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우주 연구개발 시작, 2010년 누리호 개발 사업 착수 후 첫 발사
韓, 1톤급 이상 실용위성 스스로 쏘아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우주 강국 반열
첫 발사 때 목표 궤도 도달한 확률은 30%, 누리호는 목표 고도까지 위성 보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지난 21일 오후 5시.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만든 우주선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동안 공상영화나 만화, 아니면 그저 꿈에서나 그리던 한국의 우주시대가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KSLV-II)는 역사적인 카운트다운과 함께 모두의 꿈을 실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제2발사대에서 하늘로의 비상을 시작했다. 이후 16분 만에 목표 고도인 700㎞에 도달하며 성공적인 발사를 이뤄냈다.

1990년대 초 우주 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30여년, 2010년 누리호 개발 사업에 착수한 지 약 12년 만에 올린 개가다. 이로써 한국은 1t(톤)급 이상 실용위성을 스스로 쏘아올릴 수 있는 우주 강국 반열에 올랐다.

현재 1t 이상 실용급 위성 발사가 가능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뿐이며 조건을 너그럽게 잡고 따져서 스스로 우주 발사체를 만들어 쏠 수 있는 나라를 모두 합해도 9개 정도다.

이번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기쁜 일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는 실패라고 매정하게 보도가 됐다. 또 이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는 권현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누리호는 전체 비행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며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3단 엔진 작동이 조기에 종료돼 발사체에 실린 탑재체인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가 원하는 궤도에 정확히 안착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로 인해 언론에서는 절반의 성공, 미완의 성공, 아쉬운 실패라는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누리호는 개발 과정에서 첫 번째 시험 발사를 한 상황이다. 보통 새롭게 개발한 우주 발사체 모델이 첫 발사 때 목표 궤도에 도달한 확률은 30%가 안 된다. 그런데 누리호는 첫 번째 시도에서 목표 고도까지 위성을 보냈다.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일을 우리 스스로가 축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관련 기업들에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냈다. 하지만 각 기업들마다 온도 차이는 분명했다. 또한 그들 스스로도 언론에서의 미완의 성공이 부담스럽다는 눈치였다. 이미 업계에서는 연구진의 눈물을 보면서 축배 대신 자숙을 선택한 듯하다.

누리호의 발사가 100% 성공 눈앞에서 멈췄지만 성공이나 실패로 규정짓기는 어렵다. 절대로 좌절할 필요도 없다. 이번 발사로 인해 부족했던 3단 엔진의 데이터를 확보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얻었다. 이번에 아쉬움을 남겼던 과제는 개발 과정의 전반을 되짚어보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내년 5월 19일로 잠정 결정된 2차 발사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두면 된다.

원하는 목표 고도까지 무사히 비행한 누리호가 우리나라 우주과학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믿으며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이정표가 됐다. 이제 다시 우주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 우주 강국을 향한 의지를 다잡으며 성공을 향한 연구진의 눈물은 아름답다. 또 그 과정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으로 믿는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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