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기업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
코스닥 시장도 비슷한 양상 보여…IT업종 실적 개선 돋보여
은행, 증권, 보험사 등에 집중됐던 ‘최고 실적’ 관련 논란 설득력 떨어져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주요 기업들의 주주 총회가 마무리되면서 작년 한 해 동안 거뒀던 매출 성과들이 대외적으로 공개됐다.

그동안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 관련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이자 장사 논란’ 등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는데 금융업뿐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이 2021년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업만 잘 나갔다’는 식의 주장은 객관적인 근거가 떨어져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12월 결산법인 2021사업연도 결산실적’을 발표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기업(개별 690사, 연결 595사)의 매출액(개별 18.52%, 연결 19.82%), 영업이익(개별 58.21%, 연결 73.59%), 순이익(개별 116.13%, 연결 160.56%)이 2020년과 비교했을 때 모두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산업계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15.08%)를 제외하더라도 개별 매출액(18.25%), 영업이익(59.22%), 순이익(126.13%) 모두 크게 증가했다.

개별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분석대상 690곳 중 순이익 흑자기업은 542곳(78.55%)으로 2020년(481곳)보다 61사(8.84% 포인트)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적자기업 역시 2020년 209곳(30.29%)에서 2021년 148곳(21.25%)로 61곳 줄어들었다.

주식시장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픽사베이
주식시장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픽사베이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의료정밀, 철강금속 등 17개 모든 업종에서 매출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의료정밀(62.56%), 철강금속(40.29%), 운수창고업(37.69%), 화학(25.91%), 전기전자(22.26%)가 매출액 증가율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영업이익은 운수창고업, 철강금속 등 11개 업종에서 증가했지만, 건설업·기계·전기가스업·운수장비·음식료품·종이목재 등 6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순이익의 경우 섬유의복, 운수창고업 등 14개 업종은 증가한 반면에 전기가스업·음식료품·종이목재 등 3개 업종은 줄어들었다.

연결재무재표를 기준으로 해도 주요 기업들의 사업 성과는 우수했다. 분석대상 595곳 중 순이익 흑자기업은 478곳(80.34%)로 2020년(415곳)보다 63곳(10.59% 포인트) 늘어났다.

연결재무재표 기준 매출액은 17개 업종 모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가스업·건설업 등 2개 업종만 감소했고, 순이익은 전기가스업·의약품 등 2개 업종만 감소했다.

금융업 43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20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41.56%, 47.06%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영업이익 증감률은 ▲증권(56.68%) ▲은행(51.55%) ▲보험(49.57%) ▲금융지주(34.09%) ▲기타(21.40%) 순이었고, 순이익 증감률은 ▲보험(61.62%) ▲증권(60.40%) ▲은행(56.15%) ▲39.11%) ▲기타(27.66%) 순으로 조사됐다.

20~50%대를 기록한 금융업의 영업이익 증감률은 다른 업종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

운수창고업(569.57%), 화학(351.25%), 철강금속(268.63%), 섬유의복(118.94%) 등 세 자릿수 영업이익 증감률을 보인 업종이 있기 때문이다.

순이익 증감률의 경우에도 화학(942.42%), 서비스업(687.16%), 섬유의복(554.19%), 철강금속(550.01%), 운수장비(259.32%), 유통업(172.48%), 기계(130.77) 등으로 금융업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 업종이 꽤 있었다.

코스피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시장도 개별·별도 및 연결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실적이 전반적으로 2020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개별·별도 재무재표 기준으로는 매출액 12.97%, 영업이익 30.69%, 순이익 157.54%가 높아졌고, 연결 재무재표 기준으로는 매출액 18.28%, 영업이익 39.66%, 순이익 170.96%가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은 IT업종(반도체, IT부품 등) 위주의 업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IT업종 실적을 종합해보면 2020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 18.51%, 영업이익 41.59%, 순이익 246.52% 증가했다.

현금 계산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현금 계산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한국거래소 측은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 및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특히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지표도 함께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계 전반의 지표가 암울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금융권만 사상 최대의 수익을 거두고, 성과금 잔치를 벌이는 것처럼 포장하는 점에 대해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뉴스워치>와의 통화에서 “은행도 엄연히 기업이기 때문에 최대한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산업 분야의 좋은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유독 금융권 실적은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는 보험료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자금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따라서 보험사의 실적이 좋게 나온 것은 그만큼 자금운용을 잘한 것으로 평가를 받아야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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