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로 수익 창출 및 성장 발판 마련…CVC 설립 추진도
“기존 틀 깨고 관점 전환해야” 혁신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목표

[편집자주] LX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23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라 5월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동시 지정됐다. 이로써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기업집단 LX의 동일인(총수)으로 이름을 올렸다. 재계 순위는 4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된 자산총액이 11조2734억 원이다. 모두 독립경영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2021년 5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X그룹은 이른바 '일등 리더십'으로 알려진 구 회장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재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출범 3년차를 맞은 올해 계획은 질적 성장과 도약의 기회 마련이다.

경기도 평택시 소재 포승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 전경. LX인터내셔널은 포스그린파워 인수로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발굴 및 연료공급 사업 검토 등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고, 친환경 신재생 발전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사진=LX인터내셔널
경기도 평택시 소재 포승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 전경. LX인터내셔널은 포스그린파워 인수로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발굴 및 연료공급 사업 검토 등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고, 친환경 신재생 발전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사진=LX인터내셔널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LX그룹의 경영철학은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이다. ‘연결’은 ‘미래’, ‘사람’과 함께 그룹의 핵심가치로 꼽힌다. 첨단 기술과 고객의 삶을 연결해 모태기업인 LG의 인본주의를 계승하고, 지금 세대와 다음 세대를 연결해 미래를 이어간다는 게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제시한 방법이 바로 기술과 혁신이다. LX그룹은 기존 사업 역량 강화와 함께 사업 다각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육성에 나서면서 기술과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혁신은 각 계열사들의 사업 영역 확장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LX인터내셔널과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LX세미콘이 대표적 사례다. 두 계열사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본업을 뛰어넘어 신사업의 토대를 닦고, 궁극적으로 그룹 성장의 발판이 됐다는데 이견이 없다.

LX인터내셔널은 종합상사에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업 부문이 자원, 트레이딩·신성장, 물류에서 친환경 에너지 및 신재생 발전이 추가됐다. 그룹 출범 이후 ▲SKC, 대상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PBAT 생산·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진출) ▲부산 친환경 복합 불류센터 건립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 인수(친환경 유리 시장 진출)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 인수(바이오매스 발전사업 진출)를 차례로 추진해온 결과다.

최근에는 ‘미래 유망 에너지 분야 핵심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2차전지 전략광물 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 복수의 니켈 광산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다. 뿐만 아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국내 니켈 정련 및 전구체 생산 비중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여기에 필요한 중간재 관련 사업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는 게 LX인터내셔널 측의 전언이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다 올해 주총에서 발행 주식의 총수를 2배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켜 자금 조달 대책을 마련해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HMM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 LX판토스를 국내 1위 육해공 종합물류기업으로 키우려는 게 아니냐는 뜻이다. 실제 HMM은 국내 최대 해운사로, 현재 바이오선박유와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 LX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기대될 만하다. 

LX세미콘은 전장용 반도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 업계의 선구자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을 준비한다.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은 전장용 반도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 업계의 선구자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을 준비한다.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도 글로벌 톱티어(Top-tier) 시스템 반도체 회사를 목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그 첫걸음은 차량용 반도체다. 지분 취득으로 2대 주주(10.93%)에 오른 텔레칩스를 통해 시장 진출을 꾀했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AP 설계가 주력 사업이다. LX세미콘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텔레칩스와 본격적인 협업을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 8월 신설된 오토 개발담당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방열기판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돌입한다. 방열기판은 전력반도체 수명과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로,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15% 성장이 전망되는 기대 사업이다. LX세미콘은 이미 경기도 시흥에 생산공장을 완공한 뒤 가동을 준비 중이다. 이로써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디플레이용 반도체 T-Con, 전력반도체 PMIC 등에 이어 전장용 사업을 강화하게 됐다. 일각에선 시장 점유율 확대 차원으로 전력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매그나칩의 인수 재검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굵직한 M&A를 성공시키며 신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온 LX그룹은 올해도 각 계열사들의 사업 다각화, 수익성 및 성장성 제고를 위한 고민을 이어간다. 그룹 내 경영개발원 역할을 수행하는 LX MDI(Management Development Institute)가 계열사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한편 사업 리스크 예방·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지주회사인 LX홀딩스는 사업 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해 현재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 CVC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주사가 직접 신사업 투자를 모색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사업에 대한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의지도 상당하다. 그는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는 마켓 센싱 역량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속도감 있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기존의 틀을 깨고 관점을 전환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혁신을 통한 미래 연결, 새로운 가치 창출이 바로 LX그룹의 철학과 정신이다.

한편, LX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4개 계열사를 뒀다. 상장법인은 지주사인 LX홀딩스를 포함해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까지 4곳이다. 이외 ▲LX MMA ▲LX판토스 ▲LX판토스부산신항물류센터 ▲헬리스타항공 ▲당진탱크터미널 ▲에코앤로지스부산 ▲그린누리 ▲한울타리 ▲포승그린파워 ▲LX MDI는 비상장법인이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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