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검사키트·백신·치료제 등 수요 급감
글로벌 경제 한파 신규 투자도 난항…업황 회복 시일 걸릴 듯

[편집자 주] 어느덧 ‘검은 토끼의 해’인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저물어 간다. 전 세계적으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업들마다 복합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내고자 동분서주했던 한해였다. <뉴스워치>는 올해를 마무리하며 10개 산업 분야를 결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제약·바이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제약·바이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코로나19(COVID-19)가 처음으로 발병한 이후 약 4년이 지났다. 지난해까지 세계적인 감염병의 위력으로 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갔지만 풍선효과처럼 제약·바이오 업계는 호황을 경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을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항체 생성률이 높아졌고, 코로나19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감염병이 끝났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풍선처럼 부풀었던 코로나발(發) 거품이 빠지면서 코로나19 검사키트, 백신, 치료제 등의 수요가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대유행기인 2020년 3분기 당시 분자진단시약 제조기업인 씨젠이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바탕으로 매출액 5688억63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12.9%가 상승한 바 있으며, 영업이익도 3440억3000만원으로 2243.2% 증가했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씨젠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918억8624만361원, 영업이익은 100억9433만2723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풍선 효과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누렸다면 현재는 고무줄 효과에 의해 영업이익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원위치로 돌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제약·바이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제약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반영됐던 영업이익이 빠지는 것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에 초점을 맞췄던 사업을 중단하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문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물류 이동이 제한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등으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퍼팩트스톰(Perfect Storm)’ 복합위기 시대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규 투자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며 업황에도 한파가 지속되는 모양새가 이어졌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속속 발생하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제약·바이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제약·바이오는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산업인데 현재와 같이 글로벌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속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다른 산업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신규 R&D 투자를 할 수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또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된 기술특례 상장 제도가 최근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신규상장(IPO·Initial Public Offering) 문턱이 높아졌다.

실제 2005~2020년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새롭게 상장된 회사 대다수가 바이오 기업이었으나 2021년 들어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모델 개정이 이뤄졌고 상장 예비심사에서도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제약·바이오사의 IPO가 어려워졌다.

이런 악재들이 겹치면서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풍선효과가 빠지고 정상적으로 업황이 회복될 때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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