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장녀 정진희 씨, 범대우家와 결혼
경제계 마당발 혼맥은 LG그룹…삼성, 아모레퍼시픽 등 곳곳에 등장하는 언론 혼맥
한화·한진·효성·한국타이어 정계 혼맥 두드러져…나날이 대기업간 혼사 많아져

[편집자 주]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소식이 이슈의 중심일까? 워낙에 많은 소식들이 전해지다 보니 화제의 중심에 선 이슈가 궁금해진다. <뉴스워치>에서는 기획으로 [똑똑 키워드] 코너를 마련했다. [똑똑 키워드]에서는 한주의 화제 이슈를 키워드로 정해 살펴봄으로써 누구나 쉽고 알기 쉽게 풀어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제공=SK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제공=SK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혼맥(婚脈)의 혼은 결혼을 의미하며 맥은 줄기를 뜻한다. 좁게는 결혼을 통해 맺어진 사돈 간의 관계를 의미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혼맥은 마치 줄기가 아닌 나무의 뿌리처럼 넓고 복잡하게 엮여 있다.

지난 25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장녀 정진희 씨가 결혼한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상대는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김덕중 서강대 명예교수의 손자로, 김 전 장관은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의 형이다. 이번 결혼을 통해 현대차그룹 일가와 대우그룹 일가가 사돈을 맺게 됐다.

재벌가 간의 결혼은 정략적인 관계를 떠올리게 하지만, 정진희 씨는 유학 시절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결혼까지 약속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의선 회장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선 씨와 연애 결혼을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선대의 재벌가 혼맥을 보면 그들의 세상이 따로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LG그룹이다. 구인회 창업주의 차남인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은 전경련 회장직도 맡았던 홍재선 쌍용양회 회장의 딸 홍승해씨와 결혼했으며 삼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 씨, 사남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회장은 국방부 차관을 지낸 이흥배 씨의 딸 이의숙 씨와 결혼했다.

또 차녀인 구자혜 씨는 이재준 전 대림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이재연 아시안스타 회장, 삼녀 구자영 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이보형 씨의 아들 이재원 씨, 사녀 구순자 씨는 류헌열 전 대전지법원장 아들이자 서울지검 검사였던 류지민 씨와 인연을 맺었다.

창업주 아래로 내려와 구자경 명예회장의 자녀 세대를 보면 장남인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은 김태동 전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의 딸 김영식 씨, 장녀 구훤미 씨는 김용관 전 대한보증보험 사장의 4남  김화중 전 희성금속 사장과 결혼했다. 차녀인 구미정 씨는 대한펄프 최화식 창업주의 아들인 최병민 회장과 혼인했다.

또 구훤미 씨의 딸 김선혜 씨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현 DL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식품회사 보락의 정기련 대표의 장녀 정효정 씨와 혼인을 했다.

범LG가인 GS그룹은 언론계와의 혼맥이 눈에 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녀인 허유정 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 방준오 조선일보 부사장,  허서홍 ㈜GS 부사장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딸인 홍정현 씨와 결혼했다. 재벌가 인맥으로는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이 구철회 LIG그룹 회장의 장녀인 구위숙 씨와 결혼했으며,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은 이임룡 태광그룹 창업주의 딸 이경훈 씨와 혼인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도 언론사와의 혼맥에서 빠질 수 없다. 이병철 창업주의 삼남 이건희 전 회장은 법무부와 내무부를 거친 홍진기 전 장관의 장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함으로써 현재 삼성그룹과 중앙일보의 인연이 시작됐다. 또 이건희 전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결혼했다.

삼성그룹은 재벌가와 인연이 그리 깊지 않다. 구자학 회장과 결혼한 이숙희 씨를 제외하면 장녀 이인희 씨는 경북의 대지주였던 조범석의 막내아들 조운해 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 장남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은 농림부 양정국장을 지낸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의 장녀 손복남 씨, 차남 이창희 새한그룹 회장은 일본 유학 시절 만난 일본인 나카네 히로미 씨와 결혼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언론사와 혼맥으로 이어져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이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장녀 방혜성 씨와 결혼했으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신춘호 농심 회장 막내딸 신윤경씨와 결혼하면서 농심그룹과 사돈이 됐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와 결혼을 하며 범삼성가와의 혼맥으로 주목 받았지만 최근 이혼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한화

한화그룹은 정치권과의 혼맥이 많다. 김종희 창업주의 장녀인 김영혜 씨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차남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과 혼인했으며, 장남 김승연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 씨는 서정화 전 내무부 장관의 딸이다. 차남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은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손녀이자 김신 전 교통부 장관의 막내딸인 김미 씨와 결혼을 했다.

이런 양상이 후대로는 이어지지 않는 듯 하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지난 2019년 결혼을 했고 상대는 2010년 한화 입사 동기로 만난 일반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그룹 혼맥도 많이 알려져 있다.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부친은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이며, 조원태 회장의 부인 김미연 씨는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의 손녀다. 재벌가 쪽으로 보면 조양호 전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의 장녀인 최은영 씨와 결혼함으로써 롯데그룹과 인연이 있다. 사남인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의 부인인 구명진 씨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딸로 LG그룹과 연이 닿아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계와의 혼맥에서 효성그룹이 빠질 수 없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송인상 전 재무부 장관의 삼녀인 송광자 씨와 혼인을 했으며, 조석래 회장의 동생 조욱래 DSDL 회장은 김종대 전 농림부 장관의 막내딸 김은주 씨와 결혼을 했다.

또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은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의 막내딸 이미경 씨와 혼인했다. 이미경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인 전재만 씨의 아내 이윤혜 씨의 동생이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또 다른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쪽도, 막내아들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삼녀 이수연 씨와 결혼함으로써 정치권과 혼맥을 맺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당시 55개 대기업집단의 오너일가 317명 중 153명(48.3%)이 대기업 간 혼맥이 있었다. 특히 자녀 세대로 내려올수록 대기업간 혼사 비중이 늘어난 반면 정관계 집안과의 혼사는 크게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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