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2600~2700선 왔다 갔다 하며 국내 투자자 불안감 가중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및 미국 금리 인상 등 변수 많아
증권가에서도 선호 업종에 대한 판단 엇갈려…신중한 투자 당부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여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혼돈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2주 사이 코스피 지수가 2600~2700선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이며 증권가 예측도 조금씩 다르게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및 네이버 금융에 따르면 2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장은 전날보다 0.16%(4.34포인트) 오른 2703.52포인트로 마무리됐다.

2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종가./사진=연합뉴스
2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종가./사진=연합뉴스

개인 투자자가 4285억원을 매수하며 2700선 위로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73억원, 1334억원을 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좀처럼 진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2월 15일부터 3월 2일까지 종가 지수를 보면 최저 2648.80포인트(2월 24일)에서 최고 2744.52포인트(2월 18일) 약 100포인트 가까이 변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코스닥 지수의 경우 2월 9일 910.53포인트로 마무리된 후 9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줄곧 800선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던 2020년 하반기 및 2021년 상반기와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60대 개인 투자자 A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의 충격이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다시 국내 주식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며 “손해를 보는 종목이 늘어나고 있지만, 손실을 보고 매도할 수는 없어 그냥 지켜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50대 개인 투자자 B씨 역시 “1분기 이후로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만 믿고 있다”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 봐도 작년과 달리 최근에는 온통 손해만 보고 있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픽사베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픽사베이

증권가에서는 3월 전망에 대해 조금씩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중한 업종 선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격화되면서 서방권의 제재 수위가 높아졌다”며 “러시아의 대화 가능성도 있지만, 공격 전개 양상과 추가 경제 제재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EU와 미국은 러시아 일부 은행에 대해 SWIFT(국제금융 결제망) 사용 금지를 결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히려 핵 위협 카드까지 꺼내고,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군사 작전을 강화하면서 갈등 양상이 더 커지고 있다.

최유준 연구원은 “노이즈가 산재한 상황에서 시장 대응이 녹록치 않으며, 추세 전환은 인플레이션 완화 시점에 달려있다”며 “은행과 소비재, 일부 민감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각종 국내외 사안만 놓고 보면 매우 불편한 환경이지만, 이슈의 무게감에 비해 금융시장의 반응 강도는 무뎌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하루하루 시장의 등락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너무 많은 정보(뉴스)와 민감한 가격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주가도 ‘복원’의 과정에 진입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이례적 유동성 조기 정상화 및 금리 상승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 등이 우리나라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오히려 선방하고 있는 면도 있다”며 “온전한 추세 복귀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반등 국면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금융에 나온 최근 코스피 지수 일봉 그래프./캡처=김민수
네이버 금융에 나온 최근 코스피 지수 일봉 그래프./캡처=김민수

대신증권은 코스피 밴드를 당초 2610~3330포인트에서 2500~3180포인트로 수정했다. 3월 초중반 코스피 시장의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 및 미국 금리인상 속도와 강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다만 3월 중 연간 저점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비중 확대의 기회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곁들여졌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2500선대부터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매수 전략을 권고한다”며 “글로벌 병목 현상 완화, 경기·교역 개선 최대 수혜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2차 전지, 인터넷을 최선호 종목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B증권은 3월 코스피 밴드에 대해 2550~2840포인트로 예상했다. ‘낙폭 과대 성장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제재가 결국 반도체 분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투자가 확대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는 게 KB증권 연구원들의 설명이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은 저점을 지켜냈고, 실적은 매출이 오를 수 있는 것이 상승의 조건”이라며 “의류, 미디어, 전기제품(2차 전지), 호텔레저, 반도체 소재·장비가 낙폭 과대 속 주목해 볼 업종”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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