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한국선수단 두 번째 금메달…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
韓, 쇼트트랙서 금메달 2개·은메달 3개 수확…가장 많은 메달 기록한 국가
최약체 전력과 위기에도 선전…중국 편파판정·최악의 빙질&대회 운영 이겨내

최민정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은메달리스트인 이탈리아의 아리안나 폰타나, 동메달리스트인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은메달리스트인 이탈리아의 아리안나 폰타나, 동메달리스트인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한국 쇼트트랙이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베이징동계올림픽) 전세계 최강자를 증명했다. 한국은 지난 2월 16일 쇼트트랙 마지막 날 경기에서 여자 1500m에서 금메달, 남자 계주에서 은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특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하며 가장 많은 메달을 기록한 국가가 됐다.

한국 출신 지도자를 대거 영입한 홈팀 중국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여자 간판 스타 쉬자너 스휠팅(24·네덜란드)을 앞세운 네덜란드 역시 금 2개, 은 1개, 동 1개를 목에 걸었다. 이탈리아(금 1개, 은 2개, 동 1개), 캐나다(금 1개, 은 1개, 동 2개), 헝가리(금 1개, 동 2개) 등이 뒤를 이었다.

최민정(24·성남시청)은 지난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 17초 789를 기록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최민정은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두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위 아리안나 폰타나(32·이탈리아)의 2분 17초 862와는 0.073초 차이가 났다. 3위는 2분 17초 865의 쉬자너 스휠팅이다.

최민정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1500m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최민정은 또 1000m와 3000m 계주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자신의 세 번째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이번 대회 우리나라 선수단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을 따낸 다관왕 선수는 나오지 않았고 최민정 외에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한국체대 졸업 예정)이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과 이날 5000m 계주 은메달 등 메달 2개를 획득했다.

최민정은 이번 메달로 동계올림픽 통산 메달 5개(금 3·은 2)를 기록해 전이경(46·전 싱가포르 대표팀 감독/금 4·동 1), 이승훈(34·IHQ/금 2·은 3), 박승희(30·SBS 쇼트트랙 해설위원/금 2·동 3)와 함께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공동 1위가 됐다.

최민정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아웃코스로 다른 선수들을 추월하고 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1500m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아웃코스로 다른 선수들을 추월하고 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1500m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36·Victor AN·한국명: 안현수) 현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는 한국 국가대표로 나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 러시아 대표로 출전한 2014년 소치에서도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 총 8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또 하계 올림픽에서는 진종오(43·서울시청/사격), 김수녕(50/양궁)이 메달 6개를 따낸 것이 한국인 최다 메달 기록이다.

여자 1500m에 함께 출전한 이유빈(21·연세대)은 결승에서 6위(2분 18초 825)를 기록했고 김아랑(28·고양시청)은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낸 최민정의 올림픽 2연패 과정은 극적이었다.

대회 전부터 최민정은 이른바 ‘심석희(25·서울시청) 험담 메시지 파문’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여기에 올림픽 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International Skating Union) 월드컵 시리즈에서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심신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베이징에 입성했다.

최민정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어깨에 두른 채 링크를 돌고 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1500m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어깨에 두른 채 링크를 돌고 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1500m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은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뛴 개인 종목인 여자 500m 예선에서 미끄러져 탈락했다.

내심 금메달을 노린 여자 1000m에서는 은메달을 따낸 뒤 그간의 마음고생 탓에 엉엉 울었다.

최민정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동료들과 함께 은메달을 합작하고서야 활짝 웃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린 최민정은 결국 이번 대회 마지막으로 치러진 1500m에서 시상대 정상에 섰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민정은 ”정말 너무 좋아서 믿기지 않는다“며 ”주변에서 나에게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얘기해줬는데 실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평창에서 경험을 쌓았으니 두 번째 올림픽은 괜찮을 거로 생각했는데 역시 올림픽답게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다. 이 종목 2연패에 도전하는 상황이어서 여러 가지 생각하고 신경 쓸 게 많았다”고 경기 전 느낀 부담감을 털어놨다.

최민정은 여러 난관을 이겨낸 자신을 대견스럽게 생각하는 듯했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계를 얼마나 더 넘어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며 “대회 초반에 잘 안 풀렸을 때 당황하지 않고 최대한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가 막판에 좋은 결과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 곽윤기가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2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획득한 후 황대헌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 곽윤기가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2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획득한 후 황대헌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남자 계주 결승서 한국은 황대헌과 이준서(22·한국체대), 박장혁(23·스포츠토토), 곽윤기(33·고양시청)가 출전해 6분 41초 67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 41초 257)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남자 계주가 쇼트트랙에서 메달권에 진입한 것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은메달 이후 이번이 12년 만이다. 준결승에서 뛴 김동욱(30·스포츠토토)도 메달을 받는다.

한국은 박장혁-곽윤기-이준서-황대헌의 순서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한국은 박장혁이 출발선부터 선두로 치고 나선 뒤 결승선을 18바퀴 남길 때까지 맨 앞자리를 지키며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곽윤기에서 이준서로 순서가 넘어갈 때 잠시 주춤한 한국은 캐나다에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이후 한국은 캐나다를 따라잡기 위해 치열한 선두 싸움을 이어갔다. 경기는 결승선을 11바퀴 남기고 더 치열해졌다.

캐나다가 스피드를 더욱 높였고 한국의 뒤를 따르던 중국이 넘어지는 복잡한 상황이 이어졌다. 한국은 캐나다의 뒤를 바짝 따라붙으며 역전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격차는 조금씩 벌어졌다.

최종 주자를 맡은 ‘맏형’ 곽윤기가 이를 악물고 캐나다의 마지막 주자 뒤를 쫓아가 봤지만 끝내 역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6일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6일 지난 2월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곽윤기는 계주 경기를 마치고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도 나이를 잊고 후배들 앞에서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다. 후배들보다 먼저 시상대에 올라 혼자서 ‘K-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문화로 자리를 잡는데 1등 공신 역할을 글로벌 인기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댄스를 선보이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곽윤기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은메달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더 잘하고 싶었다”며 “금메달만 보고 여기까지 준비했는데 도달하지 못해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원래는 오늘이 은퇴를 앞둔 마지막 경기라고 마음먹었다”며 “아쉬운 결과 때문에 한 번 더 올림픽에 도전해야 하나 고민하는 밤이 될 거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끝까지 쇼트트랙을 지켜봐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며 “너무 훌륭한 후배들과 한 시즌 보내서 너무도 행복하고 기쁜 올림픽이었다”고 돌아봤다.

곽윤기는 간이 시상대에서 펼친 ‘BTS 세리머니’에 대해선 “준비했다기보다는 평소에 BTS 팬이기도 하다”며 “올림픽 초반에 편파 판정 등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RM의 위로를 받고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을 즐겼는가’라는 질문에는 “원래 즐기려고 했는데 대회 초반 ‘여기는 즐기기만 하면 안 되는 곳이구나’라고 처음으로 느꼈다”며 “계주 결승 때도 막판에 제가 실수하는 통에 선두에서 두 번째로 밀려났고, 거기서부터 꼬였다”고 말했다.

곽윤기는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창피하기도 하다. 입만 산 선배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며 “그래도 후회는 없다. 대회를 시작하면 서로 경쟁하게 되는 데 이번에는 서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이런 후배들을 만난 것도 내 복이다”고 강조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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