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팀의 첫 메달 쾌거…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서 값진 동메달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시상대 올라…1500m서 아시아 유일의 메달리스트
편파 판정에 지친 선수단과 국민들에게 메달 선물…텃세·편파 진흙탕 속 더 빛나
‘기록제’ 스피드스케이팅, 중국 압도…中 에이스 ‘닝중옌’에 완벽하게 기록 앞서

대한민국의 김민석(왼쪽)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키엘드 나위스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은 이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2연속으로 동계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의 김민석(왼쪽)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키엘드 나위스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은 이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2연속으로 동계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의 에이스인 김민석은 지난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 44초 24의 기록으로 값진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이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은 2개 대회 연속 동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김민석의 동메달은 전날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벌어진 편파 판정으로 국민의 분노가 들끓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우리 선수단과 국민들에게 작은 위로와 선물이 됐다.

사실 이날 김민석은 그리 운이 좋지 않았다. 김민석에 앞서 뛴 토마스 크롤(29·네덜란드)이 1분 43초 55로 20년 만에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 조에서 뛴 김민석으로선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김민석은 11조 인코스에서 세계기록 보유자 키엘드 나위스(32·네덜란드)와 함께 뛰었다.

대한민국의 김민석(왼쪽)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키엘드 나위스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은 이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2연속으로 동계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의 김민석(왼쪽)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키엘드 나위스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은 이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2연속으로 동계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과 함께 뛴 나위스는 곧바로 1분 43초 21의 새로운 올림픽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나위스는 경기 중반 이후 김민석을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독주했다.

김민석은 초반 300m를 25초 38로 끊었다. 전체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스피드를 올린 김민석은 300~700m 구간을 25초 38에 통과하며 전체 3위 자리로 올라섰다.

그리고 700~1100m 구간도 26초 61의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통과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함께 뛴 나위스가 무서운 속력으로 거리를 벌리며 앞서갔지만 김민석은 이를 악물며 뒤를 따라갔다.

김민석은 마지막 1100~1500m 구간을 28초 50의 기록으로 끊으며 전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함께 뛴 나위스의 1분 43초 2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김민석은 1분 43초 55의 크롤에 이어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나위스는 금메달, 크롤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석은 2명의 올림픽 신기록 작성자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낸 셈이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박성현(22·한국체대)은 1분 47초 59의 기록으로 21위를 기록했다.

김민석은 “앞 조에서 뛴 크롤이 올림픽 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고 뛰었다”며 “같은 조의 나위스도 나보다 앞서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같이 뛰는 선수가 앞서간다고 멘털이 흔들리는 편이 아니다”며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라면 당연히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를 마친 김민석의 뒤엔 총 8명의 선수가 남아있었다. 그는 “뒤에 남은 선수들이 1, 2위의 성적까지는 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나위스와 크롤이 올림픽 기록을 깼기에 뒤에 남은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고 뛴 것 같다. 그렇게 못할 선수들이 아닌데 기록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15조의 코너 하우(22·캐나다)는 1분 44초 86으로 김민석에게 0.62초 밀렸다. 링크를 떠나지 않고 기다렸던 김민석은 순위가 확정되자 환한 미소를 보였다.

김민석은 동메달을 차지한 뒤 “4년 전엔 예상 못 한 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선 갖고 싶었던 메달을 획득했다”며 “4년 뒤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꼭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고 밝혔다.

자랑스런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아시아 유일의 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김민석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2회 연속 남자 1500m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는 말에 “타이틀에 관해 깊이 생각 안 했다”며 “다 똑같은 선수다. 더 노력하는 선수가 더 높은 자리에 가는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네덜란드의 벽을 못 넘은 건 아쉽지만 이런 아쉬움이 앞으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김민석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한 뒤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마스크를 쓴 채 시상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이 지난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한 뒤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마스크를 쓴 채 시상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은 텃세와 편파판정으로 진흙탕이 돼 버린 가운데 정정당당하게 메달리스트의 영예를 차지해 더욱더 빛을 발했다.

김민석은 “베이징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상상을 못 했다”며 “쇼트트랙에 (판정 문제 등) 불상사가 있었는데 나라도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민석이 메달을 딴 스피드스케이팅은 심판의 개입이 극히 적은 종목이다. ‘기록제’인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중국을 압도하며 속 시원한 복수를 선사했다.

이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선 메달 후보로 꼽혔던 중국의 에이스 닝중옌이 출전했지만 7위에 그쳤다. 특히 김민석은 닝중옌(22·중국)에 완벽하게 기록에서 앞서며 편파판정의 대명사 중국도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 김민석은 15일에 열리는 남자 팀 추월 경기를 바라본다. 그는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맏형’ 이승훈(34·IHQ), 정재원(21·의정부시청)과 은메달을 합작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같은 멤버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김민석은 “그동안 준비를 잘했으니 계속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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