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호반건설으로의 매각이 실패로 끝난 대우건설이 끝내 송문선 사장을 경질하고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는 등 '매각 대신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상무급 이상 임직원에게 사장 후보를 추천하라는 내용을 담은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경영관리단에서 대우건설 현직 상무 이상 전원에게 ‘대우건설 현재 상황’ ‘문제점’ ‘업무평가’ 및 ‘전직 전무 이상 중에서 사장 후보감’ 등의 보고서를 산은에 제출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 이동걸 회장이 대우건설 모든 임원들에게 '각자 회사의 문제와 회생 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본지에게 확인해줬다. 임원들 모두 개별 면담해 정상화 방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매각 대신 신임 사장 임명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산은이 매각 대신 신임 사장 임명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현재 매각 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해외손실 사태로 인해 인수할 기업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각 대신 기업을 정상화 시킨 후 매각 절차를 밟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우건설이 종합건설회사라는 점과 도급순위 3위라는 점을 볼 때 아파트 시공전문업체인 호반건설이 인수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거웠다.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국내에서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기업이 없어진 셈이다.

더욱이 해외손실의 경우 4분기 모로코 사피 현장의 3천억원 손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해외손실이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국내외에 대우건설을 당장 인수할 기업이 없다.

해외에 매각한다고 해도 현재 인수를 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아마도 대우건설을 인수해서 비싼 가격에 재매각하는 사모펀드 등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우건설이 갖고 있는 각종 기밀이나 국부 유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매각보다는 기업회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우건설의 기업회생을 위해서는 내부인사가 아닌 건설 분야를 잘 아는 전문경영인이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현 경영진은 해외손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들이다. 또한 전직 전무 이상 임직원들 역시 해외손실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채권단 관리 차원의 금융권 인사 역시 배제돼야 한다. 그 이유는 대우건설이 주력해야 할 점은 매각이 아니라 기업 정상화에 있기 때문에 건설 등을 제대로 파악하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전현직 경영진은 해외손실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건설을 아는 전문 경영인을 도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당초 호반건설이 인수하기로 했지만 해외손실 사태가 발생하면서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했고, 산은은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위해 고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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