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은행 16.9조원, 보험 8.2조원, 증권 9.9조원, 카드 2.7조원 이익 달성
전체 경기불황 속 ‘잘 나가는 금융권’에 대한 부러움과 고통 분담에 대한 요구도
금융당국, 자산운용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철저한 평가 및 감독 나서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국내 금융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 실적들이 발표된 가운데 국내외 경기 불황 속에서도 2021년 모든 금융업계가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코로나19 장기화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내외 경기가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태에서 작년 한 해 우수한 실적을 거둔 금융권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통 분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은행, 보험, 증권, 카드 4가지 금융업계 모두 2020년보다 2021년 더 많은 수익을 거뒀다.

은행 대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연합뉴스
은행 대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연합뉴스

먼저 2021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조 9000억원으로 2020년(12조 1000억원)보다 약 39.4%인 4조 8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산업은행(2조 5000억원)을 제외한 은행 19곳 기준 당기순이익은 14조 4000억원으로 2020년(11조 6000억원)보다 2조 8000억원(24.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중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3%로 2020년(0.42%)보다 0.12% 포인트 상승했다.

보험회사들도 뛰어난 경영 실적을 보였다. 2021년 생명보험사 23곳, 손해보험사 30곳을 포함한 보험회사 총 53곳은 당기순이익은 8조 2667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2020년과 비교했을 때 2조 1967억원(36.2%)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2021년 생명보험사의 당기 순이익은 3조 9403억원으로 2020년보다 4890억원(14.2%)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성보험 매출 감소 등으로 보험영업손익은 악화(-7000억원)됐으나, 이자·배당수익 증가 등으로 투자영업이익이 크게 증가(1조 6000억원)한 것으로 분석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4조 3264억원으로 2020년보다 1조 7077억원(65.2%) 증가했다. 

증가 요인에 대해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및 장기보험 사업비율이 하락해 보험영업손실이 감소(-1조 8000억원)됐고, 투자영업이익은 증가(4000억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주식투자 관련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주식투자 관련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재작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주식 투자 열풍에 의해 호황을 맞았던 주식 시장의 여파로 증권회사들도 호실적을 보였다.

2021년 증권회사(58곳)의 당기순이익은 9조 941억원으로 2020년(5조 8973억원)보다 3조 1968억원(54.2%) 늘어났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로 2020년(9.1%)보다 3.4% 포인트 상승했다.

수탁수수료·IB부문수수료·자기매매이익 등 대부분의 영업부문 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증권회사의 이익 증대를 이끈 것으로 판단됐다.

카드사들의 순이익도 2020년보다 2021년에 훨씬 높아졌다. 2021년 카드사의 순이익(IFRS 기준)은 2조 7138억원으로 2020년(2조 264억원)보다 6874억원(33.9%) 많아졌다.

대손준비금 적립 후 당기순이익(감독규정 기준) 역시 2조 1531억원으로 2020년(1조 8471억원)보다 3060억원(16.6%)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 관련 기업들이 ‘국내 경제 살리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단체들은 대출금리 인하,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하며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대해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표적인 예로 금융정의연대는 ‘은행의 예대마진 폭리 사전 예방’을, 한국마트협회는 ‘중대형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신용카드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신용카드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뉴스워치>와의 통화에서 “실물경제의 여파가 가장 늦게 미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금융권”이라며 “올 한해 실적은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는데 이달 들어 각 기업별 실적이 발표되면서 사회적 여론이 너무 악화되는 점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자, 반도체, 건설 등 다른 산업이 뛰어난 실적을 거둔다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우는 드물다”며 “분야만 다를 뿐 같은 산업인데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들에게만 무거운 짐을 지우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올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예측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금융권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잠재부실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분야별로 맞춤형 관리·감독 및 대책을 강구해 향후 변동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외 자본 시장의잠재 리스크 요인들이 각 업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예상하지 못한 대내외 경제 충격이 발생해도 금융 관련 기업들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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