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강타한 ‘챗GPT’ 광풍, 본게임 내년부터 시작…다양한 AI로 사업 가속화
카카오, 총체적 위기…시세 조종 의혹부터 구조조정·법인카드 논란 악재 터져
‘페미 집게손가락’ 논쟁·게임업계 실적 혹한기·한국의 롤드컵 우승 이슈 이어져

[편집자 주] 어느덧 ‘검은 토끼의 해’인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저물어 간다. 전 세계적으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업들마다 복합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내고자 동분서주했던 한 해였다. <뉴스워치>는 올해를 마무리하며 10개 산업 분야를 결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미국 최대 AI 전문업체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챗GPT(ChatGPT)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미국 최대 AI 전문업체 오픈에이아이(OpenAI)의 챗GPT(ChatGPT)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2023년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게임업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올해 초 IT업계는 오픈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인 챗GPT(ChatGPT) 이슈가 미풍을 넘어 광풍인 상황을 맞이했다.

챗GPT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화두가 됐다. 이미 챗GPT는 세상을 바꾸는 신기술이 될 것이며 인간의 영역에서 편리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로 출시 1년을 맞은 챗GPT는 전 세계 이용자 17억명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 최대 AI 전문업체 오픈에이아이(OpenAI)에서 개발한 챗GPT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대화 전문 챗봇이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022년 12월 1일 공개된 챗GPT는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적합한 답변을 내놓으며 대화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가입 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문장 구조는 물론이고 농담을 하거나 자의식을 가진 것 같은 대답을 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특히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콕 집어주는 수준급 능력을 갖췄다. 

챗GPT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화하면서 이미 프로그래밍 코딩제작, 작곡·작사·그림그리기와 같은 창작활동, 정보요약, 과학 연구와 논문 작성 등에 이르기까지 높은 성능을 보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어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챗GPT(ChatGPT)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챗GPT(ChatGPT)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이미 미국 하원의원이 챗GPT가 작성한 연설을 의회에서 낭독한 데 이어 이스라엘 대통령은 한 행사의 개회사를 챗GPT로 작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의사 면허 시험까지 통과 가능한 챗GPT의 영역은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과 챗GPT의 등장으로 전문직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군(職業群)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챗GPT의 세상에서 한국의 기자들은 대량 해고 사태가 발발할 것이고 온라인 신문의 80%는 폐업을 하는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AI가 발달함에 따라 챗GPT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사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됐으며, 실제 국내에서도 증권 관련 기사나 수치 정보 등의 기사를 AI 기자가 담당해 작성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런 열풍이 이어지자 자연스럽게 국내 빅테크인 네카오(네이버·카카오)도 생성형 AI 서비스의 고도화를 추진하며 AI 주도권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내년에는 다양한 AI 서비스로 사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며 실질적인 성과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카카오의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카카오

올해 하반기에는 ‘카카오 사태’가 IT업계의 이슈로 등장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 계열사 구조조정, 재무 임원의 법인카드 논란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 상황을 맞았다. 

결국 1년 9개월 전 이사회에서 사임하며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가 쇄신을 강조하며 경영 일선에 다시 등판하게 됐다. 김 창업자는 임직원 간담회에서 “회사 이름까지 바꿀 각오로 쇄신하겠다”며 환골탈태의 의지를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선임된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1년 6개월 만에 물러나고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현재 카카오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습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페미 집게손가락’이 등장하는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 영상. 사진=넥슨
‘페미 집게손가락’이 등장하는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 영상. 사진=넥슨

게임업계 역시 크고 작은 이슈로 점철된 한 해였다. 먼저 넥슨의 ‘페미 집게손가락’ 논쟁으로 불거진 젠더(Gender) 갈등이 개개인의 사상 검증으로까지 확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에서 불거진 남성혐오 이슈가 게임업계를 덮쳤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영상을 비롯해 다수의 국내 게임 홍보 영상에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집게 형태로 구부린 동작이 나온다. 이를 두고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인 ‘메갈리아’(Megalia)에서 한국 남자의 성기가 작다고 비꼬며 비하(卑下)하는 ‘남성 혐오’(남혐)를 의미하는 집게손가락 손모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애니메이션 외주 제작 업체 ‘스튜디오 뿌리’가 제작한 게임 홍보영상에 집게손가락 모양이 부자연스럽게 많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 리턴,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등 업계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또 국내 일부 이용자들은 호요버스의 오픈월드 RPG(Role Playing Game·역할수행게임) ‘원신’에 남성혐오성 표현이 삽입됐다며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경의선 책거리 일대 상공을 선회하는 비행선을 띄운 바 있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게임업계의 실적 혹한기가 이슈로 부상했다. 글로벌 게임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국내 게임 시장 역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넥슨과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고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유저의 장르적 게임 선호도가 다변화되고 대작을 만들어도 별다른 특징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이 악재로 이어졌다.

결국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키는 게임이 부재하거나 대형 신작 출시가 요원했던 국내 일부 게임사들은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AI 금융 사업과 엔씨웨스트 등 해외 법인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조직개편 및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2년부터 적자가 지속 중인 넷마블도 해외 법인과 힐러비 등 일부 자회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특히 중국 수출선이 막히면서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가 없는 일부 국내 게임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게임업게에서도 다른 산업군과 마찬가지로 탈(脫)중국화를 외치게 됐다.

이와 함께 2023년은 게임사들의 수익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한 해로 기록됐다. 핵심 수익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의 표시 의무를 부과하는 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4년 3월 22일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어 캐시카우를 다시 구축해야 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사진=SK스퀘어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사진=SK스퀘어

한국의 롤드컵 우승이 핫이슈의 정점에 올랐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스타 플레이어인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27·T1)을 중심으로 LoL 국내리그 LCK의 SKT T1이 국제대회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승리를 거머 쥐면서 e스포츠 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용과 위신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T1은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 LPL의 웨이보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었다. T1의 롤드컵 제패는 2016년 롤드컵 이후 7년 만이다. LCK는 이로써 지난해 DRX 우승 이후 2연속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또 올해 개최된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e스포츠 대표팀이 종목 2위의 성적을 거뒀다. 총 7개의 종목 중 한국 e스포츠 대표단이 출전한 4개 종목에서 획득한 메달은 총 4개다. 세부적으로 스트리트 파이터5에서 김관우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는 은메달을, FC온라인에서는 곽준혁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e스포츠 LoL 결승전에서 대만에 세트 점수 2-0으로 승리하며 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지난 대회에서 은메달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e스포츠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최고 인기 종목인 LoL 챔피언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이 e스포츠 강국임을 재확인시켰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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