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모기장에서 자는 어떤 모기
영등포 역 앞 광장, 점심시간
한 그릇 우동을 나눠주는 손길을 서둘러 받아들고
누가 뺏어갈까 눈치 보며 먹었다
모기장을 나와
점심도 어디로 먹었는지 생각하지 못하고
말울음을 진정시키려 왔다
그렇게 먼지를 마시며
하루를 보내도
모기장으로 들어가서 잘 돈도 마련하지 못했다
쓰레기가 되어버린 마권을 움켜잡고
그날 밤도 나는 잘 곳을 찾아서 돌아다녔다
내 가족의 골수에 촉수를 꽂아서 들이키면
뼛속 구멍에 바람이 일어난다는 건 알 수 없었다
그 밤에도
창녀가 반갑다며 길 안내를 하고
소매치기가 형님 왔냐며 등을 두드려줘도
신경 쓰지 않고 지나쳤다
역 안에 쳐진 모기장 같은 대리석 바닥이 시원하게 느껴져도
밤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도하겠지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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