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진행해온 ‘그린사이클’ 활동…플라스틱 재활용해 ‘친환경 제품’ 변신
국내 뷰티업계 중 처음 글로벌 ‘RE100’ 가입 …2030년 RE100 목표 100% 달성
자원 재활용 차원 ‘테라조’ 기법 활용한 업사이클링 벤치 제작해 지역사회 기부
탈 플라스틱 행보, 향후 다양한 제품에 확대 …온실가스 배출 적은 포장재 변경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사진=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사진=아모레퍼시픽)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핵심가치로 내세우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동 대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1982년 동안 연평균 국민총생산 성장률이 8.2%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면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를 완성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어 산업 고도화를 이뤄냈지만 철강·조선·화학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들의 성장으로 세계 국가별 탄소배출량(CO₂) 9위에 올랐으며,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에서는 6위로 순위가 상승해 탄소 악당의 오명을 썼다. 한국도 산업화를 거쳐 탈산업화(post-industrialization)가 진행되면서 지식·정보·서비스 산업이 경제활동의 중심적인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공장의 굴뚝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도 일상에서부터 산업의 모든 부분에서 탄소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부분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뉴스워치>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 전분야에 걸쳐 탄소중립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점검 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경기도 오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뷰티파크 태양광 패널. (사진=아모레퍼시픽)
경기도 오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뷰티파크 태양광 패널. (사진=아모레퍼시픽)

[뉴스워치= 김주경 기자] 전세계가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고자 ‘탄소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우리나라 정부 당국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대응에 나섰다.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하자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도 자진해서 탄소배출을 절감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탄소배출 저감 문제가 국제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아모레퍼시픽도 화장품 용기가 초래하는 환경 문제에 공감하며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가고 있다. 재활용과 재사용이 쉬운 원료를 선택하고, 리필 가능한 제품 품목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순환 경제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 오너인 서경배 회장 역시 기업이 적극 나서 기후 위기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서경배 회장은 “기후위기 해결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넘어 전 인류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아젠다임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해 국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아모레퍼시픽 구성원과 함께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친환경 경영’은 환경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08년부터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왔다. 특히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건물 에너지 효율성 향상, 온실가스 원단위 감축, 에너지 혁신TF 팀을 꾸려 대내외적 국제 기후변화에 대응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캠페인 RE100에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가입해 2030년까지 ‘RE100’ 목표를 달성하고자 분주한 모습이다.

해당 캠페인은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의 제안으로 2014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애플, 구글, 아마존, BMW 등 290여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SK, LG화학, 아모레퍼시픽 등이 인증 받았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에는 전기사용량의 5%를 태양광, 지열,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자체 발전으로 대체했으며, 앞으로 생산사업장 옥상 등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추가적으로 증축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녹색 건축 최우수 등급’,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 1등급’, ‘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골드 등급’을 인증받은 친환경 건물이다. 설계단계부터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수요 예측량 대비 37.6%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나타났다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설명이다.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을 수거해 재활용 ‘그린사이클’ 캠페인. (사진=아모레퍼시픽)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을 수거해 재활용 ‘그린사이클’ 활동. (사진=아모레퍼시픽)

이 뿐만이 아니다. 대한화장품협회가 선언한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Recycle, Reduce, Reuse, Reverse를 골자로 한 ‘4R 전략’을 내세워 각종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Recycle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고자 메탈프리 펌프를 적용하거나 쉽게 탈착할 수 있는 라벨을 부착한 제품을 늘려가는 사업이다. 내용물을 쉽게 배출할 수 있도록 그동안 사용해왔던 금속 스프링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다 쓴 뒤 별도의 분리 작업 없이 그대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해피바스 자몽에센스 바디워시가 대표적이다.

고갈 자원인 석유 원료 대신 재생 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한 Reduce 전략도 돋보인다. 특히 옥수수‧사탕수수 등 식물성 원료나 폐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해 제작한 용기도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이니스프리는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용기를 활용해 페이퍼보틀 그린티 씨드 세럼을 출시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리필 활성화 활동의 일환인 Reuse는 ‘리필 스테이션’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뷰티업계 업계에서 처음 시도해 운영 중이다.

아모레스토어 광교에 위치한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소분해 판매한다.

