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별로 사업 특징에 맞는 ‘고객경험’ 정의…‘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집중’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LG헬로비전 등 혁신 최종 종착점은 ‘고객’
그룹 내 고객가치 실천 체질화, 고객 전담 조직 강화…조직개편도 고객에 정조준
LG전자 ‘스탠바이미’ 등 상품기획 단계부터 고객의 숨은 니즈 반영해 제품 개발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고객가치 최우선 제품 출시에 노력…고객 우선주의를 실천

[편집자 주] 산업계는 분야를 막론하고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전쟁터다. 남들보다, 다른 업체보다, 외국보다 빠르게 훌륭한 결과물을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발전이 없는 기업에게 미래는 없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다양하겠지만 2000년대 들어 떠오른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혁신’이다. 혁신의 정의는 굳이 중요하지 않다. 그 기업만이 가진 장점, 선도적 역할을 하게 만든 내부 문화, 이전까지 없던 신기술 등 무엇이든 혁신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들은 어떠한 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또 혁신으로 해당 기업이 꿈꾸는 현재와 미래 가치는 무엇일까. 기업들이 각자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는 혁신의 중요성은 무엇일까. <뉴스워치>에서는 이와 같은 혁신 DNA를 갖고 있는 기업들을 분석해 연속 기획으로 조명해 봤다. IT, 전자, 에너지, 유통, 음식료품 등 대한민국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 이 순간도 열심히 뛰고 있는 기업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토대로 혁신의 이모저모를 다루는 코너를 마련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신년사 디지털 영상에서 고객 경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LG그룹
구광모 LG 회장이 신년사 디지털 영상에서 고객 경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LG그룹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전세계적으로 기업 경영 환경은 지속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다. 대내외적인 리스크(RISK·위험)가 산적해 있으며 이런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LG그룹은 정답을 ‘고객소통혁신’을 통해 찾아냈다. 

LG그룹은 ‘모든 정답은 고객에 있다’는 판단 하에 고객감동을 키워가면서 LG의 고객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혁신적인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경영철학을 실천 중이다.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을 살펴보면 최악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미·러 갈등, 이란 등 중동지역 분쟁, 미얀마 사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사건, 주요국 금융 긴축 기조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증가한 가운데 맞이하게 됐다.

특히 시진핑(69·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69·Vladimir Vladimirovich Putin) 러시아 대통령의 패권주의적 야욕으로 인한 서방세계와의 글로벌 갈등은 심화됐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에게 패권 도전을 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중화권 나라들을 공산주의 체제로 흡수 중이며 공산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이끄는 과정에서 인권 문제가 터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동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또 대만을 향한 군사적 행동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러시아 역시 지난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침공을 시작으로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국제사회가 요동을 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동부, 남부, 북부 3면에서 동시 침공하고 있으며 전쟁을 통한 영토 확장의 욕심이 느껴진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예전 구(舊)소련의 부활을 꿈꾸며 전세계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다.

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75·Donald John Trump) 전 미국 대통령 시기에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n First)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 정책부터 현재 조 바이든(79·Joseph Robinette Biden Jr) 미국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까지 자국우선주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패권 경쟁의 가열로 인해 촉발된 ‘내셔널리즘’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전세계는 신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국내 역시 오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러 가지 혼란이 이어지면서 불안정성이 강해진 모양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지속 가능경영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사진=최양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사진=최양수

최근 LG그룹의 행보를 보면 정답을 찾은 듯하다. LG그룹의 구광모號(호)는 ‘실리주의’를 앞세우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단순히 사업 재편만 하는 것이 아닌 ‘고객경험’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의 ‘고객경험’에 대한 부분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구광모(44) LG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천명하면서 그룹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게 됐다.

LG그룹은 지난해 12월 20일 구 회장이 이례적으로 연초가 아닌 연말에 전세계 모든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을 발송했다. 2022년에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우리가 더 나아갈 방향이 있습니다”며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LG전자 조주완 대표이사도 지난해 12월 23일 이른 신년사를 구성원에게 전달했으며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이사는 별도의 신년 인사 영상을 촬영해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권영수 부회장은 딱딱한 시무식 대신 현악 4중주 미니 음악콘서트를 개최해 임직원들이 활기차게 새해를 맞을 수 있도록 했고 LG CNS 대표이사는 온라인 시무식을 열어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특히 계열사별로 사업 특징에 맞게 자신들만의 ‘고객경험’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강조한 것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사진=최양수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사진=최양수

LG전자 조주완 대표이사는 ‘F.U.N’(First, Unique, New, 한 발 앞선, 독특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LG전자만의 고객 경험을 정의했고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이사는 ‘오직 유플러스만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빼어난’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은 고객 경험 혁신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면서 이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실행력’을 꼽았고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은 고객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어온 지난 3년의 노력을 강조하며 2022년을 ‘고객의 해’로 선포했다.

