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 P2E 본격 출격·시장 진출 서둘러…‘글로벌 경쟁’ 치열하게 전개
K-게임사, 미래 먹거리로 자체 생태계 구축 ‘총력’ 전망…올해 P2E 게임 쏟아낼 듯
P2E, 돈 쓰는 게임 아닌 돈 버는 게임으로 부각…P2E 규제, 정부-게임업계 엇박자

국내 게임업체들이 P2E 시장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게임업체들이 P2E 시장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국내 많은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돈 버는 게임’ 시스템인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시장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022년 검은호랑이 띠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에도 국내 게임업계는 격변의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게임들은 돈을 써서 유료 아이템을 사야 이길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방식으로 진행됐다. ‘돈을 써야 이기는 게임’인 P2W는 이용자가 돈을 쓸수록 캐릭터의 능력치가 높아지고 좋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간 P2W 시스템은 국내 게임사들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이었지만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이용자들에게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게임업계에선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회심의 카드로 P2E를 꼽고 있다. P2E는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이른바 아이템 구입에 돈을 쓰는 방식 대신 NFT를 활용하면서 게임을 할수록 유저가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인 P2E 방식이 핵심이다.

게임에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접목해 아이템과 캐릭터를 개인의 소유로 만든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아이템을 다른 이용자에게 팔고 이를 코인 및 현금으로 교환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게임은 돈을 쓰고 즐기는 놀이 문화였다면 앞으로 게임은 돈을 벌게 해주는 생계 수단으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게임사에서 미래 먹거리 비즈니스 모델로 P2E를 선정하고 P2E 도입에 대해 의견을 밝혀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국내 게임사들도 P2E 시장에 본격 가세할 예정이다. 신규 게임 개발,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 기존 게임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NFT(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P2E 게임을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미래 먹거리인 P2E의 자체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또 향후 각각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의 맏형인 엔씨소프트(NC)부터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 일제히 ‘P2E 게임’ 사업에 뛰어들며 P2E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이들이 준비한 P2E 신작이 하나둘 공개될 것으로 보여 치열한 선점 경쟁이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내년초 P2E 게임 라인업을 공개하겠다”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밝혔다.

아직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들은 구체적인 P2E 사업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P2E 사업이 본격 공개되는 올해 상반기,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P2E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P2E 관련 기술적인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로 P2E 모델 적용 구체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엔씨의 대표 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知識財産權)인 리니지에 NFT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서 “우리는 PC온라인 모바일 대규모 다중사용자 접속 온라인 역할 수행 게임(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이 NFT에 가장 적합한 장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게임에 적용할지는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실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자체 코인 발행은 기술적 검토를 했으며 완료 단계다”며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저희 경제 시스템에서 안정적이고 이용자에게 밸류를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일단 자회사를 통해 P2E 시장에 발을 내딛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 잼시티는 최근 블록체인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챔피언스: 어센션’(Champions: Ascension)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이용자 중심으로 구성된 판타지 세계관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전을 통해 보상을 획득하고 이를 NFT 형태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중견 게임사인 컴투스와 위메이드는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사 중 P2E 플랫폼 사업의 윤곽이 나와 있다. P2E 사업은 플랫폼 구축에 성패가 달렸다. 다수의 P2E 게임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야 사업성을 가질 수 있다. 

또 두 게임사는 ‘자체 NFT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거래소를 보유하게 되면 게임사는 ‘거래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함께 자체 NFT 거래소를 개발하고 있다. 위메이드 역시 P2E 게임 ‘미르4’ 이용자들이 캐릭터 및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 ‘미르4NFT’를 출시했다.

또 컴투스홀딩스도 내년 1분기부터 생태계에 합류한 블록체인 게임들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자체 개발 신작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를 필두로 글로벌 히트 IP기반의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자사의 대표 IP를 활용한 대형 MMORPG ‘월드 오브 제노니아’의 개발이 한창이다. 컴투스홀딩스 역시 블록체인 플랫폼 ‘C2X’ 생태계 확장을 위해 많은 게임사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P2E 시장은 ‘게임 혁명’으로 불리며 전세계적으로 대유행을 맞은 가운데 한국에서는 이용자들이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 모든 P2E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만 출시되기 때문이다. P2E 규제와 관련해 정부와 게임업계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한국은 국내 게임법에 의해 가상 재화를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P2E 게임을 불법으로 규정해 P2E 게임 출시 및 이용이 불가능하다. 게임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요소가 있다고 판단,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글로벌 트렌드를 쫓아가려는 게임사와 부작용을 우려하는 정부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2E 게임은 이미 글로벌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미래 먹거리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며 “P2E 게임의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안 된다고 규제의 칼날부터 들이대는 것은 산업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증을 하고 난 후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찾아내 규제를 해야 하고 산업적인 부분은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제안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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