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2년도 C등급…2023년도에 낙제생 명단에 이름 올려
기재부 “사회적 책임 소홀”…‘윤리경영’ 문제 지적
권익위 종합청렴도 평가서 등급 소폭 상승…청렴노력도 ‘최고’

[편집자 주] 매년 기획재정부가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종사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최고인 S등급부터 최하 E등급까지 어떤 등급을 받느냐에 따라 기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기관장의 거취와 임직원의 성과급을 꼽을 수 있다. 기관장의 경우 2년 연속 D등급 또는 E등급을 받으면 자신의 이름이 해임 건의 대상에 올라갈 수 있다. 임직원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D등급이나 E등급을 받는 경우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는다. 전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되는 6월이면 기관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스워치>는 경영평가 발표를 반년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한 성적을 거둔 공기업들의 2023년 행보를 되돌아본다.

강원랜드 본사. 사진=강원랜드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강원랜드는 카지노를 운영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시장형 공기업이다. 부대사업으로 호텔과 콘도, 스키장, 워터파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32개 공기업 중 열 번째로 많은 임직원을 보유한 기관이며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운영하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 출범 첫 ‘낙제점’ 오명…이유는 소홀한 사회적 책임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사진=강원랜드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사진=강원랜드

강원랜드는 그동안 경영평가에서 뛰어나지는 않지만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왔다. 2019년도부터 2022년도 경영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C등급(보통)을 받아왔다. 이 등급은 전체 공기업의 3분의 1가량이 받는 수준이며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다만 2022년도 경영평가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강원랜드가 해당 연도에 받아 든 성적표는 D등급(미흡)으로 전년도 보다 한 단계 내려간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등급 하락뿐만이 아니었다. 출범 후 처음으로 낙제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강원랜드는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강원랜드가 2022년도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주요 원인은 낙제점을 받은 다른 공기업들과 같은 맥락이다. 바로 소홀한 ‘사회적 책임’이 이유였다. 강원랜드는 해당 연도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책임에 속하는 ‘윤리경영’ 비계량 부문 평가 결과 E0등급을 받았다. 공정과 청렴이 민간 기업보다 요구되는 공기업으로서는 치명적인 등급이다. 강원랜드의 경영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해당 등급의 이유 중 하나로 ‘청렴도’를 꼽았다.

기재부는 “청렴도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쳥렴체감도는 5등급, 특히 내부 청렴도 체감도가 전년보다 2등급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청렴도 제고 노력의 효과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MZ세대를 비롯한 세대 간 갈등과 상명하복의 조직문화 등에 대한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관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22년도 종합청렴도 결과를 살펴보면 강원랜드는 청렴체감도에서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이 평가는 민원인과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만큼, 대내외적으로 강원랜드의 부패행위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셈이다.

◆ 최철규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신임 사장 2023년도 경평 부담 덜해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가운데)이 지난해 12월 19일 스키하우스를 찾아 시설물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가운데)이 지난해 12월 19일 스키하우스를 찾아 시설물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강원랜드

현재 강원랜드를 이끄는 수장은 공석이다. 지난 2021년부터 4월부터 기관을 이끌었던 이삼걸 사장은 지난해 말 물러난 상황이다. 이에 같은 해 말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최철규 부사장이 직무대행체제로 기관을 꾸려가고 있다.

어떤 인사가 신임 사장으로 취임할지는 미정이지만 2023년도 경영평가 결과에는 부담을 덜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6월 발표할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이나 E등급을 받더라도 기관장 거취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영평가 결과를 토대로 2년 연속 D등급을 받거나 E등급을 받아 경영실적이 부진한 기관장을 해임 건의 대상에 올린다. 단 2023년 말 기준으로 취임 6개월 미만이면 제외된다. 때문에 신임 기관장이 부임하더라도 2023년도 경영평가에 낙제점을 받아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직원들이 받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2022년도에 이어 2023년도까지 낙제점을 받을 경우 내부 분위기가 침체할 수 있다. 직원들이 2년에 걸쳐 성과급을 못 받게 되면 이와 관련한 불만도 커질 수 있어서다.

◆ 권익위 종합청렴도 등급 ‘UP’…ESG 경영평가도 ‘A등급’

강원랜드가 지난해 4월 ‘반부패 청렴윤리경영 FIRST 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사진=강원랜드
강원랜드가 지난해 4월 ‘반부패 청렴윤리경영 FIRST 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사진=강원랜드

다만 올해는 2022년도 경영평가에서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종합청렴도 결과가 상향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3등급을 획득해 직전 연도보다 한 계단 오른 성적표를 받았다. 청렴체감도는 동일한 5등급이었지만 청렴노력도는 1등급을 받아 최고 등급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4월 기관장을 비롯해 본부장 및 실·팀장 등 60명이 참석해 ‘반부패 청렴윤리경영 FIRST 실천 선언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청렴 가치 실천을 위해 공정한 업무수행과 조직 문화 조성을 다짐했다. 같은해 8월에는 임원진과 고위직 관리자 133명을 대상으로 반부패 청렴·성희롱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청렴 기업 도약에 힘을 쏟았다.

성격은 다르지만 사회적 책임과 밀접한 올해 ESG 경영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것도 눈길을 끈다. 강원랜드는 한국ESG기준원(KCGS)가 발표한 지난해 ESG 평가에서 통합 A등급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각각 A+등급을 받았으며 지배구조 부문에서 A등급을 받았다. 통합 A등급 달성은 2020년 이후 네 번째다.

강원랜드가 지난해 청렴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인 만큼, 이번 경영평가에서 우등생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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