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트랙(Two-track) 전략으로 아시아·선진금융시장 공략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거점 국가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
글로벌 투자·자금조달 거점으로 싱가포르 지목…글로벌 인재 양성에도 집중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2021년 기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914개)를 소유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올 한해 성과가 주목된다.

아직 글로벌 시장은 외국 금융그룹들이 대부분 상위권에 포진해 있으나, KB국민은행은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 금융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와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경우 KB금융그룹 전체 수익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KB국민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2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사업 분야는 투 트랙 전략에 따라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리테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와 동시에 선진금융시장에서는 CIB·자본시장 업무 중심으로 해외 포트폴리오의 지역적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 온 KB국민은행은 최근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캄보디아 등 고성장국가에서의 적극적인 인수합병 실행과 함께 선진금융시장에서는 국외점포, 국내외 영업 채널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CIB(은행·증권 통합 형태의 금융회사) 사업을 확대해 지속적인 자산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는 게 KB국민은행 측 설명이다.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로벌 진출 현황./캡처=김민수 기자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로벌 진출 현황./캡처=김민수 기자

세부 내용을 보면 먼저 KB국민은행은 2017년 3월 미얀마에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한 후 2021년 9월 기준 총 23개의 영업점을 개설했다. 약 11만여명의 현지 고객을 확보했다.

미얀마에서 KB국민은행은 ‘전통적 소액대출’과 ‘주택자금대출’의 결합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기존 거점인 경제수도 양곤과 행정수도인 네피도 지역뿐만 아니라 사가잉 등 기타지역으로도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현지법인을 설립한 후에는 기업·소매금융을 포함한 모든 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KB금융그룹의 리테일·중소기업·인프라 및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미얀마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KB국민은행은 2009년 5월 캄보디아에 ‘KB캄보디아은행’을 설립했다. 이후 2020년 4월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MDI·Microfinance Deposit-taking Institution)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사 지분 70%를 인수했으며, 작년 10월 100% 지분 인수 완료에 성공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캄보디아에 약 180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고, 2019년 기준 시장점유율이 34.8%, 2020년 말 기준 ROE 23.4% 등으로 캄보디아 MDI 중 압도적인 선두 기업이다. 2020년 기준 상업은행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대출시장 점유율이 8.1%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KB캄보디아은행은 2020년 11월 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프놈펜 내 신규 영업점 2개를 개점하고, 총 8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자체 육성한 현지직원을 지점장으로 임명해 KB국민은행만의 선진 금융기법과 현지 금융 관행을 조화롭게 접목시켜 나가고 있다. 금리 경쟁력과 신속한 대출 프로세스에 기반한 SME 대출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2016년 9월 글로벌 디지털뱅크 플랫폼인 ‘Liiv KB Cambodia’를 출시해 현지인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2021년 9월 기준 12만 9000여명이 넘는 고객이 해당 플랫폼에 가입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내에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확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오프라인과 연계한 Liiv KB Cambodia 모델은 향후 주변 국가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본점 건물./사진=김민수 기자
KB국민은행 본점 건물./사진=김민수 기자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0년 8월 인도네시아 중형은행 ‘부코핀은행’의 지분 67% 인수를 위한 주주총회 결의를 완료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당시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과 외국자본의 경영권 인수에 대한 경계 등으로 인수 협상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현지 금융당국(OJK) 포함 인도네시아 정부기관, 주요 주주,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단기간 내에 2/3 이상의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코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돼 50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이라며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중형 은행으로 전통적으로 연금대출, 조합원대출, SME대출 취급을 통해 리테일 위주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은행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이 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금융 벨트’를 구축해 아시아 신흥국가들을 대상으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해외 현지은행 인수합병, 해외 은행과의 업무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사업부를 신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강화를 위해 및 글로벌 디지털 금융 유닛(Unit)을 신설하는 한편, 글로벌사업 조직과 IT기술조직을 통합하고 글로벌 업무의 자체 완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성장률이 높고,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에서도 KB국민은행의 활동은 돋보인다. 호치민 지점의 자본금 확충을 통해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했고, 베트남 내 연계마케팅 강화를 위해 2019년 2월 하노이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 오픈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노이 지점은 지난 2011년부터 영업 중인 호치민 지점에 이은 베트남 내 두 번째 지점”이라며 “최근 베트남의 개발 및 투자, 한국기업 진출이 집중되고 있는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진출한 KB증권, KB손해보험 등 KB금융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서울 본점과 하노이 지점 내 전담조직 운영을 통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특화된 디지털 뱅킹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리테일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영문 로고./캡처=김민수 기자
KB국민은행 영문 로고./캡처=김민수 기자

KB국민은행의 투 트랙 전략 중 나머지 하나는 바로 금융시스템이 안정된 선진국 시장에서의 CIB 위주 성장이다.

▲홍콩법인의 지점 전환(2017년 1월) ▲런던법인의 지점 전환(2018년 5월) ▲뉴욕지점에 유닛 오픈(2019년 5월) ▲싱가포르지점 영업개시(2022년 1월) 등 매년 금융 선진국 내에서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차분히 이뤄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 중 글로벌 금융허브로 부각되고 있는 싱가포르를 글로벌 투자금융과 자금조달 거점으로 삼아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마케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비대면 상품판매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동·남미·아프리카 등 한국계 기업 진출과 비교했을 때 금융기관 진출이 미흡한 고성장 가능 미개척 지역에 대한 진출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KB국민은행은 해외 진출이 활성화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글로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중장기적 인력 육성 체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확대되는 글로벌 영업을 원활히 지원하고, 업무 효율화를 위해 글로벌 IT플랫폼 재구축을 완료했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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