지난해 10월 말 오픈한 이후 1000명이 넘게 리필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리필 제품의 가짓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Reverse는 쓴 화장품 공병을 회수해 소각하는 것이 아닌 용기 원료로 다시 활용하는 ‘물질 재활용’ 비율을 높여 가는 것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진행해왔던 친환경 사회공헌활동인 그린사이클 활동도 그 일환이다.매년 약 200톤가량의 화장품 용기를 그린사이클 캠페인을 통해 수거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전국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장에서 수거된 화장품 공병은 누적 2200톤, 누적 참여인원은 1400만명에 달한다.

지난 1월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 및 업무협약(이하 MOU)를 체결한 GS칼텍스 등과 협력해 매년 최소 100톤 이상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하는 한편 이를 아모레퍼시픽 제품과 집기 등에 적용한다. 적용 비율은 올해 20%, 2025년에는 50%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또한 수거된 화장품 공병은  창의적 예술 작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탄생 한 것도 두드러진다.

천리포수목원에 설치된 업사이클링 벤치는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테라조’ 기법을 활용해 제작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천리포수목원에 설치된 업사이클링 벤치는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테라조’ 기법을 활용해 제작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초로 제작에 성공한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테라조’ 기법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했다. 첫 벤치는 2020년 8월 천리포수목원에 설치했으며, 12월에는 삼표그룹 등과 협업해 만든 업사이클링 벤치 8개를 서울시 종로구청에 전달했다. 향후 3년간 다양한 장소에 기증해 설치할 예정이다.

제품, 매장 인테리어 등 생활 속 플라스틱 활용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2020년 종합선물세트 ‘도담 9호’의 내부 지지대는 공병 재활용 원료(PP) 약 1.3톤을 투입해 제작했으며, 이는  플라스틱 공병을 펠릿으로 제작해 제품 지지대의 원료로 사용한 국내 첫 사례다.

매장에서 수거한 공병 재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포레스트 포맨 헤어 왁스’는 용기의 30%를 수거한 플라스틱 공병 재활용 원료(PCR PP)로 대체했다. 또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보틀’의 캡과 숄더에도 10%를 적용했다.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은 .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의 아모레퍼시픽매장 바닥재와 집기용 상판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은 .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의 아모레퍼시픽매장 바닥재와 집기용 상판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은 매장용 바닥재와 집기로도 탈바꿈 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의 아모레퍼시픽매장 바닥재와 집기용 상판에 적용했다.

최근에는 환경을 생각하고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담아낸 명절 생활용품 한정판 선물세트 ‘지구를 부탁해’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제품은 생분해가 가능한 사탕수수 원료와 FSC 인증을 받은 종이로 포장재를 구성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무색 페트 용기를 사용하는 한편 접착제 라벨 대신 종이 슬리브를 활용했다. 라벨이 없어서 제품 구분을 돕는 리무버블 스티커도 함께 동봉해 소비자에게 만족감도 제공하며 해당 세트에 포함된 ‘리사이클 페트 에코백’은 재활용 페트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이다.

임직원의 노력도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 2019년 본사, 기술연구원, 물류, 생산 등 전사 에너지 전문가들로 구성한 ‘에너지 혁신 TF’를 통해 각종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활동을 추진한 바 있다.

우선 모든 생산사업장(중국 상해 포함)과 전국 물류센터의 전등 100%를 LED로 교체했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AI 시스템을 도입해 2019년 기준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 대비 7.4%를 감축했다.

RE100 달성을 위해 제품 개발, 생산단계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저에너지 공정기술 적용을 확대한 점도 두드러진다.

지지대는 공병 재활용 원료(PP) 약 1.3톤을 투입해 제작한 도담 9호’  내부 지지대. (사진=아모레퍼시픽)
지지대는 공병 재활용 원료(PP) 약 1.3톤을 투입해 제작한 도담 9호’ 내부 지지대.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에 더해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탄소발자국을 측정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료와 포장재로 변경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전력 수요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시행중인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녹색 프리미엄’ 구매 등의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산 생산사업장에서 2021년 2월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통해 재생 에너지를 구매했으며, 2021년 전력 수요의 30% 이상 재생 에너지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희복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유닛장(전무)은 “아모레퍼시픽은 그린사이클 캠페인을 통해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원의 창의적인 재활용 방법을 모색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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