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판매량과 생산량 증가 2020년 배출량 가장 UP…예년수준 회복
삼양, 생산량 증가에 온실가스 배출량 지속 상승 “노후 공장설비 개선 노력”
오뚜기, 즉석밥 생산시설 증가·무상배출로 2021년 탄소배출량 조정

[편집자 주]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핵심가치로 내세워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동 대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1982년 동안 연평균 국민총생산 성장률이 8.2%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면서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를 완성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어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었지만 철강·조선·화학 등 전통적인 굴뚝 산업들의 성장으로 인해 세계 국가별 탄소배출량(CO₂) 순위에서 9위에 랭크됐고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에서는 6위로 순위가 올라가며 탄소 악당이란 오명을 썼다.

한국도 산업화를 거쳐 탈산업화(post-industrialization)가 진행되면서 지식·정보·서비스 산업이 경제활동의 중심적인 비중과 위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공장의 굴뚝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도 일상에서부터 산업의 모든 부분에서 탄소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부분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뉴스워치>에서는 탄소 중립과 관련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탄소 중립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라면들./사진=연합뉴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라면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정호 기자] 최근 농심·삼양식품·오뚜기가 식품 분야에서 오랜 기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금자탑을 쌓았다. 국내 라면은 북미, 러시아, 중국으로 뻗어나가는 K푸드의 인기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말그대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다만, 문제는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량 증대도 동시에 이뤄지기에,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국내에서는 연간 1인당 라면 소비량은 73개로 알려져 있다. 그 인기에 맞춰 라면업계는 꾸준히 고객 선호도에 맞춘 제품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의 판매 기록과 누적 판매량은 브랜드파워를 나타내는 지표가 됐다.

라면./사진=농심 홈페이지 캡쳐
라면./사진=농심 홈페이지 캡쳐

농심이 출시한 ‘오징어 짬뽕’은 지난달 말 출시 30주년을 맞이했다. 연매출은 평균 약 360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판매량은 17억개 이상을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30년간 전 국민이 오징어짬뽕을 30개 이상 먹은 셈이다.

전자공시시스템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농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17만731tCO2eq, 2019년 17만6221tCO2eq, 2020년 18만5150tCO2eq, 2021년 17만6103 tCO2eq을 기록했다. 2020년 갑자기 18만대로 올랐고, 나머지 년도에서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농심에 따르면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상황으로 판매량과 생산량이 모두 늘었기에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한다.

농심은 온실가스 감축 설비를 안양·안성·아산·구미·부산·녹산 공장 등에 도입하며 온실가스 배출량 조절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선에 대한 방향성은 공조설비 통합관리시스템, 질소산화물 배출량 저감 보일러 설치 등으로 이어졌다. 공장 설비 개선을 통해 농심은 2018년부터 4475tCO2eq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었다.

제품 포장재 변경을 통해서도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계속해나갔다. 앞서 농심은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생수 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비율을 13.5% 감축했다. 소각 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폴리스티렌 재질의 컵라면 용기도 친환경 소재로 변경했으며, 봉지라면 포장재를 투명 비늘로 대체하면서 잉크 사용량 또한 줄였다.

불닭볶음면 해외시장./사진=삼양식품 홈페이지 캡쳐
불닭볶음면 해외시장./사진=삼양식품 홈페이지 캡쳐

삼양식품은 2012년 4월 중순 첫 출시된 불닭볶음면이 지난 1일 누적 판매량 40억개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불닭볶음면은 까르보불닭볶음면, 로제불닭볶으면 등으로 라인업 확대를 꾀하며 삼양을 대표하는 주요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수출액 규모서도 2017년 1억 달러 수준에서 2020년 3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높은 판매 실적을 세우고 있다.

다만, 불닭볶음면 브랜드의 높은 성장 속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 조절에는 다소 미흡한 모습이다. 삼양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3만1155tCO2-eq, 2018년 3만1770tCO2-eq, 2019년 3만5176tCO2-eq, 2020년 4만14tCO2-eq, 2021년 4만9583tCO2-eq 수준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삼양식품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생산량 증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등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만, 스마트 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한 공장이 있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효율 LED교체, 에코노마이저(급수예열장치) 설치 등환경 설비 투자 및 생활 속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에는 공장의 친환경 설비를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 참여와 밀양 공장에 BIPV(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를 설치하고, 한국형 RE100(K-RE100)에 가입할 예정이다.

포장재 부문에서는 ‘사또밥’과 ‘맛있는라면 비건’을 시작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총 21개 브랜드, 37종류의 제품 패키지를 친환경 패키지로 전환했다. 환경독성물질 저감 잉크를 이용한 친환경 포장재를 통해 온실가스 132톤 정도를 배출량 감축효과를 보았다. 올해는 친환경 사업장 구축과 제품 환경성 개선에 집중해 지난 2월, 전 사업장이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인증을 획득했으며 에너지, 전기, 용수, 폐기물 등 환경 영향 요소 별 데이터 관리를 시작했다.

오뚜기중앙연구소./사진=오뚜기
오뚜기중앙연구소./사진=오뚜기

오뚜기의 스낵면도 마찬가지로 출시 3주년을 기념하며 제품 디자인을 새롭게 했다. 스낵면은 2006년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밥을 말았을 때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알려지며 꾸준히 판매됐다.

오뚜기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는 2018년 3만4391tCO2eq, 2019년 3만3860tCO2, 2020년 3만3859tCO2eq, 2021년 5만653tCO2eq으로 나타났다. 2021년 갑작스럽게 탄소배출량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이유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대풍공장 내 즉석밥 라인 증설과 즉석밥 생산량 증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상할당 배출권의 변화도 영향을 끼쳤다. 무상할당제는 무역 의존도가 높거나 온실가스 감축 비용이 많이 드는 업종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무료로 하는 제도다. 무상할당 되던 탄소배출권이 2021년부터 유상 10%, 무상 90%로 변경됨에 따라 탄소배출량 기록이 조정됐다.

다만, 2018년에서 2020년까지 꾸준히 탄소배출량이 일정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아, 오뚜기가 지속적인 온실가스 조절 노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뚜기는 에코 팩토리(친환경 생산시설), 에코 패키지(친환경 포장) 등 6개 환경 테마를 통해 환경 역량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공정 과정에서 생기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보일러 연료 전환과 고효율 설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안양공장은 인버터와 냉동설비 냉각탑 개선을 통해 운전 전력 사용량을 감소했다. 대풍공장은 친환경 배터리를 활용한 지게차 도입으로 전력 소비를 줄였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로 에너지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충전된 심야 전기로 주간 최대 전력피크를 제어해 약 10%의 시간당 전력비를 절감했다. 2020년 신축된 녹색건축 우수(그린 2등급) 등급을 받은 친환경 건축물 ‘오뚜기중앙연구소’는 지열시스템 도입에 따른 냉난방 효율 향상 등으로 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기도 했다.

포장재 부문에서도 친환경을 위해 2014년부터 ‘폐기물 제로화 운동’을 통해 포장규격 개선, 규격 감량화, 친환경 소재 적용 등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고, 제품 박스 재질 변경 및 박스 크기 최적화로 종이 사용량과 포장재 두께를 줄이고 있다. 이밖에도 소비자에게 제품 재활용 및 폐기 시 용이성 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가치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오뚜기의 프레스코 스파게티 소스 제품에 병 분리배출, 재활용이 용이한 ‘리무버블 스티커’ 라벨을 적용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오뚜기 중앙연구소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지하 3층에서 지상 9층 규모의 친환경 ‘녹색 건축 인증’을 받은 첨단 R&D센터를 건립하기도 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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