계열사별로 새해를 시작하는 형식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고객 경험에 집중’이라는 구 회장의 신년사와 결을 같이하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했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후 줄곧 강조한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이라는 가치가 LG그룹 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2018년 고객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이후로 2019년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한 이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구체화했다.

2019년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세 가지로 정의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2021년에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올해에도 ‘고객감동’은 이어가게 됐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사진=최양수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사진=최양수

특히 지난 11월 말 LG그룹 정기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가치 실천 체질화에 기여한 인재를 대거 기용하고 고객 전담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한 점이다.

LG전자는 미래 트렌드와 고객 중심 인사이트 발굴 강화를 위해 LSR(life Soft Research)실을 LSR연구소로 격상하며 권혁진 책임을 상무로 LG디스플레이는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business to business) 영역에서 고객과의 협업 및 지원을 통해 성과를 올린 강태욱 책임을 고객가치혁신담당 상무로 승진 시켰다.

이외에도 청각·언어장애 고객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수어상담센터’를 시작하는 등 고객이 LG를 경험할 수 있는 영역에서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변화해 민첩하게 대응하며 고객가치 실천 체질화에 기여한 인재 총 8명이 승진했다.

이와 함께 LG는 고객 전담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에도 나서면서 한층 더 깊은 고객 중심 경영 고도화를 예고했다.

LG전자는 CS(Customer Satisfaction·고객 만족)경영센터를 고객가치혁신부문으로 승격, 생활가전(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HE(Home Entertainment·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산하의 고객경험혁신실과 CSO부문의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Big Data)실을 담당조직을 격상시켰다.

LG화학은 경영혁신 총괄 산하에 있던 고객가치혁신담당 조직을 CEO 직속으로 배치하고 LG CNS는 고객요구사항과 시장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Cloud), 스마트물류, 금융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 3개 사업을 담당 조직에서 독립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사업부로 재편했다.

이는 2018년 구 회장 취임 후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고객가치 실천을 일관되게 제시하고 단계별로 구체화 해오면서 ‘고객’이 경영 중심에 명확하게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LG헬로비전 상암본사. /사진=최양수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LG헬로비전 상암본사. /사진=최양수

LG는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드러나지 않는 고객의 숨은 니즈(Needs)를 찾아 고객가치를 실천하려는 시도를 폭넓게 진행하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Life-Style)을 반영한 특화 제품을 앞세워 고객에게 차원이 다른 가치를 선사하기 위함이다.

첫 예약판매에서부터 완판을 기록한데 이어 지금까지 물량이 풀리는 대로 매진되는 등 인기몰이 중인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LG ‘스탠바이미’(LG StandbyME)가 대표적인 예다.

이 제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홈트레이닝, 온라인 수업 등을 위한 영상을 집안 어디서나 자유롭게 옮겨가며 보고 싶어하는 고객 니즈를 찾아 출시했다.

2020년 출시한 48인치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도 크기가 작아 출시하지 않았던 제품이었는데 고객 초세분화 작업을 통해 고화질로 게임을 즐기는 수요를 발견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반응속도와 선명한 화질의 게이밍 전용 TV로 돌풍을 일으켜 LG 팬덤화에 기여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보관·충전, 먼지통 비움까지 한 번에 가능한 신개념 청소기 거치대 ‘올인원타워’를 A9S 오브제컬렉션 신제품에 적용해서 선보인 후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존 모델도 사용이 가능한 ‘올인원타워’를 곧바로 이어서 출시했다.

최근에는 집에서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길러본 경험이 없거나 관리하기 어렵다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신개념 식물생활가전 ‘LG 틔운’(LG tiiun) 출시, 매일 세탁하기 힘든 어린이 옷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스타일러 키즈 전용 옷걸이를 업계 처음 선보이는 등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회사가 직접 아이 엄마들로 구성된 ‘유플맘살롱’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아이를 둔 키즈맘 직원들이 운영하며 고객과 공감대를 키웠다.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수집하며 ‘아이들나라’, ‘생생도서관’ 등 컨텐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U+아이들나라’ 누적 이용자 수도 4300만명을 돌파했다.

<뉴스워치>에서 LG그룹의 혁신플랫폼 특집을 준비하면서 LG그룹,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디스플레이, LG CNS 등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 LG그룹 및 각 계열사는 그룹사의 경영 방침에 따라 보조를 맞춰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LG그룹 혁신의 최종 종착점은 고객에게 있으며 미래 지속경영을 위한 해답에는 고객이 늘 함께 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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