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가상모델에 관심 높아져…로지·루이·루시 등 가상인물들 광고모델로 활용
부르는 게 값인 인플루언서 몸값, 광고모델 사생활 리스크…가상모델 인기 급상승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SNS에 일상생활 공유, 친밀도 높여…실제 인물처럼 교감 나눠
가상모델, AR·VR 등 IT 서비스의 활용 범위 확장 기대…버추얼 마케팅 성장성 높아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홈페이지의 가상모델 ‘로지’. /캡처=최양수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홈페이지의 가상모델 ‘로지’. /캡처=최양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최근 아이돌급 미모와 몸매를 가진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가상 유명인) 모델인 ‘로지(22·ROZY)’가 광고 시장을 휩쓸고 있다. 1년에 10억원 이상 벌고 있는 로지는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화제가 됐다.

특히 가상인간을 통해 만들어진 버추얼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인플루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 시장은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2년에는150억달러(약 17조397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9년에 기록한 80억달러(약 9조2784억원)와 비교해 약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로 엄청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전제조건인 일반인 인플루언서들에 대해서 점차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마케팅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데 있어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인플루언서들의 몸값이 크게 올랐다”며 “이들은 구독자 수에 따른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도 않고 부르는 게 값처럼 돼 버리는 상황이라서 예산상 문제로 작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격히 오른 인플루언서들의 몸값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어 더해 최근 학교 폭력과 음주운전, 스캔들 등 인플루언서들의 사생활 리스크가 터지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모델인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활용이다. 이미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상당 부분이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홈페이지의 가상모델 ‘로지’. /캡처=최양수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홈페이지의 가상모델 ‘로지’. /캡처=최양수

이미 해외에서는 많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가운데 국내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인 로지의 시작은 성공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 발전으로 인해 버추얼 인플루언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 및 투자를 하고 있다. 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속속 등장하며 국내 시장도 빠르게 장악해 가고 있는 중이다.

가상인물들은 기술 향상으로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표현이 정교해졌고 또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사생활 이슈나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로 활용할 수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마케팅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효율성도 높고 실제 인물처럼 스캔들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우려도 없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 매력을 느낀 광고주들이 로지 등 다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에게 러브콜을 보내거나 버추얼 인플루언서 제작을 의뢰하면서 점차 버추얼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버추얼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버추얼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Big Data),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확장현실(XR·Xtended Reality), 혼합현실(MR·Mixed Reality),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비대면 솔루션(Untact Solution), 소프트웨어(SW·software) 등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과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 IT 서비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버추얼 마케팅의 잠재 성장성은 상당히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미 1998년에 등장한 사이버가수 아담을 시작으로 류시아, 사이다 등이 등장했지만 이들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친 것과 다르게 최근 등장한 가상인물들은 소비자와 직접 교감하면서 상업적 가치와 활용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해외에선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릴 미켈라(Lil Miquela), 로지(Rozy)가 실제 사람과 같은 활동을 이어기고 있다. 이미 릴 미켈라라는 가상인물이 의류 브랜드 등을 선보이면서 지난해 약 13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도입 초기 단계지만 향후 가상인물을 활용한 신사업 확대 가능성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최양수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최양수

현재 국내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대표주자는 로지다. 가상 인간 로지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에서 제작해 탄생했다. 국내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등장한 로지의 나이는 22세, 매력적인 동양적 외모와 171cm 큰 키의 서구적인 체형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선호하는 데이터를 반영해 제작됐다. 

또 로지는 패션과 여행 외에도 환경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업사이클링(Upcycling), 플라스틱 프리(Plastic-Free) 등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며 팔로워 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SNS 인스타그램의 구독자(팔로워) 수는 5만7900여명을 넘는다. 

로지는 금융·보험업계를 광고에 출연한 후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신한라이프’의 TV 광고를 시작으로 식품업계는 물론 톱모델만이 할 수 있는 뷰티·화장품 광고까지 섭렵하고 있다. 또 쉐보레가 최초로 선보이는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볼트EUV’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으며 100여건의 광고 제의를 받기도 했다. 특히 MZ세대 관련 산업에서 많은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올해 로지가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에 가져다준 광고 수익은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공식적으로 모델료가 10억원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분야에서의 각기 다른 비용을 산정하면 인력과 비용 등 수익료를 추산한 것이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9월 개발에 돌입해 지난 2월 '루시'를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 인간이 촬영한 사진에 가상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을 주로 선보이는 루시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루시는 현재 2만1000명의 폴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루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디자인 연구원이다. 루시는 지난 2월부터 SNS에서 취미와 쇼핑을 즐기는 일상생활 공유 덕분에 2만4000여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지난 4월 hy(옛 한국야쿠르트)의 사이버 아이돌가수 ‘하이파이브’의 목소리를 찾는 오디션엔 수많은 지원자와 함께 100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루시는 영상으로 구현, AI 기반 음성 표현 기술을 적용하는 등 실제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해 가상 상담원과 가상 쇼호스트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최양수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최양수

CJ온스타일은 최근 가상 유튜버 루이와 협업해 패션 브랜드 ‘더엣지’의 가을 신상품을 공개했다. 루이는 MZ세대가 좋아하는 랩과 춤이 특기다. 루이는 AI 기술을 활용해 7명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실제 인간의 모습과 가깝게 만들어졌다. 루이는 현재 ‘루이커버리’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CJ ENM은 최근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에이펀인터랙티브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고 디지털 가상 인간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상 인간을 활용한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 앞으로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국내 전자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지털 셀럽’도 화제다. 삼성전자의 ‘삼성 샘’(Samsung Sam)과 LG전자의 ‘김래아’(Keem Reah)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가상인간 캐릭터들서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가상인간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가상인간은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관련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과 산업의 성장으로 가상인간 관련 산업도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돼 만들어지는 초현실세계를 뜻하며 미래 ICT 기술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김선곤 AT정보기술연구소장은 “버추얼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에서 AI 기술만큼 중요한 건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다. 과거 사이버가수 아담처럼 이벤트성 이슈로 짧게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해야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해 흥미 요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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