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1월 들어 연일 하향세를 그리던 국내 증시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결국 코스피 지수가 2600대까지 내려왔다. 사상 최초 3000선을 돌파하며 화려한 폭죽을 터뜨렸던 작년 1월과는 완전히 다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각 2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 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한 미국 증시의 여파가 국내 증시에 그대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3월 자산 매입 종료 및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1분기 중 미국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예상 방향대로 금융정책이 흘러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둔 정책을 강조했다. 특히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많다는 의견을 내비쳐 3월에 이어 몇 차례 더 추가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안재균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에 대해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 될 경우 금리 인상 횟수가 4회 이상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물가 안정에 초점을 둔 정책 운용을 시사한 만큼 향후 긴축 속도는 물가에 좌우될 전망”이라며 “단기간 물가 상방 리스크 해소가 확인되기 전까지 금융시장 긴축 경계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을 위협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공급망 교란 심화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정학적 불안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노동시장의 타이트한 수급에 따른 임금 상승 등이 꼽았다.

하건형 연구원은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확대된 만큼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3~4회에 서 4회 이상으로 상향한다”며 “3월 금리 인상이 이뤄진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유지될 경우 이르면 5월 대차대조표 축소 발표와 함께 남은 5번의 회의 중 3번 이상 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B증권 김효진, 여주원 연구원은 이번 FOCM에 대해 ‘물가 안정’ 의지가 드러난 행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아직 불확실성은 많지만, 최우선은 물가 안정이라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물가 관련 변수들로는 아시아 지역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지목했다.

김효진 연구원은 “최대 고용보다 물가 안정으로 무게 중심이 확연하게 이동했다”며 “3월을 시작으로 상반기 3차례와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 증시는 장 초반부터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7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2.78 포인트 하락한 2636.46 포인트를 보였고, 코스닥 지수는 29.30 포인트 떨어진 852.79 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020년 12월 3일(종가 기준 2696 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약 3500억원, 1조 3100억원을 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이끌었고, 기관은 1조 6900억원을 매수하고 있다. 코스닥은 개인과 기관이 각각 약 2700억원, 3억원을 매수하고, 외국인이 2800억원을 매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 종목이 ‘파란불’을 켜고 있는 가운데 신규 상장으로 최대 관심사를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가 59만 7000원으로 시작한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오전 11시 기준 47만 6500원에 거래되면서 약 20%(12만 500원) 하향했다.

이 상태가 계속 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 경우 신규 상장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은 달성하기 힘들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관련주로 부각되었던 나인테크와 나라엠앤디 등도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