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분석…MZ세대 경제상태 이전 세대에 비해 취약
직접 투자 등에 대한 관심 높아 금융권 잠재 고객으로 분류되고 있어
주요 은행들, MZ세대 대상으로 한 각종 서비스 및 마케팅 앞 다퉈 선보여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그동안 유통업계에서는 MZ세대를 ‘큰 손’으로 판단하면서 가상현실, 캐릭터 상품, 선호 연예인 및 유튜버 섭외 등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금융업계에서도 MZ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제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산업 영역을 막론하고, 확산되는 추세다.

이와 같은 MZ세대의 경제상태는 이전 세대보다 취약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No.2022-13’에 따르면 기존 세대와 다른 선호체계 등을 보이는 MZ세대가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세부 내용을 보면 MZ세대는 앞으로 상당 기간 우리나라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지만, 소득·자산·부채·소비 등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 기준 MZ세대 연령대(24~39세)의 근로소득은 2000년 동일 연령대의 근로소득과 비교해 크게 높아졌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MZ세대의 근로소득 증가 폭이 X(1965~79년생) 및 BB세대(1955~64년생) 근로소득 증가폭보다 하회했다.

또 2018년 MZ세대 연령대의 금융자산은 2012년 동일 연령대 금융자산에 비해 일부 높아지기도 했으나, 2000년과 2017년 사이를 보면 증가폭이 미미했다.

2018년 MZ세대 연령대 총부채의 경우 주택 마련 목적의 금융기관 차입증가로 2000년 이후 동일 연령대 대비 대폭 높아졌으며, X 및 BB세대 총부 채 증가폭을 크게 상회했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해외연구에 의거해 MZ세대의 특징을 ▲일과 가정의 균형 추구 ▲디지털 원주민 ▲공유경제 선호 ▲주식 직접투자 선호 ▲여타세대 대비 근로소득 증가세 부진 ▲금융자산 정체 ▲주택마련을 위한 부채 증가 등으로 꼽았다.

최영준 연구위원은 “정책 당국에서는 MZ세대의 생활방식, 취향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점검하는 한편 소득증가, 부채감소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쳥년희망적금 관련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사진=연합뉴스
쳥년희망적금 관련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사진=연합뉴스

이와 같은 MZ세대의 성향은 이달 초 마감된 ‘청년희망 적금’에 신청자가 대거 몰린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가나다 순) 등 주요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약 290만명 수준으로 마감된 상태로 당초 예상인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평균적인 은행 이자가 낮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청년희망적금 신청자가 급증한 것 같다”며 “현재 우리나라 은행 이자에 대한 MZ세대의 판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청년희망적금은 연 금리 9.31%에 해당하는 일반적금(과세상품)과 비슷한 적금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일부 은행들은 기꺼이 해당 금리를 부담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청년희망적금은 기존 상품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이자를 많이 줘야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청년희망적금으로 가입한 MZ세대가 앞으로 장기 고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꼭 그렇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사회초년생인 MZ세대가 VIP고객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은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 및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하나은행은 MZ세대를 위한 새로운 적립식 투자방식으로 작년 11월 출시한 ‘잔돈투자 서비스’의 확대 개편을 맞이해 5월 31일까지 ‘잔돈투자 챌린지 이벤트’(부제:잔돈을 목돈으로 체인지)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잔돈투자 서비스는 ▲결제 기반(쓸 때마다 남는 잔돈) ▲통장 기반(내 통장에 노는 잔돈) ▲미션 기반(달성하고 쌓는 잔돈)으로 특정 펀드 대상으로만 제공하던 서비스였으나, 이달 중순부터는 모든 펀드를 대상으로 서비스가 확대됐다.

하나은행 측은 “디지털 전환으로 투자의 방식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며 “잔돈투자는 어린 시절 돼지저금통에 저축하던 추억을 재현해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많은 고객에게 신선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나은행, MZ세대를 위한 새로운 적립식 투자 '잔돈투자 챌린지 이벤트' 실시./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MZ세대를 위한 새로운 적립식 투자 '잔돈투자 챌린지 이벤트' 실시./사진=하나은행

또 우리은행은 지난 2월 2022년 LCK 스프링 시즌 개막에 맞춰 ‘SNS 치어풀 인증 이벤트’와 ‘우리WON뱅킹 퀴즈 이벤트’를 열어 큰 관심을 모았다.

해당 이벤트는 우리WON뱅킹 애플리케이션 메뉴인 ‘WON하는 LCK’에서 매일 승부예측에 참여하고, 매주 치러지는 경기의 골드킹(게임에서 골드를 가장 많이 모은 선수)에 투표하면 추가로 골드리워드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됐다.

우리은행 측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우리은행 123년 역사 최초로 행원급이 팀장인 MZ마케팅팀을 신설했다”며 “MZ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와 e-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MZ세대의 시각에서 쉽고 재밌게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은행들의 MZ세대 유치를 위한 노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MZ세대의 사회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지출, 소비, 투자 등 금융 서비스와 관련한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데 첨단 IT장비, 가상현실 등에 익숙한 MZ세대의 성향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며 “MZ세대와 함께 호흡하려는 은행들이 다양한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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