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 도입 후 신규 확진자 늘면서 ‘자율’→‘적극 권고’
고3 학생 예방 효과 95.8%…중대 이상 반응 15건 있었으나, 사망자 없어
‘혹시나’ 하는 학부모 불안 여전…의료계 내에서도 찬반 의견 엇갈려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 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자 정부 당국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더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전에 대부분 접종을 완료했지만, 나머지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의 경우 부작용 발생 등을 걱정해 자녀의 백신 접종을 꺼려하고 있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선별진료소./사진출처=연합뉴스
선별진료소./사진출처=연합뉴스

18일 질병관리청은 0시 기준 총 4031만 2386명이 접종을 완료했고, 인구 대비 접종률은 78.5%라고 밝혔다. 18세 이상 인구 대비 접종률은 90.7%였다.

연령별 접종 현황을 보면 ▲80세 이상(82.3%) ▲70~79세(92.9%) ▲60~69세(94.5%) ▲50~59세(94.5%) ▲40~49세(90.2%) ▲30~39세(86.1%) ▲18~29세(88.6%) ▲12~17세(10.7%)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연령층이 80%, 90%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소아청소년에 해당하는 12~17세는 그보다 훨씬 낮은 10.7%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소아청소년에 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자율’로 권고해왔다. 그러나 지난 12일 ‘적극 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10~19세 일평균 발생률이 11월부터 계속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 둘째 주 연령별 일평균 발생률은 10~19세와 60~69세가 각각 5.6명, 5.9명이었다. 이 수치는 3명에서 4.1명 수준을 보인 20대, 30대, 40대, 50대보다 크게 높은 비율이다.

정부는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로 수정한 이유에 대해 올해 7월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2차 화이자 백신 접종 결과를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사진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사진출처=연합뉴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19일부터 9월 25일까지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88만 6338건을 접종했으며, 44만 2025명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을 신고한 접종자는 모두 3924명(0.88%)이었다. 이상반응 신고의 97.6%는 발열·두통·관절통 등 일반 이상반응이었고, 아나필락시스, 심근염·심낭염 등 특별 관심 이상반응에 해당하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2.4%였다는 게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일반 이상반응 신고 3887건의 증상별 내용을 보면 두통이 938건(24.1%)으로 가장 많았고, 흉통 883건(22.7%), 발열 716건(18.4%), 근육통 668건(17.2%) 순이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 중 심근염 및 심낭염 사례는 총 15건이었다. 외래 치료 5건, 입원 치료 10건이 진행됐으며 다행히 사망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접종에 대한 감염예방효과를 분석한 결과, 감염예방효과는 95.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보호해준다”며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르면 12~15세에 대한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은 16세 이상과 전반적으로 유사하여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사진출처=연합뉴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사진출처=연합뉴스

정부의 이와 같은 발표에도 학부모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 1%의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내 자녀’가 해당한다면 이는 곧 100% 피해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학부모 A씨는 “어른들도 백신을 받고 두통, 발열 등을 호소하기도 하고,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안심하고 애한테 백신을 맞추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 역시 “백신을 맞아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보면 백신 효과가 과연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며 “딸한테 선택권을 주긴 했지만, 딱히 강하게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의료계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소아청소년 코로나 백신접종’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짚었다.

이번 좌담회에는 을지대학교병원 소아감염내과 은병욱 교수,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서주현 교수가 참여했다.

서주현 교수는 “새로 개발된 백신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확실히 모르는 상황에서 환자의 증상이 백신 때문인지 확인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고, 진료하면서 이상반응 신고를 다 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소아응급센터에서 주로 보는 부작용 증상은 흉통, 호흡곤란, 고열, 두통, 기력저하 등이다”라며 “피검사에서는 정상인데 심근염·심낭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 걸로 봤을 때 실제로 신고 되지 않은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병욱 교수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은병욱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소아청소년 접종 시작 이후 2주 이내 사망한 환자가 총 2명이 나왔지만, 인과관계가 아직 밝혀진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은병욱 교수는 “올해 여름방학에 접종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중에 심근염·심장염이 총 16명 정도 나왔는데 해외 통계인 10만명 당 4.5명 정도 수준과 빈도가 비슷하고, 대부분 진단이 늦어지지 않은 경우에 잘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의사협회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접종 좌담회./캡처=김민수
대한의사협회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접종 좌담회./캡처=김민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mRNA 백신 접종 신뢰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은병욱 교수는 “백신의 장기적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그런데 백신 개발 방식이 수십 년 동안 연구되어 온 방식이기 때문에 개발방식 자체를 보면 장기적 이상반응이 나올 가능성은 굉장히 적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주현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의 연구 중에서도 접종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들이 아직은 국내에서도 노출된 바가 없으므로 실제 접종에 앞서서 득과 실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반박했다.

서주현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 사망사례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지만, 사망사례가 발생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소아청소년에게 그렇게 위험한 질환인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방역 대책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사)의 의견을 더욱 수렴하고, 관련 내용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박수현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감염 집단 감염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최근 확진자 중 20% 이상이 18세 미만의 아이들”이라며 “코로나19가 중증으로 갈 확률, 백신의 부작용 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공개돼야 하고, 당사자와 보호자가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자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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