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부스터샷에 이어 4차 접종까지 거론되면서 백신 효과에 대한 논란 가중
방역 당국, 중증 예방 이유로 백신 추가접종 독려…반발 움직임 거세지고 있어
정맥 주사형 치료제에 이어 먹는 치료제 도입 예정되면서 사망률 감소 기대

[편집자주] 새해 첫 달에는 모두가 ‘희망’을 기원한다. 가정, 일터, 학교 등 모든 곳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변화의 흐름을 잘 읽으면 어느 정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이와 반대로 흐름을 놓치면 무언가에 쫓기듯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다만 과거를 기초로 한 전망은 일정 부분 가능하다. 이에 <뉴스워치>에서는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를만한 주제를 선정해 연속으로 다룬다. 이번 기획은 내부 회의를 거쳐 ▲사회적 거리두기 ▲공급망 문제 ▲ESG 경영 ▲팬트업 소비 ▲코로나 백신·치료제 ▲친환경 사회 ▲디지털 금융 ▲로보틱스로 선정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민수 기자] 2020년과 2021년 전 세계를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은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다른 전염병처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 상황으로만 봐서는 아직 끝을 알 수 없는 전쟁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백신을 맞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면서 효과 자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2차 백신 접종에 이어 3차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고, 4차 접종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방역패스 집행정지 인용 판결이 나오면서 추가 백신 접종의 타당성을 놓고, 당분간 정부와 법원이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이와 같은 코로나19 백신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2월 10일), 화이자 백신(3월 5일), 얀센 백신(4월 7일), 모더나 백신(5월 21일)이 차례로 허가된 후 고령층, 의료계 종사자 등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이 시작됐다. 지금은 12세 이상 접종이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으로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방식이고,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RNA 백신’으로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RNA 형태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접종 횟수와 간격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원리는 접종 후 면역세포가 중화 항체를 생성하게 되는데 해당 항체가 호흡기를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했을 경우 제거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품목허가를 할 때 임상시험 참여자 중 백신접종군(시험군)과 위약접종군(대조군)의 감염 환자 비율을 토대로 예방 효과를 분석 및 평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이자와 모더나의 최종 임상3상 결과는 화이자 95%(2020년 11월 18일 발표), 모더나 94.1%(2020년 11월 30일 발표)로 보고된 바 있다.

다만 백신 접종의 효과성이 최종적으로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는 제약사별, 국가별, 의료 전문가별 의견이 저마다 엇갈리고 있어 우리나라 정부도 정확하게 규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방역패스 안내하는 백화점./사진=연합뉴스
방역패스 안내하는 백화점./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까지 나서서 담당 부처에 접종 대상자 확대 및 4차 접종 방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수석보자관회의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큰 고비가 기다리고 있는데 첫 번째는 설 연휴 기간의 확산 우려이고, 두 번째는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50대 이하 연령층의 3차 접종 속도가 오미크론 피해의 크기를 결정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며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기 전에 50대 이하 3차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소아 청소년 대상 접종 확대와 단계적인 4차 접종도 빠르게 결론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방역 당국의 권유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백신 추가접종을 반대하는 사람과 백신 접종 여부를 판별하는 ‘방역패스’ 시스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작년 12월보다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방역 당국이 앞으로도 백신 접종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질병관리청은 3차 접종을 하면 돌파 감염에 의한 입원 93%, 중증 92%, 사망 81%를 예방할 수 있고, 2차 접종을 했을 때보다 확진률 11.3배, 중증화율 19.5배가 감소한다는 외국 연구논문을 제시하면서 3차 접종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식약처 허가와 각국 승인절차 등을 거쳐 안전성이 검증됐고, 전 세계적으로 85억회 이상 접종됐다”며 “3차 접종 이상반응은 1·2차 접종보다 크지 않고 대부분은 근육통, 발열 등 일상적인 이상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사법기관의 판단은 다르다. 이달 초 서울행정법원 제8부는 함께하는 사교육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질병관리청장,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법원은 코로나19 백신이 감염으로 인한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감염 및 위중증 예방을 위해 적극 권유될 수 있지만, 백신미접종자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은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법원은 특히 청소년에게 학원·독서실 등 이용을 제한하는 중대한 불이익을 가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청소년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직접 침해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충분한 합리성과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함께하는 사교육 연합 측은 “이른바 ‘기승전 백신’의 비합리적인 방역정책을 하루빨리 수정해 중증환자, 고령자 중심의 방역체제로 전환해 붕괴되어 가고 있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식당·카페에 이어 대형마트, 백화점에서도 백신 미접종자의 이용을 제한하는 방역패스가 확대 도입되자 자영업자, 소상공인, 일부 의과대학 교수,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을 중심으로 일방적인 정부의 방역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

결국 올해 1분기 중으로 방역 당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백신 3차 접종률을 높이고, 방역패스의 효율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패스 반대 시위./사진=연합뉴스
방역패스 반대 시위./사진=연합뉴스

백신과 별도로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는 ‘치료제’다.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위중증으로 번지지 않고, 사망률만 낮출 수 있다면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허가완료를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가 있다. 

이 중 최근 의료 현장에서 사용이 늘고 있는 렉키로나주는 약 60분 동안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를 투여한 경증, 중등증 환자 중 고위험군 446명에서 중증으로 이환되는 비율이 위약(434명) 대비 72% 감소했고, 임상적 회복 기간도 위약(12.3일)과 비교했을 때 4.12일 단축됐다.

주목해야 할 점은 올해부터 도입되는 ‘먹는 방식’ 치료제이다.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가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치료에 활용될 전망이다.

팍스로비드는 실온(15~30℃)에서 보관이 가능하고, 하루 2회·3알씩 5일 동안 복용하면 된다. 경증에서 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환자 2246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증상발현 5일 이내 투여하였을 때 입원 및 사망환자 비율이 88%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팍스로비드의 치료 효과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기대 이상일 경우 코로나19 방역 지침도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게임체인저’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치료제 개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연합뉴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외에도 머크의 몰누피라비르가 있다. 다만 몰누피라비르는 아직 국내에서 품목 허가 또는 사용 승인을 못 받았기 때문에 국내 유통은 법적으로 금지다.

현재 정부는 100만 4000명분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화이자 76만 2000명분, 머크 24만 2000명분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경구용 치료제의 신규 도입으로 재택환자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며, 오미크론 변이 대비 방역․의료대응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방역 상황과 의료대응 상황, 국내외 치료제 개발 현황, 치료제의 임상 결과 등을 종합하여 치료제 활용방안과 구매를 계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의 판단대로 먹는 치료제 도입이 국내 코로나19 사태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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