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자” 사회 및 구성원과 더불어 성장하는 경영전략
최종현 선대회장 가르침 실천…“사업보국·사회공헌 소명”

[편집자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위기에 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발한 이듬해 총수에 오른 그는 비상경영으로 파고를 넘었고, 그룹 해체 위기까지 몰렸던 소버린 사태에선 투명경영을 앞세워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보다 더 심각하다는 현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도 혁신경영으로 국내 재계 서열 2위를 꿰찼다. 갑작스레 타계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빈자리를 메운 것은 물론 국내 대표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데 이견이 없다. 최 회장은 9월 1일 취임 25주년을 맞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8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사옥에서 열린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 사진전을 찾아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글로벌 SK, 사회에 공헌하는 SK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8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사옥에서 열린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 사진전을 찾아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글로벌 SK, 사회에 공헌하는 SK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SK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SK그룹의 상징은 ‘행복날개’다. 나비 문양의 양 날개는 각각 기업과 사회의 행복을 의미한다. SK의 ‘더블 보텀 라인(DBL·Double Bottom Line)’ 경영 양대 축인 경제적 가치(EV·Economic Value)와 사회적 가치(SV·Social Value)를 동시에 추구하고, 함께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기업의 이윤만 쫓는 게 아니라 기업 경영 활동으로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국민경제 기여 사회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사회성과의 핵심은 이해관계자와 구성원의 행복이다. 

SK의 행복 추구는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그룹 경영 철학이자 실천 방법론인 ‘SKMS(SK Management System·SK 경영관리체계)’를 개정해 그룹 주요 계열사 정관에 반영했다. 경영의 궁극적 목적을 ‘구성원의 행복’으로 명시한 것이다.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업무 몰입도, 직무 만족도, 삶과 미래 등에 대한 행복감 등을 진단·집계한 ‘행복 점수’도 2019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성원들의 행복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추진에 노력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발벗고 나섰다. 올해도 SK그룹 신입사원들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직문화와 업무에 부담을 토로하는 신입사원에게 “주변 분위기를 해칠 것을 걱정하지 마라. 내 의견이 좋은 의견인지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나의 즐거움을 표현하고 동료들과 행복을 나누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룹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신입 구성원들에게 설명하는 ‘회장과의 대화’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이어져온 SK의 오랜 전통이다.

최태원 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4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 참석해 구성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SK
최태원 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4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 참석해 구성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SK

최 회장은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소통 방식엔 진화된 모습을 보였다. 경영 뿐만 아니라 인생을 주제로 진솔한 대화를 이끌었고, 강연이 아닌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으로 시간을 채웠다. 2019년에는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행복토크’ 100회를 진행했다. 당시 최 회장은 “구성원들의 긍정적 에너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 매 순간이 인상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SK가 추구하는 행복경영은 구성원 행복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성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개념을 처음 제안했다. 이후 SK그룹은 2015년부터 SPC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326개 사회적 기업에 총 527억원의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재원은 SK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와 SK 멤버사들이 낸 기부금으로 마련했다. 최 회장의 행복론이 생생경영으로 확대된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최종현 선대회장의 가르침을 성실히 실천하고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고 말해왔다. 최 회장 또한 같은 생각이다. 2014년 발행한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선친께서 몸소 보여주신 사업보국과 사회공헌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인생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직을 수락한 데 대해서도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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