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개막 한 달도 안 남기고 분위기 안 살아
코로나 재확산, 외교적 보이콧 등 악재, 흥행에 찬물
내우외환으로 도쿄올림픽과 함께 폭망올림픽 전망 나와
기업 마케팅 특수 없을 것으로 예상…관련 업계는 울상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내우외환으로 인한 각종 리스크 때문에 올림픽 열기가 살아나지 않으며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관련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최양수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내우외환으로 인한 각종 리스크 때문에 올림픽 열기가 살아나지 않으며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관련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최양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2022년 검은호랑이 띠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에는 2월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베이징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3월에는 ‘제13회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9월에는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에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카타르월드컵)이 개최되는 등 전세계인의 대축제가 될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쏟아질 예정이다.

하지만 베이징동계올림픽의 개막이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휩싸이며 각종 잡음으로 열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에 개막했던 ‘2020 제32회 도쿄하계올림픽’(도쿄올림픽)에 이어 베이징동계올림픽도 폭망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직전에 열렸던 올림픽인 도쿄에 이어 베이징까지 각종 리스크에 시달리며 열기가 살아나지 않는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2연속으로 폭망의 기운이 점쳐지며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관련 업계에서는 울상이다.

동계스포츠 최대 이벤트인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도쿄올림픽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 중에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다.

오는 2월 4일에 개막해 20일까지 열전을 이어갈 예정이며 아시아 국가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건 일본, 한국에 이어 3번째다. 또 베이징은 전세계에서 하계(2008년),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첫 번째 도시가 된다.

이번에 개최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은 7개 종목에서 총 109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보다 7개 늘며 축제를 뜨겁게 달굴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었다.

중국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부터 성공 개최에 사활을 걸며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직전 올림픽인 도쿄올림픽의 개최를 지지하고 정치적으로 지원하는 등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가스키점프센터의 지난해 12월 5일 모습. 오는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베이징 시내와 베이징 외곽 옌칭구, 베이징에서 190㎞ 떨어진 장자커우 등 3곳에서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가스키점프센터의 지난해 12월 5일 모습. 오는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베이징 시내와 베이징 외곽 옌칭구, 베이징에서 190㎞ 떨어진 장자커우 등 3곳에서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3연임을 최종 확정할 올해 가을 20차 당대회 전에 치러지는 초대형 이벤트이기 때문에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2022년 올림픽이라는 첫 단추를 잘 꿰어야 3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7월 청두유니버시아드,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당대회까지 국운 상승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여름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렸던 도쿄올림픽과 달리 잘만 하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전세계 코로나19 극복의 상징적인 장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악재가 연이어 터지기 시작하며 전체적인 상황은 중국 뜻대로 흘러가지 않게 됐다. 평화올림픽의 퍼즐인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해 도쿄올림픽을 불참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징계를 받아 국가 자격으로는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또 코로나19의 재확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 미국과 그 동맹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외교적 보이콧, 보이콧에 명분을 더하는 펑솨이의 미투 폭로, 신장위구르 및 티베트 등 중국 내 인권침해 문제, 일대일로를 통한 저소득 국가의 경제 침탈 문제 등이 이어지며 올림픽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이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일본도 동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림픽에 정부 및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은 주최국에 항의나 경고의 뜻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선수들이 참가해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리겠지만 화합과 축제의 장이라는 올림픽 정신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각국이 보내는 정부 대표단 면면은 올림픽 주최국의 국제적 위상, 흥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향후 삼성전자 등 올림픽 후원사들을 압박할 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올림픽 마케팅이나 올림픽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직전에 개최된 도쿄하계올림픽에 이어 폭망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직전에 개최된 도쿄하계올림픽에 이어 폭망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여기에 더해 본격적인 겨울 시작과 맞물려 출현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O/ο·B.1.1.529)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행사 입장권도 아직 판매를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오미크론의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변이가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모든 여행을 금지하고 해당 지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더 엄격한 검역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이 심해질 경우 자칫 지난 도쿄올림픽과 똑같이 정상적인 개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올림픽 후원기업 입장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이 폭망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IOC에 지불하는 막대한 스폰서 비용 대가인 ‘올림픽 특수’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히려 ‘골판지 침대’, ‘후쿠시마산 선수촌 음식’ 등 부정적인 이슈가 가득했던 도쿄올림픽 시즌2가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분위기다.

2018년 삼성전자는 IOC에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무선 분야 월드와이드 파트너 지위를 2028년까지 연장했다. 현재 무선, 컴퓨터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에서 구동되는 5세대 이동통신(5G·IMT-2020),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확장현실(XR·Xtended Reality), 혼합현실(MR·Mixed Reality),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권리를 확보했다.

더불어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해이면 TV, 노트북, 스마트폰 등 가전 제품의 판매율이 높아지는 데 반해 지난 도쿄올림픽과 비슷하게 판매가 저조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또 이 시기에 집에서 TV로 올림픽 경기를 보는 사람들 덕분에 치킨, 맥주, 편의점 등의 매출이 오르고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들의 홍보 마케팅이 활발해 지는데 반해 현재 분위기는 냉랭함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 특수가 사라진 것이 특히 아쉬운 곳은 항공·관광업계다. 원래 인근 국가인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한 달 전부터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한국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기도 하고 올림픽 관객들이 일본에 오고 가는 길에 한국을 들러 관광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이동 시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는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뉴스워치>에서 업계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이미 지난 도쿄에 이어 베이징까지 각종 역대급 리스크들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올림픽과 관련된 마케팅 특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림픽을 통해 매출을 기대했던 관련 업계들은 울상인 상황이다. 올림픽 특수는 기대감을 접은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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