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평균 확진자 약 1630명에서 약 2133명으로 일주일 사이 크게 증가
위드 코로나 이후 저녁 모임, 야외 활동 늘어…핼러윈데이 영향도 있어
주말 대규모 도심 집회 예정…방역 당국 확진자 급증 대비 나서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 2019·이하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낮추는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된 후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정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준중증 환자 치료 병상에 여유가 있지만, 이와 같은 추세라면 위급 환자가 더 늘 수도 있어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까지 내려졌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주간 신규 확진자는 1만 4932명(10월 30일~11월 5일)으로 지난 주 1만 1412명(10월 23~29일)보다 3520명이 늘었다.

일 평균 확진자 수로 환산해보면 약 2133명으로 지난 주 약 1630명과 비교했을 때 하루 평균 500명이 더 발생한 셈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지 3일째 되던 날인 11월 3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2667명 늘어나면서 전날인 11월 2일(1589명)보다 무려 1078명 증가했다. 정부 당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신규 확진자 증가를 예상했는데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실제로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국민들의 야외 활동과 저녁 모임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울 시내 주요 식당가마다 자리가 대부분 차 있고, 일부 식당의 경우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을 정도”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10시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지난주보다 확실히 손님이 늘긴 했다”며 “위드 코로나 시행 전에는 저녁 8시가 넘어가면 새로 오는 손님이 없었지만, 지금은 9시가 되도 손님들이 식당을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 역시 “1차로 저녁 식사만 하고 집에 가던 손님들이 2차로 맥주 한잔을 마시러 오고 있다”며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 서울 중심가와 동네 상권의 차이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 거리 컴퓨터그래픽./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거리 컴퓨터그래픽./사진제공=연합뉴스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되기 바로 직전 주말이었던 10월 30일에는 핼러윈데이를 즐기려는 젊은 층이 이태원 등 길거리를 가득 채워 방역 당국을 긴장시켰다. 일부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채 거리를 걸어 다니거나, 담배를 피면서 침을 함부로 뱉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가오는 주말인 11월 6일에는 서울 시내 곳곳에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신규 코로나 환자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새롭게 바뀐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보면 접종완료자, 음성확인자 등으로만 집회를 열 경우 500명 미만까지 허용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당국은 코로나19 전담치료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 시행에 돌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추가적인 확진자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수도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담치료병상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5일 기준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1111병상, 준중증 환자 치료병상은 455병상, 중등증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상은 1만 56병상 보유하고 있다. 이 정도 규모면 하루 평균 확진자 수 약 5000명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이 전담치료병상을 더 늘리려는 이유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검사./사진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사진제공=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위드 코로나를 정착시키려면 중환자 급증에 대비한 인프라를 하루 빨리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환자에 대한 병실, 시설, 인력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중환자 관련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고,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통해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면서 천천히 위드 코로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관계자는 “다른 선진국의 중환자실에 비해 우리나라는 특히 인력적인 면에서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며 “또 우리나라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 이송수단은 서울시와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SMICU가 유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대폭으로 증가하면 병원, 생활치료소, 재택치료 등에서 중증으로 급격히 악화될 확률도 높아져 중환자 이송에 대한 확대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정책 수립을 할 때 전문가(의사)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기본 방역 대책 컴퓨터그래픽./사진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기본 방역 대책 컴퓨터그래픽./사진제공=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정책에서도 기본 방역 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단계적 일상회복 1차 개편 주요 내용에도 ▲방역수칙 게시·안내 ▲방역관리자 지정·운영 출입자 명부 관리(전자출입명부·안심콜 등) ▲일 3회 이상 주기적 환기 ▲실내 마스크 착용 ▲일 1회 이상 소독이 공통 기본 방역 수칙으로 들어가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기일 제1통제관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외국의 사례만 보더라도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낮춘 후 신규 확진자가 늘어났다”며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지키면 신규 확진자 증가세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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