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발생 시 보완 및 손해배상 청구 쉽게 변해
용적률 높이는 대신, 아파트 층수 더 올릴 수 있어
삼성물산 건설부문, 선제적인 층간소음 문제 대처 나서

[뉴스워치= 정호 기자] 오는 4일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실시를 앞두고, 그 동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해왔던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검토되는 가운데 정부는 용적률 확대 혜택과 시공비 지원 등을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은 2020년부터 층간소음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연구조직을 개편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과 층간소음 차단 성능 1등급을 공식 인증을 받기도 했다.

래미안 고요안(安)랩(LAB)./사진=삼성물산 홈페이지 캡쳐
래미안 고요안(安)랩(LAB)./사진=삼성물산 홈페이지 캡쳐

3일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는 층별 소리 차단 성능을 시공 후에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 경우 사업 주체가 사용검사를 받기 전 바닥충격음 성능검사기관으로부터 바닥충격음 차단구조의 성능을 검사받아 그 결과를 사용검사권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기준 미달 시에는 사업 주체에게 보완 시공, 손해배상 등의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도 층간소음을 바로잡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원회룡 국토부 장관은 스타트업·청년과 간담회를 통해 “층간소음은 건설사가 해결해야 하는데, 바닥 두께가 두꺼워지기 때문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 30층을 올릴 때 한 층 더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면 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0일 전후로 ‘주택 250만호+α 공급계획’을 통해 신축 아파트 슬래브 두께를 현행 210mm보다 두껍게 하면 용적률을 5% 높여주는 방침을 살펴보고 있다. 인센티브를 받을 경우, 아파트 시공 시 30층 높이에서 추가로 1층을 더 올릴 수 있게 된다. 추가적으로 국토부는 이미 완공된 아파트를 대상으로는 장려금을 지원하는 것 또한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 ‘래미안 고요안(案)랩(LAB)’을 설립해 연구기관·학계에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0년 12월 사내조직 개편을 통해 층간소음 전문 연구 조직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하면서, ENG실 ‘ENG실장’을 연구소장으로 하고 산하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을 투입했다.

층간소음연구소는 층간소음이 발생하는 원인과 현황을 분석하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기술개발,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삼성물산은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바닥 슬래브 두께를 높여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과 특허 출원에 성공한 바 있다.

해당 특허는 ‘슬래브 두께 변화를 통한 바닥충격음 저감 공법’으로, 기존 210mm 바닥슬래브에 특정 부분의 슬래브 두께만 250mm로 높이는 특화기술이다. 공법 적용 시 바닥슬래브 전체를 250mm로 높여 얻을 수 있는 진동과 소음 저감 효과의 90% 가까이를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닥 구조 전체 두께에는 변화가 없어 건물 층고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삼성물산은 층간소음 차단 성능 1등급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국가공인시험기관의 인증을 획득했다. 중량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은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40데시벨 (dB)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다. 삼성물산은 바닥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반죽)층의 무게를 높이고 완충재의 충격흡수력 향상을 꾀했다.

바닥충격음 차단 기술은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래미안 공사 현장 실증을 통해서도 확인했다. 서울 강남과 부산 지역의 래미안 건설현장에서 총 4개의 중량충격음 차단 기술을 국가공인시험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으로부터 차단 성능 1등급을 공식 인증 받았다.

기술 인증 외에도 삼성건설이 설립한 용인시 기흥구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 ‘래미안 고요안랩’은 연면적 2380㎡, 지하 1층 ~ 지상 4층 규모로 설립했다.

고요안랩은 초음파 슬래브 두께 비파괴 측정장비 등 최첨단 연구장비를 도입하고 소음 분야, 콘크리트 분야, 구조 분야 등 각 분야별 엔지니어가 상주해 현장에서 실험과 실증을 반복한다.

층간소음 연구 인력 뿐만 아니라 회사 내 미세 진동 전문가, 콘크리트 재료 전문가 등의 전문 인력과도 층간소음 저감을 목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개정된 1등급 기준에 부합하는 최고 등급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