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 국내 기업 중 7위…3년 연속 배출 총량 증가세
총 온실가스 배출량 2017년 2151만3310tCO₂-eq→2019년 3014만6622tCO₂-eq
탄소배출 부채 2019년 1143억원→2020년 1571억원 증가…영업이익의 2배 이상
탄소배출권 3기 시행으로 탄소배출권 구매 및 배출부채 소각…재무 부담 현실화
온실가스 및 에너지 절감 TF·ESG 경영 및 다양한 자구책 마련…온실가스 감축 관리

현대제철 모습. /캡처=최양수
현대제철 외부 모습. /캡처=최양수

[편집자 주]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핵심가치로 내세우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동 대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1982년 동안 연평균 국민총생산 성장률이 8.2%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면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를 완성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었지만 철강·조선·화학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들의 성장으로 인해 세계 국가별 탄소배출량(CO₂)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됐고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에서는 6위로 순위가 올라가며 탄소 악당의 오명을 썼다. 한국도 산업화를 거쳐 탈산업화(post-industrialization)가 진행되면서 지식·정보·서비스 산업이 경제활동의 중심적인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공장의 굴뚝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도 일상에서부터 산업의 모든 부분에서 탄소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부분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뉴스워치에서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 전분야에 걸쳐 탄소중립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현대제철 야경. /캡처=최양수
현대제철 야경. /캡처=최양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철강 기업 중 하나다. 철은 지구 중량의 35%를 차지하고 지각에는 5.2%가 존재한다. 우주 규모에서 보자면 지구는 철의 행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많은 양의 철이 있다. 철을 이용하게 되면서 인류는 문명의 도약을 경험한다. 특히 근현대에 이르러서 철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철강업은 정유업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종으로 꼽힌다. 전세계적으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환경규제 이슈도 장기적으로는 철강산업의 고민거리다.

환경부의 내부기관으로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를 통해 발표한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에는 현대제철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7위를 차지하며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현대제철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 /도표=최양수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서 공개한 현대제철의 ‘명세서 배출량 통계’ 자료. /도표=최양수

현대제철의 연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2017년에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2151만3310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12만281TJ를 기록했고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178.8587tCO₂-eq였다. 

2018년에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2251만4286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13만3469TJ로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168.6855CO₂-eq로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했지만 에너지사용량에 비례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소 낮아졌다.

2019년 총 온실가스 배출량 3014만6622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139만2825TJ로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226.9649tCO₂-eq으로 대폭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본다면 3년 연속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그 쇳물로 철강재를 만드는 과정. /캡처=최양수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그 쇳물로 철강재를 만드는 과정. /캡처=최양수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그 쇳물로 철강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은 불가피하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철강재 1t(톤)을 생산할 때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83t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정부에서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대응에 나섰다.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기업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에서 마련한 온실가스 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2021년∼2025년)에 따라 탄소배출권 3기가 시행돼 탄소배출이 늘어난 기업들은 막대한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은 온실가스 거래제로 인해 기업 재무에 영향을 미쳤을까? 

철강재를 만들어 이동하는 과정. /캡처=최양수
철강재를 만들어 이동하는 과정. /캡처=최양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지난달 27일 공시된 자료에 의하면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시황 호조로 올해 1분기 매출 4조9274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 흑지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018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에 분기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9274억원, 영업이익 3039억원, 당기순이익 219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4조6680억원 보다 5.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4조7806억원과 비교해도 3.1% 늘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하며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297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3039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54억원과 비교해도 무려 448.6%나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1분기 -0.6%에서 4분기 1.2%로 상승세로 전환했으며 올해 1분기 6.2%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1154억원 적자에서 올해 2199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현대제철 내부 모습. /캡처=최양수
현대제철 내부 모습. /캡처=최양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탄소배출권 처분이익에 따른 탄소배출 부채는 2019년 1143억원에서 2020년 1571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탄소배출 부채는 지난해 영업이익인 73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사 중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가장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올해 탄소배출권 3기가 시행된 만큼 현대제철은 조만간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배출부채를 소각해야 한다. 결국 현대제철은 탄소 부채로 인해 재무 부담이 현실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대제철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그린파워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모회사에 합산된다. 현대그린파워는 지난해 942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현대그린파워의 배출량도 적지 않은 만큼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부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홈페이지의 환경 경영 안내. /캡처=최양수
현대제철 홈페이지의 환경 경영 안내. /캡처=최양수

뉴스워치에서 현대제철에 탄소 저감 노력에 대한 문의한 결과 ‘ESG(환경 보호·사회적 가치 공헌·지배구조 윤리경영) 경영 및 다양한 자구책’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현대제철은 전사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및 에너지 절감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매달 전사 환경에너지 회의체에 유관부서가 참여해 관련 사항을 최고경영지나까지 공유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IT(정보기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각 고로 소결공장에서 배출하는 가스를 줄이기 위해 2020년까지 총 3723억원을 투입해 당진제철소 1, 2, 3 소결공장 청정설비를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고로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사실상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2012년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인증기준인 VCS(Verified Carbon Standard)의 인증 및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현대제철은 국내 최초 및 전세계 세 번째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록에 성공하며 그 동안의 노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또 2014년 부생가스 발전소 5-8호기를 추가로 온실가스 감축사업(VCS)으로 추진해 인증을 통과함으로써 연간 147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사업으로 인정받았다.

현대제철 홈페이지의 경영 이념 안내. /캡처=최양수
현대제철 홈페이지의 경영 이념 안내. /캡처=최양수

현대제철은 글로벌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참여한 2012년 첫 해에 신규참여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달아 섹터 리더상과 섹터 위너스상을 수상함으로써 그간의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절감 등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전기차 차체부품용 1.5GPa급 초고강도 냉연강판 개발을 통해 차량 연비개선 및 안전도 향상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친환경 LNG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영하 196℃ 극저온에서도 버틸 수 있는 9% Ni강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연료탱크와 LNG 육상 저장 탱크에 공급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온실가스 저감과 환경 보존을 위해 2021년부터 5년 동안 4900억원을 투자한다.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를 설치해 폐열을 회수, 증기 및 전력으로 재생산한다. 연간 5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친환경 제철소 구축에 힘쓰고 있는 현대제철. /캡처=최양수
친환경 제철소 구축에 힘쓰고 있는 현대제철. /캡처=최양수

현대제철은 새롭게 부상하는 기업평가 기준인 ESG 경영에 대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중장기 전략 체계에 따라 3대 지향점, 4대 추진전략, 16개 분야에서 도출됐으며 환경, 사회, 경제 부문 별로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환경정책통합 관리체 구축, 온실가스 감축 전략 수립 등이며 사회 부문은 인권 실사, ESG 성과관리 시스템 구축, 경제 부문은 지배구조 규정 및 운영방식 개정, 공급망 ESG 관리체계 구축 등이다. ESG 거버넌스와 중장기 과제 이행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내재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1월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발행한 ESG 채권 중의 하나인 녹색채권이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ESG 채권 발행은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금융사를 제외하고는 현대제철이 처음이다. 

녹색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ESG 채권의 하나로 탄소 감축·건물 에너지 효율화·신재생 에너지·전기 자동차 등 친환경 활동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지원 등 녹색산업과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돼 있는 채권을 말한다. 현대제철은 이 채권의 목적에 맞춰 만기시까지 조달금액 전액을 환경(Green)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며 환경 투자에 대한 현대제철의 적극적인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런 다양한 자구책을 통해 친환경 제철소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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