긴 ‘ESG 실천 가이드’를 공유해 자발적인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자주 안 쓰는 전기용품 플러그 뽑기 ▲종이 타월 대신 개인 손수건 사용하기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 사용하기 ▲의류, 가전 등 안 쓰는 물건 기부하기 등 자원을 절약하고 순환하는 활동이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신한은행 ESG 실천 빌딩 선언./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ESG 실천 빌딩 선언./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지속적인 ESG 실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ESG 관련 다양한 캠페인도 눈길을 끈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환경부가 주관하는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실천서약’ 참여 캠페인을 진행해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전면 나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운동인 플로깅 릴레이 캠페인과 사회적 기업을 통해 폐 현수막과 결재판으로 에코백 등을 제작하는 업사이클링 캠페인 등도 추진되면서 ‘실천’으로 옮기는 ESG 경영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ESG 경영이 기업 가치의 척도가 되면서 현재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사항”이라며 “‘ESG 실천 빌딩’ 선언을 시작으로 신한은행만의 실천하는 문화를 정립해 ESG 경영을 선도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신한은행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나온 신한은행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를 보면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4년 간 수치를 종합해보면 ▲2017년 8만 1652tCO₂-eq ▲2018년 7만 9880tCO₂-eq ▲2019년 7만 5866tCO₂-eq ▲2020년 7만 1819tCO₂-eq으로 꾸준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0년 기준 조사 대상 기업 1061곳 중에서 신한은행의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도 덩달아 낮아지고 있다. 2017년 398위, 2018년 409위, 2019년 415위, 2020년 428위로 점점 더 개선되고 있었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신한은행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도표=김민수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신한은행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도표=김민수

에너지 사용량도 줄고 있었다. 2017년 1273TJ, 2018년 1244TJ, 2019년 1180TJ, 2020년 1109TJ로 1200대에서 1100대로 낮아졌다. 

다만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tCO₂-eq) 수치는 4년 동안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뉴스워치>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해보니 2017년 64.1414tCO₂-eq, 2018년 64.2122tCO₂-eq, 2019년 64.2932tCO₂-eq, 2020년 64.7601tCO₂-eq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은 환경부 자료 외 기업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신한은행 사업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은 환경부 자료와 공시 보고서에 다른 수치를 기록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있으나, 신한은행은 2가지 자료에 나온 수치가 거의 일치했다. 그만큼 신한은행은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정도의 ‘투명 경영’에 나서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된 신한은행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자료./캡처=김민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된 신한은행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자료./캡처=김민수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등을 근거로 주요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 참여에 나서도록 이끌고 있다.

대기 중에 있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를 ‘온실가스’로 부르고,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화불탄소(HFC), 불화탄소(PFC), 불화유황(SF6) 등이 있다는 게 환경부 측 설명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는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를 꼽을 수 있다. 환경부는 시급성, 효과성, 효율성, 시행가능성, 정치적 수용성 등의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배출권거래제가 효율성 면에서만 탄소세와 비슷하고, 나머지 모든 부문에서 탄소세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에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는 배출권 시세를 이용하면 기업별 탄소 부채 현황을 추정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인 24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배출권 시세는 2만 2700원이었다.

배출권 시세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곱해 추정한 신한은행의 탄소부채 현황은 2017년 18억 5350만 400원, 2018년 18억 1327만 6000원, 2019년 17억 2215만 8200원, 2020년 16억 3029만 1300원 수준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만큼 탄소부채 금액도 낮아지고 있었다.

신한은행은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고,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채권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금융’에 작년 3월부터 나서고 있다. 당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주관한 ‘기후금융 지지선언식’에 참석해 ‘탈석탄 금융’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기후금융지지선언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실천에 대한 약속을 선언한 것으로 신한은행은 ▲탈석탄 금융선언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선언(2007년) ▲TCFD(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 지지 선언(2018년) 등 3가지 실천사항을 모두 충족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적도원칙에 가입 후 금융기관의 환경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사회리스크 관리 원칙에 맞춰 금융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PF에 대해 ‘적도원칙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준용한 심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베트남 현지 법인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적도원칙 검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있다.

신한은행 ESG 컨설팅 조직 신설./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ESG 컨설팅 조직 신설./사진=신한은행

여기에 추가로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 정기이사회를 열고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신설을 결의했다. ESG위원회는 신한은행의 지속가능성장과 ESG 경영의 실행력 강화를 목적으로 핵심전략 및 실행체계를 결의·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회는 CEO를 포함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됐고 위원장은 사외이사 박원식 의장을 선정해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미 2022년 제1차 ESG위원회를 개최해 ESG 경영전략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7대 ESG 핵심추진과제를 수립했다.

7대 ESG 핵심추진과제는 ▲친환경 금융 선도 ▲사회적 금융 선도 ▲사회적 기여 확대 ▲내·외부 다양성 확장 ▲미래 금융전문가 양성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ESG 구동체계 확립 등으로 앞으로 신한은행은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ESG 경영에 더욱 발 빠르게 나설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ESG위원회 신설로 고객과 사회의 가치를 높이며 환경은 물론이고, 지속성장 가능한 ESG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본업과 연계된 ESG경영 전략과 ESG 핵심추진과제를 적극 실천해 고객들의 가치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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