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들이 코로나 확산으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이제 부분 운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도 지역민의 발길을 이끄는 공공도서관들이 대견스럽다. 서울 광진정보도서관 서가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공공도서관들이 코로나 확산으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이제 부분 운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도 지역민의 발길을 이끄는 공공도서관들이 대견스럽다. 서울 광진정보도서관 서가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뉴스워치] “5분만 시간을 주십시오.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집행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인생에서 남은 5분을 독서에 할애한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책 읽는 데 우리는 하루에 채 10분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

통계청 ‘2019 생활시간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은 책 읽기에 하루 8분을 사용한다고 한다. 독서 인구 비중은 2019년 50.6%로 2013년 이후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몬 페레스는 “하루에 세 끼를 먹으면 배가 부르지만 하루에 세 번 책을 읽으면 현명해진다”라는 말로 독서의 필요성과 그 효용을 잘 웅변해 주고 있다. 

중동 사막을 황금밭으로 만든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는 시인의 마음으로 국가를 경영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시와 함께 자랐으며, 시를 통해 영감과 상상력을 얻었다고 한다. 두바이를 중동의 금융 허브로 바꾼 원동력이다. 

자녀교육으로 소문난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유아기부터 책 읽기와 책 선물이 특징이다.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합격자의 20~40%,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40%가 유대인이라는 점은 청소년기의 독서습관에 따른 창의력·상상력 덕분이다.

상상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독서는 여기 두 발로 선 채 멀리 어딘가를 떠올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꿈의 연결고리가 독서의 강력한 힘이 아닌가 싶다.​ 평소에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시간 내서 책 읽기는 더욱 어렵다. 

한 권의 책에는 저자가 오랜 시간 공들여 조사하고 고심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니 책은 작가의 ‘작은 뇌’라고 해도 되겠다. 작은 뇌들은 독서를 통해 우리의 뇌와 연결된다. 작은 뇌는 증식하고 서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생각이나 의견을 불러일으킨다. 그에 따른 결과물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사고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진다. 책을 통해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실험실에도 초대받을 수 있고, 빌 게이츠와 점심을 함께 할 수도 있다. 독서가 아니면 이처럼 호사로운 경험을 또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지향하며 살아야 하는지, 내 삶의 가치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등 삶의 모든 지혜와 혜안이 책 속에 녹아 있다. 

도서관에 진열돼 있는 책은 인류의 지식과 경험이 누적된 최고의 보물이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책이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비용 대비 효용가치는 논할 수 없을 정도다. 

19세기 초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에서 두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처럼 역적이 된 폐족(廢族)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길은 독서뿐이라며 손에서 책을 놓지 말 것을 당부한다. 

“기품을 잃지 말고 끊임없이 독서해라.” 

공공도서관들이 코로나 확산으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이제 부분 운영을 하고 있다. 칸막이를 설치하고, 일정 거리 이상 띄우고 자리를 배치했으며, 매시간 책상을 닦고 반납한 책을 소독한다. 출입 인원도 적절하게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도 지역민의 발길을 이끄는 공공도서관들이 대견스럽다.

김웅식 기자 (수필가) news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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