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국내외 시장에 그간 출시 미뤘던 대작들 내놓을 듯
IT업계, AI 서비스 전개…네이버·카카오, 상호 경쟁 본격화

[편집자 주] 희망찬 2024년 새해가 시작됐다. ‘청룡(靑龍)의 해’인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상상의 동물인 청룡은 행운을 전해주는 사신사(四神砂)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가슴에 부푼 꿈을 안고 새해를 맞이한 만큼 <뉴스워치>에서는 올해 대한민국의 경제·산업계에 좋은 일이 이어지기를 기원하면 올해 10개 산업을 분야를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해봤다. 갑진년을 맞아 선보이는 ‘갑진전망’이 올 연말에 값진 전망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

메타버스 엑스포(METAVERSE EXPO)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메타버스 엑스포(METAVERSE EXPO)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지난해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게임업계는 최악의 한파가 불며 실적 보릿고개를 겪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이후 IT 이용자가 급감했으며, 이로 인해 업계는 침체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당시 IT·게임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글로벌 감염병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외출 자제를 권고하면서 사람들과 만나는 직접 대면 방식을 대신해 집에서 비대면 언택트(Untact) 방식의 비대면 솔루션(Untact Solution)이 증가하면서 IT와 게임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당시 IT·게임업계는 산업 호황기에 맞춰 대규모 채용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섰으며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상황이 바뀌게 된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퍼팩트스톰(Perfect Storm)’ 복합위기 장기화, 금리 인상 기조와 고물가 등의 여파로 주식 시장은 얼어붙었고, 여기에 더해 ‘집콕족’마저 떠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이다.

특히 게임 산업의 부흥을 이끈 유저들의 이탈이 급속하게 전개됐다. 게임업계에서는 '1번의 홈런을 위한 10번의 아웃을 당한다'는 표현으로 신작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데, 지난해에는 새 동력으로 내세운 신작들마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맞는 게임사도 하나둘씩 증가했다.

지난해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 국내 시총 상위 6개사의 합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2% 역성장을 기록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 개화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삼성 강남’에서 카트라이더를 즐기는 방문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삼성 강남’에서 카트라이더를 즐기는 방문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이런 위기 상황은 올해 게임업계 신년사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로 지난해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낸 게임업계 리더들은 신년사에서 한목소리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넷마블 창업자 방준혁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과 제반 비용 증가로 기대한 만큼의 결실을 이뤄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주력인 게임사업 확장, 미디어 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해 올해를 “다시 한번 크게 뛰어오를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도 “올해는 모든 산업에서 생성형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의 등장으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디지털 혁신을 기회로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IT·게임업계 전반의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낸 NHN의 정우진 대표도 “저성장 시대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재도약 필요성을 강조했다.

‘월드IT쇼’(World IT Show)에서 삼성전자 홍보관을 방문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월드IT쇼’(World IT Show)에서 삼성전자 홍보관을 방문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먼저 게임업계는 지나친 사행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확률형아이템을 규제하기 위한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게임법 개정안)이 오는 3월 22일부터 전면 시행되면서 대격동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소 게임 개발사들은 당장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대형 게임사들은 장르 다변화, 신사업 진출 등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규제법이 시행되면 게임 내 과금 시스템이 투명해지고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확률형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돼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게임 환경을 조성하는 등 국내 게임 생태계 전반에 걸쳐 대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한때 IT·게임업계 전반에 유행됐던 개발자 금값, 코딩 열풍, 개발자 모시기 전쟁 등은 옛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게임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발목을 잡았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을 개발한 엔씨소프트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엔트리브)는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엔트리브 법인을 2월 15일 정리하기로 결정한 뒤 7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넷마블도 앞서 해외 법인과 힐러비 등 일부 자회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컴투스는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계열사 컴투버스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이밖에 엔픽셀, 라인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등도 흥행 신작 부재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통한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월드IT쇼’(World IT Show)에서 LG전자 홍보관을 방문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월드IT쇼’(World IT Show)에서 LG전자 홍보관을 방문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또 올해 실적 반등을 하기 위해 출시를 미뤄왔던 대작 게임들을 국내외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블랙버짓’을, 엔씨소프트는 ‘TL 글로벌’과 ‘프로젝트G’를, 넷마블은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중국)’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카카오게임즈는 ‘ROM’과 ‘가디스오더’를, 위메이드는 ‘나이트크로우 글로벌’과 ‘레전드오브이미르’를,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등에 대해 출시에 나설 예정이다.

IT업계도 올해 새로운 먹거리 아이템으로 AI 서비스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부터 AI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사 매출은 광고 시장 회복에 따른 플랫폼 사업 부문과 수수료 인상에 따른 커머스 사업 부문의 호조 효과로 성장이 예측되는 가운데 AI 서비스가 접목되면서 시너지 창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검색 광고에 AI 기반 서비스를 붙이는 방식으로 수익화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네이버는 생성 AI 서비스 ‘큐(CUE:)’를 쇼핑, 로컬 등 자사 버티컬 서비스와 연동해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결합한 AI 콘텐츠 봇을 도입, 올해 AI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AI 콘텐츠 봇은 세분화된 관심사로 형성된 커뮤니티(오픈채팅)에서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콘텐츠 봇의 유용성과 확장성을 검증한 후 일반 개인톡과 단체톡방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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