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 중국 인권 문제 최악, 군사적 위기감 고조, 서방권의 외교적 보이콧 논란
개막식 때 네덜란드 기자 생방송 진행 중 中 보안 요원에 끌려 나가는 사건 발생
개막식 중 ‘한복’ 등장, 동북공정 등 논란 중심 부상…노골적인 韓 문화 강탈 시도
개막 후 심각한 편파 판정으로 中 금메달 획득 성공…편파 판정 우려, 결국 현실화
선수촌 식당 음식 문제, ‘음식 질’ 안 좋아…코로나 격리 환경 납득할 수 없는 수준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각종 잡음에 시달리며 지난해 7월에 개막해 어렵게 대회를 마친 ‘2020 제32회 도쿄하계올림픽’(도쿄올림픽)에 이어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베이징동계올림픽) 역시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미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부터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홍콩, 마카오 등의 인권 문제, 대만 및 동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위기 고조 등 국제적인 논란이 촉매제가 돼 미국을 포함한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서방국이 중심이 돼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diplomatic boycott)을 선언하면서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때는 현장에서 생중계하던 네덜란드 기자가 갑자기 중국인 보안 요원에 의해 끌려 나가는 사건도 발생했다.

네덜란드 공영 방송사 NOS의 중화권 특파원인 쇠르드 덴 다스 기자는 지난 4일 저녁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국가체육장 밖에서 생중계를 진행하는 도중에 갑자기 팔에 붉은 완장을 찬 남성이 카메라 앞에 난입하더니 중국어로 소리를 지르며 기자를 두 팔로 잡아 시야 밖으로 끌어냈다.

기자는 요원에게 떠밀리면서도 생중계를 이어가려다 결국 화면에서 사라졌고 나중에야 보도를 재개할 수 있었다.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한 노골적인 한국 문화 침탈이 진행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개막식에서 한복이 사회 각계 대표, 56개 민족 대표 등이 참여해 중국 국기를 전달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칠 때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를 입고 댕기머리를 한 이 여성은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 전달식에 참여했다. 중국은 한복을 입은 소수민족 대표를 앞세움으로써 한국의 고유 문화를 마치 중국 소수민족의 전통문화인 것처럼 둔갑시켜 ‘문화공정’을 펼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개막식에서 중국은 음력 새해인 설날을 ‘루나 뉴이어(Lunar New Year)’가 아닌 ‘차이니즈 뉴이어(Chinese New Year)’라 표기하며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물음표를 찍게 만들었다.

개막식 이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본경기가 시작되면서 중국의 편파 판정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5일 진행된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에 중국팀을 향한 노골적인 편파 판정으로 결국 금메달의 주인공은 중국이 됐다.

이날 중국 대표팀은 쇼트트랙 2000m 남녀 혼성계주 준결승을 치르며 편파 판정 논란이 일어났다. 준준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중국은 미국, 러시아, 헝가리와 경쟁을 펼쳤다.

지난 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남녀 혼성계주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중국팀의 김선태 감독(왼쪽 첫 번째부터)과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남녀 혼성계주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중국팀의 김선태 감독(왼쪽 첫 번째부터)과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은 결승선까지 13바퀴를 남기고 3위를 기록하며 달리던 중 선수 교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선수가 중국 런쯔웨이와 장위팅 사이에 끼게 됐다. 장위팅은 런쯔웨이의 뒤를 따라가며 터치를 시도했으나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그 결과 헝가리와 미국이 각각 1,2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심판진들은 경기가 끝난 후 약 10여분 간 리플레이를 돌려보며 회의를 진행한 끝에 4위 러시아에 실격을 줬고 2위로 들어온 미국에도 실격 처분을 내렸다. 미국의 실격 사유는 교체 선수가 일찍 레이스 라인에 진입했다는 것이었고 러시아의 실격 사유는 중국의 터치 과정에서 진로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터치 없이 경기를 진행한 중국엔 페널티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중국은 어부지리로 결승에 진출해 이어진 결승전에서 1위로 레이스를 마쳐 최종적으로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의 초대 챔피언이 됐다.

문제는 경기장 안에서 논란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를 해야 하는 선수들은 많은 열량을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먹는 문제는 중요한 부분이다. 영양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

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먹거리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선수들은 뷔페식 선수촌 식당을 이용하는데 음식의 질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다수 음식이 느끼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 지원을 위해 중국 베이징 현지에 급식지원센터 마련 2월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베이징선수촌에서 15분가량 떨어진 크라운 플라자 베이징 선 팰리스 호텔에 마련 급식지원센터에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영양사 및 조리인력 등 총 14명이 파견돼 태극전사를 위한 음식을 조리할 예정이다. 사진은 급식지원센터에서 선수촌으로 전달할 한식 도시락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는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 지원을 위해 중국 베이징 현지에 급식지원센터 마련 2월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베이징선수촌에서 15분가량 떨어진 크라운 플라자 베이징 선 팰리스 호텔에 마련 급식지원센터에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영양사 및 조리인력 등 총 14명이 파견돼 태극전사를 위한 음식을 조리할 예정이다. 사진은 급식지원센터에서 선수촌으로 전달할 한식 도시락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대한체육회

이로 인해 대한체육회는 베이징 선수촌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크라운 플라자 베이징 선 팰리스 호텔에 급식 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선수들에게 한식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 및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O/ο)의 확산으로 인해 진행되는 ‘올림픽 버블’도 논란이 됐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코로나19 격리 호텔의 열악한 시설과 조악한 식사가 선수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AP 통신에 따르면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하려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호텔에 격리 중인 러시아 바이애슬론 선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 인스타그램에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나와요.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는데…매일 울면서 지내요. 모든 게 끝났으면 좋겠네요”고 호소했다.

그는 베이징 한 호텔에서 격리 중인데 부실한 식단 때문에 건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그가 올린 식판 사진에는 간단한 파스타, 불에 탄 듯한 고기, 감자가 조금 있었고 신선한 채소는 전혀 없었다.

베이징 시내 메인미디어센터(MMC)에 마련된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구내식당 전경. /사진=연합뉴스
베이징 시내 메인미디어센터(MMC)에 마련된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구내식당 전경. /사진=연합뉴스

파스타만 죽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먹으면서 버텼는데 나머지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이어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몸무게가 많이 줄어들었으며 눈가에 그늘이 지고 위에서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다른 선수들도 속속 비슷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무증상이면 호텔에서 격리되는데 이 기간 외부와 사실상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 속사정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가 점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이다. 행여나 나중에 격리가 해제돼 경기에 참여할 수도 있는데 격리 호텔에는 기본적인 운동기구도 갖춰지지 않았다.

베이징에 있는 다른 선수들도 ‘올림픽 버블’ 속에 갇혀 있어 서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 독일 선수단 관계자는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격리 환경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하며 “위생적이고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시작 전부터 각종 논란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중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중국의 세계평화 추구와 열망을 드러내는 등 최고의 올림픽으로 치러지고 있다며 자찬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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