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올해 긴 장마와 태풍 탓에 자주 무용지물이 된 태양광발전의 취약성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집중호우 등 악천후가 계속될 경우 평상시보다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실제 전력거래소의 8월 첫째 주 태양광 전력 거래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 1062MWh 감소해 태양광발전이 집중호우에 큰 타격을 입었음을 보여줬다. 

폭우 때 산사태 가능성은 높아진다. 산을 깎거나 계곡의 물길을 막으면 산사태가 촉진될 수밖에 없다. 산지를 건드려서 만드는 것은 대규모 산사태나 땅 침식을 부를 위험성이 높다.

친환경 에너지도 좋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자연 훼손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태양광발전은 또다시 무더기 먹통이 될 수 있다. 

2016~2018년 태양광 설비로 인해 훼손된 전국의 산지만 해도 4400여㏊나 된다. 태양광시설을 설치한다고 산을 민둥산으로 만들어버리면 폭우에 지반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은 대부분 돌산이어서 상부 지표면에 흙이 1m 두께로 풍화돼 이불처럼 얇게 쌓여 있다. 그러니 산사태가 나면 토사가 하부로 흘러내려 피해를 키운다. 

태양광발전은 친환경 탈을 쓴 반환경적 발전 수단이라는 지적이 많다. 패널을 만드는 데 드는 에너지와 패널 속의 중금속 성분을 고려하면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 경제성 전망도 밝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린 뉴딜’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예산을 대거 포함시켰다.

태양광발전이 일으키는 산림 훼손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산사태가 태양광발전 탓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여당은 “태양광 설비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었다”고 반박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태양광 발전시설을 위해 허가된 산림 훼손 건수는 총 1만268건으로 이전 15년 동안(2655건)의 4배 가까이 이른다. 면적으론 여의도 17배 크기다. 정부는 앞으로 14년간 5배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하려면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자연 서식지인 숲이나 습지는 이미 탄소 저장·흡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개발돼 있는 땅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친환경, 저탄소, 분산형 전력발전’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추세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대립구도가 아니라 같은 무탄소 전력발전원으로 상호 보완적 관계다. 태양광은 다양한 에너지원들과 어우러져 발전하면서 그 비중을 늘려가야 할 것이다.

태양광에 올인했던 대만은 이제 호수에 설치된 발전기판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물이 썩고 생태계 파괴가 심각해진 탓이다. 

코로나19 시기에 지구 환경보존을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세계 각국이 원전을 거듭 주목하는 것도 환경적 이유가 크다. 원전은 정부 그린 뉴딜 정책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우군인 것이다. 

김웅식 경제산업부 부국장 news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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