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정은 됐지만 실질적으론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계속되고 있다. 일상을 멈추는 데는 많은 불편과 부작용이 수반된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이들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중간거래업자 등 서민경제 전반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정은 됐지만 실질적으론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계속되고 있다. 일상을 멈추는 데는 많은 불편과 부작용이 수반된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이들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중간거래업자 등 서민경제 전반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뉴스워치]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정은 됐지만 실질적으론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계속되고 있다. 감염 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 이용은 크게 제한을 받고 있다. 

일상을 멈추는 데는 많은 불편과 부작용이 수반된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이들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중간거래업자 등 서민경제 전반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혼자 상상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2주간 먹을 식료품을 미리 사서 집에 보관한다. 길거리엔 경찰과 군인이 지키며 사람들의 통행을 제한한다. 전 국민이 2주간 집안에서 생활하며 진단검사를 받는다면 코로나 확산을 차단할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 재확산 시기에 해 본 엉뚱한 상상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최근 생물학 학자가 쓴 일간지 칼럼에서 기자지와 비슷한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2주가 너무 길면 1주일만 해도 좋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개 사흘이면 본색을 드러낸다. 정부가 지정하는 필수 요원만 남고 전 국민이 1주일만 완벽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하면 바이러스의 대이동은 일단 막을 수 있다. (중략) ‘천만 시민 멈춤 주간’을 서울시 혼자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5천만 국민이 모두 동참해야 한다. 추석이라는 시한폭탄이 재깍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최재천 교수 칼럼)

예전에 읽은 일간지 칼럼도 아직 잊히지 않는다. 간소한 명절 차례상 차림과 관련해 시사하는 점이 크다. 

‘유교적 가치관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 제사는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처럼 보인다. 친구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지켜야 되는 가치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병들어 갔다. 혼란스러웠다. 과연 이 가치가 꼭 지켜져야만 되는 가치인지 의심하게 되었다. 결국 친구는 제사를 대폭 줄이고 음식도 최소한으로만 하자고 했다.’ 

기록을 보면 예전에는 명절 분위기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추석은 추수기에 한숨 쉬어가며 ‘닭 잡고 술 빚어 온 동네가 취하고 배부르게 먹으면서 즐기는 날이었다’고 한다. 조상 제사상 차리는 게 주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즐겁게 먹고 놀면서 그 김에 조상님께도 인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차례(茶禮)와 제사(祭祀)는 형식은 비슷하지만 내용에서는 다르다. 차례는 명절을 맞아 돌아가신 조상을 공경하는 전통예법이다. 이에 비해 제사는 고인의 기일에 맞춰 음식을 바치는 의식으로 ‘기제사(忌祭祀)’를 가리킨다. 제사가 돌아가신 분 중심이라면, 명절 날 차례는 살아있는 사람이 중심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차례는 사전적으로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공경하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됐지만 차례를 지내는 근본 이유는 실은 산 사람을 위한 것이다. 친척들이 각자 분담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오면 큰집(종손)만 차례상을 차려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후손들이 함께 모여서 음식을 나누어 먹고 가족 간의 단란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여주면 조상님 혼이라도 내려다보며 흐뭇해하지 않을까. 돌아가신 분 때문에 산 사람들이 갈등하는 것은 조상 보기에도 민망한 일이다. 

한 지인은 “차라리 정부에서 이동제한 조치를 내려서 가족이나 친척 간에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속마음을 내비친다. 

추석 명절이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조상들을 위한답시고 형식에 매달리다 마음을 상한다면 이보다 더 큰 어리석음은 없을 것이다. 조상들도 이런 후손들을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김웅식 기자(수필가)  news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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