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경영환경 악화 속 R&D 투자 증가…미래 위한 기술 개발 이어갈 듯
배터리 및 소재 업계, 다소 소강상태 진입…부정적 시장 영향 피하긴 어려워 보여

[편집자 주] 희망찬 2024년 새해가 시작됐다. ‘청룡(靑龍)의 해’인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상상의 동물인 청룡은 행운을 전해주는 사신사(四神砂)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가슴에 부푼 꿈을 안고 새해를 맞이한 만큼 <뉴스워치>는 올해 대한민국의 경제·산업계에 좋은 일이 이어지기를 기원하면서 10개 산업 분야를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갑진년을 맞아 선보이는 ‘갑진전망’이 올 연말에 값진 전망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708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708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와 대미(對美) 수출 실적이 비교적 선방하면서 자동차산업은 한국 경제에 버팀목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708억7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북미, EU(유럽연합) 등에서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이 이슈화 되면서 친환경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고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 Utility Vehicle)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가 늘어났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업계는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을 위해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업계는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R&D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3일 공개했다. 

모든 산업이 인력 채용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R&D 투자에서 서비스는 RSI 지수 101.9, 자동차는 RSI 지수 106.3을 기록하며 2개 분야에서만 투자 확대가 예상됐다. RSI 지수는 기업이 내년 R&D와 인력에 어느 정도 투자할지 응답한 내용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전년보다 늘어나고, 이하면 줄어든다고 전망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효과로 팬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효과) 소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각국 전쟁이 소강상태를 맞으며 완성차업계가 크고 작은 리스크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주요국들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국내 자동차 시장의 내수는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수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4년 내수는 완만한 경기회복과 주요 전동화 모델의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반도체 공급 개선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경기부진으로 인한 가계 가처분소득 감소 및 고금리 등이 신규 수요를 제한해 전년대비 1.7% 감소한 171만대 정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선진시장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전년 실적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의 수요 정상화와 선진시장의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한 275만대, 수출액은 3.9% 증가한 715억 달러(93조3289억5000만원)로 전망했다. 2016년 이후 최고 실적 달성 전망치다.

기아 EV6의 전기차 충전 시연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기아 EV6의 전기차 충전 시연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전기차 수출도 일단은 호의적이다. 지난해 전년도 미국의 대표적인 자국우선주의 법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통과로 위축할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통상협상과 제작사의 상업용 리스 및 렌터카 판매비중 확대로 1~10월 기준 전년대비 대미 수출은 77.0% 증가했다. 전체 전기차 수출은 전년대비 66.3%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배터리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기존에 계획했던 공장 건설을 철회하거나 생산 목표를 낮추고 있어 배터리 기업들도 덩달아 투자를 활성화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주요 기업도 배터리사들과 동일하게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 둔화로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당분간 제품 가격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 대형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 그리고 배터리소재업계까지 대미 수출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미국의 친환경 정책인 IRA가 계속 유지될지 폐지될지 올해 미국 내 대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크게 변할 게 없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IRA 등 미국의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어젠다’(Agenda)로 추구하는 성향상 IRA의 폐지를 공언한 만큼 폐지 현실화 및 기존 특혜 축소 등의 진행으로 인해 산업군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불확실성은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전동화의 흐름 속에 이차전지 수요는 잠시 주춤해도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제조사들은 올 한 해 기술력 확보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