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결핵 사망자 1356명으로 법정감염병 중 최다 기록
OECD 국가 중에서도 3번째로 높아…코로나19와 더불어 관리 신경 써야
정부 “결핵 무료 검진 동참” 호소…코로나 백신 추가접종 참여도 당부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보건의료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온통 코로나19에 쏠려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보다 결핵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예방에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취약계층의 경우 무료 검진 등을 통해 결핵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작년 기준 우리나라 결핵 사망자 수는 1356명으로 법정감염병 중 가장 많고, 이는 국내 전체 사망원인 순위 1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26일 밝혔다. 

고령층 진료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출처=연합뉴스
고령층 진료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출처=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의 2020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결핵에 이어 코로나19(신종감염병증후군) 922명,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 226명,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106명 등이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987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는 149만명으로 2019년(141만명)보다 5.6% 증가했다는 게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국내 결핵 사망자는 2012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20년 1356명으로 2019년(1610명)보다 15.8% 감소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사망자가 3번째로 높은 상태이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922명)보다도 434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OECD 국가 중 인구 대비 결핵 사망자 비율 1위는 리투아니아(10만 명당 4.6명)였고, 2위 콜롬비아(3.9명), 3위 대한민국(3.8명)가 불명예스런 이름을 올렸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전체 결핵 신규 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2010년 이후 연평균 각각 5.8%, 5.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65세 이상 신규 환자 비율과 사망 비율은 증가해 2016년 이후 결핵 사망자 10명 중 8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보면 결핵 사망자 수는 2017년부터 1000명대(1816명)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1356명으로 2010년(2365명)과 비교했을 때 42.7% 감소했다. 

연도별 65세 이상 결핵 관련 노인 사망자수 및 사망률./캡처=김민수
연도별 65세 이상 결핵 관련 노인 사망자수 및 사망률./캡처=김민수

문제는 고령층 사망 비율이다. 65세 이상 사망자는 1119명(약 82.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65세 미만은 236명(약 17.4%), 연령 미상은 1명(약 0.07%)이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우리나라가 결핵환자 및 사망 감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며 “다만 2030년 결핵 퇴치 수준 달성을 위해서는 보다 촘촘한 취약계층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사회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취약계층 대상(노인, 거동불편 장애인 등)을 찾아가는 결핵검진 사업을 본격 추진해 검진 사각지대를 줄일 방침이다.

정은경 청장은 “결핵 의심환자가 코로나19에 영향 없이 안심하고 필요할 때 적정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민간·공공 협력사업(PPM)을 강화해 결핵 진단 및 치료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즉, 65세 이상 어르신 등 결핵환자를 진단할 때 취약성을 평가하고, 완치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제공함으로써 완치율 제고 및 사망률 감소를 모색하겠다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결핵검진은 ▲설문조사 ▲흉부X선 검사 ▲객담(가래) 채취로 진행되는데 이동검진차량 또는 휴대용 X선 장비가 이용된다.

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으로 관련 증상을 보이게 되면 결핵검진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결핵은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하면 완치 가능하다.

정은경 청장은 “65세 이상 어르신은 매년 1회 보건소에서 무료로 결핵검진을 받을 수 있다”며 “검진일과 장소는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고위험군이 추가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11월 17일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522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한 이후 하루 평균 4백명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최근 돌파감염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고령층 및 요양병원·시설·감염취약시설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기본접종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추가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상군별 접종 방법 및 일정 안내./캡처=김민수
코로나19 대상군별 접종 방법 및 일정 안내./캡처=김민수

추진단에 따르면 기본접종 후 누적 돌파감염 추정사례는 이번 달 14일 기준 국내 접종완료자 3858만 2416명 중 0.115%(114.8명/10만 접종자)에 해당하는 4만 428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기본접종 후 일정기간(얀센 백신 2개월, 나머지 백신 4~5개월)이 지나면 백신의 효과를 강화하고, 본인과 가족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반드시 추가접종을 할 것을 권고했다.

대표적인 예로 이스라엘의 연구에서는 추가접종을 했을 때 감염 예방효과 11배, 위중증 예방효과 20배가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정은경 청장은 “기본접종 이후 대상별 도래한 시기에 추가접종까지 완료해야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며 “추가접종 대상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신속하게 참여해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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