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게임, 레트로 카페·메타버스 영향
오래된 복고 브랜드, 맥주와 간식 등 협업
한국전통 음식, 디저트로 젊은세대 입맛 공략
MZ세대 관심사 따라 레트로 문화 확대

[편집자 주]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소식이 이슈의 중심일까? 워낙에 많은 소식들이 전해지다 보니 화제의 중심에 선 이슈가 궁금해진다. <뉴스워치>에서는 기획으로 [똑똑 키워드] 코너를 마련했다. [똑똑 키워드]에서는 한주의 화제 이슈를 키워드로 정해 살펴봄으로써 누구나 쉽고 알기 쉽게 풀어봤다.

게임을 즐기는 모습들./사진=연합뉴스
게임을 즐기는 모습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정호 기자] 옛날 통닭은 지금의 프랜차이즈 치킨처럼 튀김옷이 두툼하거나, 색다른 맛의 소스를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 나오는 치킨보다 화려하거나 특색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옛날통닭은 본연의 고소함과 투박함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복고주의를 뜻하는 ‘레트로’ 문화는 새롭고 참신하지는 않지만, 오랜 기간 유지되며 생긴 나름의 매력으로 시장에서 꾸준히 자리 잡고 있다.

레트로 마케팅은 게임에서부터, 의류,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종류로는 다시 재발매 되는 모습과 기존 제품과 결합한 모습 등으로 찾아볼 수 있다.

유독 게임에서는 이런 레트로 문화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보블보블, 봄버맨 등은 그 특유의 게임성을 통해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레트로 게임 카페 또한 이를 원동력으로 생겨난 문화다. 애견카페, 재즈카페처럼 다양한 이색 카페가 생겨나는 가운데 레트로 게임 카페는 과거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던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레트로 게임 외에도 게임 그래픽에서도 레트로 문화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다. 너구리, 봄버맨, 슈퍼마리오 등은 8가지 색을 점으로 찍어 표현한 게임 그래픽을 갖추고 있다. 이 그래픽을 도트라고 하며 피쳐폰 시절에는 이노티아 연대기, 영웅서기 시리즈 그래픽에 영향을 줬다. 현 서비스 되는 게임 중에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또한 그 예시 중 하나다.

게임뿐만 아니라 도트 그래픽은 메타버스인 ‘게더타운’의 기반이 됐다. 게더타운은 웹캠, 마이크, 채팅 등기능을 추가해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소통을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을 제공한다.  게더타운에서는 건강상담, 진로체험, 채용설명회 등 현실에서 진행되던 일들을 대체됐다. 게더타운에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활발한 이유로는 이런 도트가 가진 친숙한 매력이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레트로 문화는 기존의 상품성을 색다른 제품을 연계하는 시도로도 찾아볼 수 있다. 1952년의 설립된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 1967년 국산 최초의 구두약인 말표 구두약, 1970년대부터 출시된 대상그룹의 미원 맛소금은 오랜 역사만큼 잘 알려진 브랜드다.

지난 2021년 5월 편의점 CU는 곰표 막걸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해당 맥주는 기존 밀가루로 굳어진 곰표의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하며 관심몰이에 성공, 매출 1위로 등극하기도 했다. CU는 말표 구두약의 디자인을 차용한 말표 맥주를 출시하며 레트로 제품과 콜라보레이션을 이어갔다. 다른 편의점인 GS25에서는 미원맛소금 팝콘을 출시하며 마찬가지로 레트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콜라보레이션의 사례 외에도 식품업계에서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열풍이 불어닥쳤다. 롯데백화점은 한국의 전통 간식인 떡과 양갱 등을 판매하는 퓨전 베이커리를 지난 18일 유치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 월드몰에서 새롭게 선보인 ‘묘사서울’은 붕어빵 모양의 모나카와 양갱을 선보이며 한국 전통 간식을 리뉴얼한 디저트를 선보였다. 간식뿐만 아니라 코카-콜라사는 '태양의 원차 주전자차' 보리·옥수수 2종으로 출시하며 제품군 확대를 꾀했다.

과거 모습을 재현한 상품은 고객들의 흥미를 자극해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가전 전문기업 한일전기가 1970년·1980년대 출시되던 선풍기 모습을 재현한 제품은 1만 대가 팔려나가는 등 나쁘지 않은 판매고를 세웠다.

재현된 1980년대 미미인형./사진=롯데마트
재현된 1980년대 미미인형./사진=롯데마트

레트로 문화는 키덜트 문화(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Audlt)의 합성어)와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레고 그룹에서 아타리 50주년을 맞아 출시한 ‘레고 아타리 2600’ 상품, 롯데마트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가 ‘미미’ 탄생 40주년을 맞아 1980년대 출시된 미미인형의 21cm크기를 재현한 인형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레트로 문화 확산은 의류와 화장품 등에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판교점을 통해 중고의류 전문점 ‘마켓인유’ 파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마켓인유를 통해 판매되는 중고 의류는 직수입된 것으로 세탁 과정을 거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됐다. 마켓인유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들은 정품 브랜드 의류를 검수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에서도 마몽드가 립스틱을 ‘지구 슈퍼 색연필’이라는 패키지에 담아 출시하며 어린시절 사용되던 색연필의 느낌을 담기도 했다.

다양하게 확산되는 레트로 문화의 중심에는 MZ세대들의 수요가 그 기반이 됐다. 1980~2000년대생을 아우루는 MZ세대가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가 됨에 따라 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상품을 기획하는 가운데, 다양한 마케팅 노력들이 레트로 문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문화는 과거의 추억을 MZ세대들이 떠올리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매개체이며, 친근함을 형성하는 주요 수단이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문화적인 공감대를 확산하려는 시도가 다양한 협업과 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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