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계열분리 2년 만에 대기업으로 성장…공격경영 통했다
“위기를 기회로” 유연한 전략적 대응으로 ‘준비된 기업’ 목표

[편집자주] LX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23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라 5월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동시 지정됐다. 이로써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기업집단 LX의 동일인(총수)으로 이름을 올렸다. 재계 순위는 4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된 자산총액이 11조2734억 원이다. 모두 독립경영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2021년 5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X그룹은 이른바 ‘일등 리더십’으로 알려진 구 회장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재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출범 3년차를 맞은 올해 계획은 질적 성장과 도약의 기회 마련이다.

LX그룹 CI. /사진=LX홀딩스
LX그룹 CI. /사진=LX홀딩스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LX그룹이 오는 3일 창립 2주년을 앞두고 신발끈을 고쳐맸다. 지금까지 친족분리를 인정받고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내실 성장에 기울여 ▲사업의 기본 역량 지속 강화 ▲주력 사업 구조 고도화 및 경영 효율성 극대화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위기 대응 능력을 높여 대외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경영의 기본과 업의 본질에 더욱 충실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준비된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게 구본준 LX회장의 설명이다.

기반은 탄탄하다. 지난 2년 동안 외형적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평가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계열사는 LX인터내셔널이다. 올해 1월 인수한 한국유리공업(지분 100%)을 포함해 포승그린파워 지분(63.3%) 인수, SKC·대상과 생분해 플라스틱(PBAT) 합작법인 설립, 부산 친환경 복합 물류센터 건립 등 본업인 무역업 외에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오며 그룹 전체 매출을 견인해왔다. 지난해 달성한 LX인터내셔널의 매출 18조7595억 원은 그룹 전체 매출(25조2732억 원)의 74.2%를 차지한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조5507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신사업으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광물 및 에너지 분야 사업 육성에 탄력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홀딩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홀딩스

그룹의 성장 배경은 구 회장의 강한 리더십으로 설명된다. 평소 직선적인 화법으로 ‘1등 DNA’를 강조해온 그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출신다운 계산력과 추진력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독한 승부사’, ‘조용한 불도저’로 불렀다. 남다른 투지와 연륜이 지금의 LX그룹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구 회장은 1985년 LG그룹에 입사한 뒤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두루 지냈다. 계열 분리로 LX그룹을 공식 출범해서야 2인자 꼬리표를 뗐다. 무려 36년 만이다. 당시 구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CEO 시절부터 말해온 ‘1등 DNA’를 언급하며 “LX 전체에 뿌리 내리자”고 역설했다. 

LX그룹은 지주회사인 LX홀딩스를 정점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LX판토스(손자회사) 등 5개 계열사를 구성해 LG그룹에서 독립했다. 현재 계열사는 총 14개로 늘었다. 구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는 LX홀딩스 지분을 통해 전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지분율은 구 회장 19.99%, 아들 구형모 MDI 부사장 11.92%, 딸 구연제 씨 8.62%다.

LX그룹 전략의 핵심축은 당연 LX홀딩스다. 지난해 11월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LX MDI(Management Development Institute)가 그룹 내 경영개발원 역할을 수행하며 각 계열사들의 경영컨설팅, IT·업무 인프라 혁신, 미래인재 육성, 리스크 예방 및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의 사업 방향과 전략 수립도 지원할 방침이다. 구 회장이 강조하는 ‘유연한 전략적 대응’ 차원에서다. 회사 측은 “그룹의 싱크탱크로 마켓 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 역량을 갖추고 있어 그룹 미래 준비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MDI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구 부사장의 역할도 강화될 전망이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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