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과 지원 통해 상생 체계 마련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에 따라 성장 
민관협력 사례 증가 추세
시대 변화 움직임 이어진 것 

[편집자 주]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소식이 이슈의 중심일까? 워낙에 많은 소식들이 전해지다 보니 화제의 중심에 선 이슈가 궁금해진다. <뉴스워치>에서는 기획으로 [똑똑 키워드] 코너를 마련했다. [똑똑 키워드]에서는 한주의 화제 이슈를 키워드로 정해 살펴봄으로써 누구나 쉽고 알기 쉽게 풀어봤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픽사베이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정호 기자] 기업들의 역량을 다양한 사업군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베어링 제조업체가 사업영역을 전산망 관리로 확대한다고 하면 기술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어려움이 따른다. 이 문제는 전산망 관리 기술을 갖춘 회사의 힘을 빌리면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오픈이노베이션’이라고 한다.

최근 ‘오픈이노베이션’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미국 버클리 대학의 ‘헬리 체스브로’ 교수가 지난 2003년 최초로 제시한 오픈이노베이션은 발전을 위해 필요한 기술 및 아이디어 개발에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외주’와 비교했을 때 기술적인 협력을 요청할 뿐만 아니라, 지원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오픈이노베이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빅데이터, ICT(정보통신기술), IOT(사물인터넷) 등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다. 해당 기술이 건설현장, 생산라인, 물류운송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됨에 따라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기술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향후 미래 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한국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포브스 500대 기업의 52.4%가 전 세계 스타트업들과 기술 자문, 제품·서비스 및 공유 오피스 제공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브스 상위 100개 기업 경우 스타트업 협력 비율이 68%로 하위 100개사의 32%를 크게 웃돌았다.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또한 스타트업으로 출발했으며, 구글이 2005년 이를 인수, 내부 개발력을 동원해 지금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업종 간의 경계를 허문다는 점에서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기술 유출과 인재 빼가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 속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의 성장 배경에는 안드로이드의 경우처럼 다양한 순기능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오비맥주가 푸드업사이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함께 맥주를 생산하고 난 뒤에 발생한 보리 부산물을 가지고 밀가루 형태의 ‘리너지가루’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또한 성공적인 제품 개발로 이어졌기에 오픈이노베이션의 좋은 사례로 평가됐다. 리하베스트에 따르면 리너지가루는 밀가루보다 단백질 함량이 2배, 식이섬유 함량은 20배 높다고 한다. 이처럼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부족한 자금력과 기술에 대한 지원를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 28일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OI)’을 확정하고 참가를 희망하는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SK텔레콤, 롯데벤처스, 효성 등 기업이 모집부터 선정까지 직접 나섰으며 분야는 각각 △AI(인공지능)·스마트공장·IoT △현재 식음료 대체 미래 식음료 △무인화 서비스와 블록체인 계열 등이다.

이처럼 기술혁신과 미래사업 가능성을 두고 ‘민관협력’(정부와 민간 기업의 업무 분담)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오픈이노베이션을 순기능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현재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중기부 뿐만 아니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또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업에 기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나서는 모습에서도 확인된다.

웨어러블 로봇 이미지./사진=대우건설
웨어러블 로봇 이미지./사진=대우건설

민관협력의 사례로 대우건설은 위로보틱스,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와 함께 작업자의 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개발과 보급을 추진한다. 작업자용 웨어러블 로봇은 ‘허리보조 로봇’과 ‘보행보조 로봇’ 2종이며, 건설현장에서 근력 보조와 상시 착용성을 위해 1.5kg이하의 무게를 지녔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술력적인 측면 외에도 콘텐츠 영역에서도 확장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으로 극장 인프라를 활용한 ‘뉴콘텐츠 스타트업’을 찾아 나서는 ‘오픈이노베이션 최종발표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발표회에서는 메가박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PoC’ 진행 계획을 살펴보는 등 협업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AI기반의 온라인 마케팅 자동화·캐릭터상품 기획 및 제작·매니지먼트 플랫폼·플라스틱 뚜껑 대체용 생분해성 실링머신 등이 향후 활용될 예정이다.

<제 3의 물결>의 저자이며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변화는 비선형(일정하지 않은)적이며 뒤로도, 앞으로도, 옆으로도 갈 수 있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이처럼 변화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를 주도하는 힘과 동인들이 오픈이노베이션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어떤 성과물들이 출현하고, 또 그것이 다른 변화에 어떻게 이어질지 몹시 궁금해진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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