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근대 국가 중 최초이자 최대의 이민 국가라고 불리는 미국은 지난 186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민으로 인한 인구학적·문화적 변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이민은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미국의 역동적 특성과 정체성의 상당 부분이 근거하고 있는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기준 이민자 수는 462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에서 이민자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2%이다.

미국은 초기에는 미국의 정신을 주입하는 동화주의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용광로 정책을 펼쳤으나 이는 이민자에 대한 심각한 차별로 이어졌다. 그러던 중 1965∼1968년에 걸친 ‘길고 더운 여름’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와츠지구를 비롯해 미국 대부분의 대도시 슬럼가에서 인종 폭동이 일어났으며, 1968년 4월의 M.L.킹 목사 암살을 계기로 다시 29개주 125개 시로 퍼졌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종차별과 관련하여 시민들의 인권운동이 활발해지자 미국 정부는 사회 흐름을 반영해 1965년에 ‘이민국적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을 수정하게 됐다.

일찍이 미연방법원은 1875년에 이민업무가 연방정부의 책임이라고 선언하고, 1891년에 이민국을 창설했는데 2001년 9월 11일에 발생한 테러를 기점으로 미국은 규제적이고 제한적인 이민 정책으로 전환했다. 2003년 법무부에서 이민을 관장하던 INS(Immigration and Nationalization Service)를 해체하고 이민업무를 국토안보부로 이관했다. 현재 이민은 국토안보부가 주관하며 국무부, 노동부, 법무부, 보건부, 교육부가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다양함으로부터 하나로(e pluribus unum)’라는 건국이념을 가진 대표적인 다민족국가로 헌법이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인종을 묻지 않고 미국 국적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1961년 케네디가 ‘평등 고용기회 위원회’에서 소수자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실시하면서 다문화국가의 기초가 마련되었고 3년 후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안이 통과되면서 대학 입학, 취업, 진급, 연방정부 사업에 소수인종이 진출할 수 있는 몫이 보장되기도 했다.

미국 시민권 및 이민 서비스(USCIS)는 미국으로의 합법적인 이민을 감독하는 미국 국토안보부(DHS) 산하기관이다. USCIS는 이민 및 귀화 서비스를 관리하고 이민 시스템의 무결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USCIS의 주요 의무와 책임은 다음과 같다.

먼저 USCIS는 다양한 이민 관련 신청서와 청원서를 접수하고 처리하는 일을 담당한다. 여기에는 비자, 영주권, 취업 허가, 망명 신청 등이 포함된다. 해당 기관은 기존 이민법 및 규정에 따라 이러한 신청서를 검토하고 결정한다. 다음으로 USCIS는 이민 혜택에 대한 적격성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이러한 혜택을 부여하거나 거부한다. 여기에는 신청서에 제공된 정보를 평가하고, 배경 조사를 하고, 신청자가 원하는 이민 혜택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한다.

셋째, USCIS는 귀화를 통해 미국 시민이 되고자 하는 개인을 위한 절차를 시행한다. 여기에는 지원자의 자격 평가, 인터뷰 실시, 영어 능력 및 미국 정부와 역사에 대한 지식에 대한 시험 관리가 포함된다. 넷째, USCIS는 난민 및 망명 신청 심사에 역할을 한다. 본 기관은 본국에서의 박해 또는 박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미국에서 보호를 원하는 개인의 신청서를 검토한다.

다섯째, USCIS는 자격을 갖춘 개인에게 취업 허가 서류(EAD)를 발급해 이들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한다. 특정 비자 카테고리나 인도주의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을 한다. 여섯째, USCIS는 고용주가 직원의 미국 취업 자격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시스템인 E-Verify 프로그램을 관리한다. 이는 고용주가 합법적이고 승인된 인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곱째, USCIS는 신청 절차의 일부로 신원 조사를 하기 위해 지문, 사진 등의 생체 인식 정보를 수집한다. 이민 시스템의 보안과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행된다. 여덟째, USCIS는 이민 절차, 권리 및 책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여기에는 이민자와 일반 대중이 이민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 제공이 포함된다. 아홉째, USCIS는 이민 정책의 개발 및 구현에 참여한다. 이 기관은 이민법 및 규정의 변경은 물론 광범위한 정책 계획에 맞춰 절차를 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 시스템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USCIS에 상당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효율성 향상, 처리 시간 단축, 투명성 향상을 주장하고 있다. 포괄적인 이민 개혁은 정책 입안자들의 오랜 목표였지만 합의를 달성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 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화학 박사학위 취득

서울시 영등포구청 인권위원회 위원

사)서울시 아동공공생활 지원센터 운영위원

현)동덕여자대학교 교양 대학교수

현)뉴스워치 편집위원

<신오쿠보 뉴커머 코리아타운과 이중의 정체성>, <일본의 다문화공생제도와 한국의 다문화정책> 등 다수 논문과 <화투-꽃들의전쟁>, <다원문화사회의 담론> 등 저역서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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