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추출원 따라 색으로 구별
화석연료 활용한 블랙/브라운, 천연가스 이용한 그레이/블루
청록수소=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고체화
똑같은 물을 이용해도 그린/옐로우 구분…원자력은 레드/퍼플/핑크

[편집자 주]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소식이 이슈의 중심일까? 워낙에 많은 소식들이 전해지다 보니 화제의 중심에 선 이슈가 궁금해진다. <뉴스워치>에서는 기획으로 [똑똑 키워드] 코너를 마련했다. [똑똑 키워드]에서는 한주의 화제 이슈를 키워드로 정해 살펴봄으로써 누구나 쉽고 알기 쉽게 풀어봤다.

지난 7월 SK E&S는 미국 청록수소 기업 모놀리스 머테리얼즈(Monolith Materials)에 투자를 결정하고 친환경 수소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사진=SK E&S
지난 7월 SK E&S는 미국 청록수소 기업 모놀리스 머테리얼즈(Monolith Materials)에 투자를 결정하고 친환경 수소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사진=SK E&S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수소면 다 같은 수소지 왜 우리는 ‘청록수소’에 주목하는 걸까? 여느 나라들보다도 수소 경제에 진심인 우리나라지만 색깔에 따른 수소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지난달 SK E&S는 미국 수소 기업 모놀리스 머티리얼즈(Monolith Materials)사에 2500만달러(약 33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모놀리스사는 청록수소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수소 앞에 색깔을 붙여 부르는 이유는 모두가 같은 수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원소기호 H인 수소는 분자의 형태로 있거나 다른 원소의 원자로 결합한 형태로 존재하기에 추출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 곁에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원소기호가 H20인 물은 지구상 면적의 70%를 차지하며 암모니아(NH3), 메탄(CH4)도 수소를 포함하고 있다. 순수한 수소 분자는 끓는 점이 –252.879℃로 상온에서 기체 상태며 너무나 가벼워서 행성이 형성될 시기에 지구의 중력이 미처 잡지 못해 날아가 버렸기 때문에 수소 자체만으로는 대기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수소는 동위 원소 중 양성자 하나로만 이루어진 경수소와 양성자에 중성자까지 있는 중수소, 양성자에 2개의 중성자가 있는 삼중수소가 있다. 우리가 흔히 폭발의 위험을 걱정하는 수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지만 일상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수소는 무엇을 매개로 생산하느냐에 따라 색으로 구별할 수 있다. 우선 화석연료를 태워 추출한 수소는 블랙과 브라운으로 구분한다. 블랙은 석탄, 갈탄은 브라운이다. 수소 추출 방식 중 생산 비용이 가장 저렴하지만 탄소 배출량이 많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생산방식은 그레이수소다. 천연가스에 포함된 메탄을 수증기로 촉매 반응을 일으켜 만든다. 그레이수소는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산업 시설을 통해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소 1㎏당 5~7㎏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친환경적인 생산 방식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레이수소에서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저장 과정이 더해지면 블루수소라 부른다. 다만 100% 포집하고 저장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선된 친환경 기술이란 점에 만족해야 한다.

청록수소는 천연가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레이수소와 같지만, 배출되는 탄소를 고체화한 형태다. 그렇기에 블루수소와 비교해 탄소포집과 저장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생산 비용이 낮아진다. 또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와 대비해 전력 소모량이 적다.

또 음식물 쓰레기나 하수,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한 재생 천연가스에서도 추출 가능한 점에서도 청록수소는 주목되고 있으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고체탄소는 타이어와 고무부품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천연가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 변동성이 크고, 대량 생산을 해야 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초기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점은 청록수소를 시도하는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부생수소란 말도 자주 등장한다. 부생가스는 제품 생산 공정에서 필요로 하는 화학 원료 외 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로, 나프타의 분해 공정이나 제철 공정에서 발생한 부생가스에서 부생수소를 생산하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수소를 ‘백색수소’라 부르고, 부생가스 또한 공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가스에서 생산한다는 점에서 백색수소로 구분하기도 한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에너지원에 따라 구분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생산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자체가 에너지 효율성이 다른 연료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다. 다만 최근처럼 석유나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 그린수소 생산비용이 더 낮은 경우도 있다.

옐로우수소는 재생에너지가 아닌 원자력과 화력발전 등 기존 에너지원을 이용한 방식으로, 사용되는 에너지원을 생산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기에 그린수소와 구분한다.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은 빨간색 계통의 이름이 붙어 있다. 원자력 열을 이용한 고온 촉매 분해방식은 레드수소, 원자력과 열을 이용한 화학열 수전해 방식은 퍼플수소, 원자력 발전을 이용하면 핑크수소로 칭하고 있다. 원전 자체가 탄소 배출량이 낮아 친환경 수소 방식에 포함하기도 한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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