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한 언론사는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철회한다고 보도했다. 대우건설의 대규모 국외 손실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이 보도는 호반건설이 현장실사를 못한 상태에서 대규모 부실을 알게 되면서 크게 당황했을 것이라면서 대우건설에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처럼 큰 손실을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지만 대우건설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분위기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 7일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을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8일 호반건설은 자체 회의를 해서 대우건설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서 양해각서(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매각이 결렬돼도 양측 큰 문제는 없는 상태다.

대우건설이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3천억원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이로 인해 7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영업이익도 4373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매출액은 2조9146억원이다.

3분기 국외 사업장 손실규모는 855억원에서 4225억원으로 급증했다. 산업은행도 이같은 손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외 손실이 모로코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카타르, 오만,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등에 국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아무리 재무력이 탄탄한 호반건설이라도 대우건설의 국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손실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호반건설이 최종적인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게 된다면 대우건설은 또 다시 주인 없는 상태로 지내야 한다.

문제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건설사가 많지 않고, 국외 사업장 손실 규모가 공개되면서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들 기업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산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호반건설 측으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온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떤 입장도 전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약 호반건설 측에서 공식적으로 인수 철회를 밝힌다면 대우건설 매각 절차 원점 재검토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