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 안목, 위기 극복 뚝심 탁월…경영 능력 긍정적 평가
정권 교체 때마다 ‘포스코 흔들기’ 심각…새로운 전환점 필요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철강회사, 굴뚝기업의 한계를 넘어 첨단소재 미래기업으로 재도약 기회를 잡았다. 그룹의 방향성은 보다 분명해졌다. ‘세상에 가치를 더한다’는 새로운 슬로건을 앞세워 ‘국민기업’에서 ‘기업시민’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 포스코의 역할을 ‘기업’에서 ‘시민’으로 확장해 경제적 수익을 통한 창업이념 ‘제철보국(製鐵報國)’을 실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존·공생의 가치 추구,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 리더가 바로 최정우 회장이다. 포스코는 최 회장 취임 이래 5년간 가장 역동적이고 비약적인 성과를 거뒀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업시민’을 통한 기업가치와 경쟁력 제고를 강조한다. 이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글로벌 모범시민’ 실천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업시민’을 통한 기업가치와 경쟁력 제고를 강조한다. 이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글로벌 모범시민’ 실천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올해 연말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다.  포스코 역사상 연임 이후 임기를 채운 최초의 CEO(최고경영자)가 된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한 뒤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3월 초 만료되지만 통상 만료 시점 4개월 전 차기 CEO 선출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운영되는 만큼 사실상 연말이면 임기를 완주한 것으로 본다. 남은 시간이 짧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조기 퇴진이나 이사회의 교체 추진은 경영 공백을 초래할 뿐 실익은 없다.

도리어 3연임 도전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 최 회장이 재임 기간 쌓아올린 치적이 창사 이래 ‘최대’ ‘최고’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지주사 체제 전환과 친환경 중심 사업 다각화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 포스코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대기업 순위에서 5위로 올라섰고, 7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포함한 그룹 6개 상장사 시가총액이 합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몸집만 불린 게 아니다. 기존 철강과 미래 소재의 균형성장, 사회적 책임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브랜드 영향력을 높였다.

포스코의 이 같은 성장은 최 회장의 안목과 뚝심의 결과라는 데 안팎의 이견이 없다. 특히 최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온 경영이념 ‘기업시민’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된다. 기업도 시민의 일원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포스코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물론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기업시민’은 ‘리얼밸류’ 경영으로 확대됐다. 재무적 성과에 더해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함으로써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지난 12일 개최된 ‘2023 포스코포럼’에서 “리얼밸류 스토리를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그룹의 성장 비전을 알리는 효과적인 툴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개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세상에 가치를 더합니다 Green Tomorrow, With POSCO’에도 포스코 고유의 리얼밸류 경영 의지를 피력했다. 포스코는 사흘에 걸쳐 포럼을 진행하며 7대 핵심사업 ▲철강 ▲이차전지소재 ▲수소 ▲리튬·니켈 ▲에너지 ▲건설 ▲식량에 대한 리얼밸류 실현 방안을 논의했다. 도출된 결과물은 중장기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이 발표한 신규 브랜드 슬로건 ‘세상에 가치를 더합니다 Green Tomorrow, with POSCO’ 포스터. 사진=포스코
포스코그룹이 발표한 신규 브랜드 슬로건 ‘세상에 가치를 더합니다 Green Tomorrow, with POSCO’ 포스터. 사진=포스코

최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뒤따르면서 그의 거취는 또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연임 임기 완주 기록이 결국 포스코와 정치권의 완전한 독립을 방증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포스코는 이미 2000년 10월 민영화를 이뤘다. 당시 정부에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극복 방안의 하나로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김을 피할 순 없었다. 국민연금공단이 7.72%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준 공공기관으로 불리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외풍을 맞아야 했다.  

실제 민영화 이후 유상부(5대)·이구택(6대)·정준양(7대)·권오준(8대) 전 회장까지 역대 회장들은 정권이 교체된 이듬해 모두 중도 사퇴를 택했다. 정권이 바뀌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선례가 반복되면서 최 회장 또한 전임 회장들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최 회장은 현 정권 출범 이후 5개월여 만에 실시된 지난해 국감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해 여당으로부터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에 대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불가항력적 자연재해를 강조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토로했다.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는 포스코에게 뼈아픈 기억이지만 반대로 포스코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다. 사상 초유의 재난을 135일 만에 극복하는 기적을 보여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공장 일대가 완전 복구되기까지 최소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예측했다. 예측을 뒤집은 것은 민·관·군과 손잡고 공장 재가동에 전사적으로 뛰어든 포스코 전 임직원들의 헌신이다. 기적의 스토리가 담긴 ‘냉천범람 수해복구 백서’는 지난 7월 3일 개최된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타임캡슐에 담겨 포항 Park1538 명예의 전당 인근에 봉인됐다. 종합준공 100주년이 되는 2073년 7월 개봉 예정이다. 

최 회장의 완주는 이제 9부 능선을 넘었다. 위기에 강한 최 회장의 뚝심 경영이 뒷심을 발휘할 때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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