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 물가 상승 진행 중…여행 등 서비스 가격 부문 상승 가능성 제기
中 돼지고기, 日 통신비, 韓 자가 주거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NH투자증권 “GDP 2.7%, 수출 10% 성장할 것으로 보여” 제시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과 같은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면서 내년부터 리오프닝(경기 재개방)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를 통해 2022년 우리나라 GDP는 올해보다 2.7% 성장하고, 수출 역시 10%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내년 경제 전망을 담은 ‘위드 코로나, 위드 인플레’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국가에서 위드 코로나를 진행하면서 수요가 회복된 결과, 주요국에서 물가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내년도 경제 전망./사진출처=NH투자증권
내년도 경제 전망./사진출처=NH투자증권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독일에서는 이동지수가 하락했지만, 음식점·여가시설 부문과 같은 대면 서비스에서 소비회복 효과가 두드러진다는 게 보고서를 발행한 연구진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정여경 연구원은 “물가에 코로나19가 해소된 상황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며 “리오프닝이 확대되면 여행을 비롯한 서비스 부문의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오프닝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수요 개선에 따른 현상이므로 건강한 물가 상승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에는 리오프닝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서는 내년에 자동차, 주택을 중심으로 미국 내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급증했던 2004년 이후 미국 소매 판매는 급락하지 않았고, 2006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또 2010년과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도 미국 소매 판매 증가세는 2012년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즉, 각종 위기 현상으로 병목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이후에 선진국의 수요는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도 비슷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여행 등 체험 서비스를 소비하려는 수요가 강하게 발생했다. 

정여경 연구원은 “서비스 수요 확대는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데 올해 10월 우리나라 항공권 판매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미국에서도 향후 6개월 내로 여행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비중이 2020년 말 55% 수준에서 2021년 말 90%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변화된 노동시장의 분석도 이어졌다. 기업들의 구인(노동 수요)이 근로자들의 구직(노동 공급)을 상회하면서 임금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임금 상승률은 2000년대 초반 이후 15년 만에 4%를 돌파했다.

정여경 연구원은 “조심스러운 추정이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독일, 한국의 저축률은 고점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2년에는 저축이 소비로 전환되겠으나, 2023년에는 이런 효과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 및 수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출처=연합뉴스
제조 및 수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출처=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다시 심화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은 공급 병목 물가에는 상방 요인으로, 리오프닝 물가에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여경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필수재라고 볼 수 있는 외식과 개인 서비스 물가도 완만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11월 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유가가 급락했는데 이는 미국 리오프닝 물가의 급등세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권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저마다 다른 요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돼지고기가, 일본은 통신비가, 우리나라는 자가 주거비가 지목됐다.

먼저 중국은 올해 돼지 도축 수가 증가함에 따라 내년에는 중국 내 돼지 사육 두수가 감소하면서 오히려 나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스가 총리가 추진한 핸드폰 요금 인하 정책으로 인해 일본의 스마트폰 이용료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거비가 가계의 소비지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요 국가들 중 유일하게 소비자물가에 이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정여경 연구원은 “우리나라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3.2% 상승해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 가운데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주택임차료의 상승률은 1.7% 수준에 불과해 현재의 높은 전·월세 가격과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가 거주 비중이 58%로 높은 수준인데 한국 소비자물가지수에도 자가 주거비가 포함했다면 더 높은 물가를 목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의 ‘플러스 알파’ 요인으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들면서 GDP 2.7%, 수출 10% 성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민간소비는 백신접종 확대 및 ‘위드 코로나 ’국면에 힘입어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고,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건설 투자가 늘어나며 5년 만에 플러스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수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출처=연합뉴스
수출 관련 컴퓨터그래픽./사진출처=연합뉴스

다만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방역 대책을 예전보다 강하게 추진하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시작되면서 사회적 경기 체감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정여경 연구원은 “과거 선진국에서도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단기간 내 확진자가 폭증했으나 대다수는 리오프닝 체제를 유지했다”며 “11월 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으나, 위드 코로나 국면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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