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 동서고금(東西古今) 어디든 오갈 수 있다. 책을 통하면 저자와 만나 대화할 수 있고, 미래 독자들과 접속할 수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책을 읽으면 동서고금(東西古今) 어디든 오갈 수 있다. 책을 통하면 저자와 만나 대화할 수 있고, 미래 독자들과 접속할 수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뉴스워치] '언​제쯤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누군가 속 시원히 답을 해줬으면 하는 요즘이다. 누군가는 2년 내, 또 누군가는 2025년 이후, 각기 다른 답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명쾌한 때를 말해 주진 않아도 앞으로 어떤 여행을 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어느 일간지 칼럼에서 ‘책을 읽는 건 앉은 자리에서 가장 멀리까지 가는 일’이라는 문장을 읽은 기억이 난다. 코로나19 시기에 마음을 다잡으며 책 읽기를 강조하는 명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떠난다. 책은 늘 다양한 공간으로 나를 데려간다. 경험하기 힘든 경험도 하게 만든다. 독서를 통해서 나는 달에도 가봤고 별에도 가봤다. 일본 소도시에서 살아보았고 미국 뉴욕의 중심거리에서도 살아보았다. 또한 아프리카에도 가봤으며 코끼리 등에도 올라타 보았다. 책이 매개체가 되어 나의 활동 영역을 넓혀준 것이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인생에서 실패를 덜 겪게 된다고 말한다. 그게 곧 간접경험과 연결돼 있는 것이다. 책은 고가의 물건도 아니고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무겁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사람들 곁에서 이야기를 전달해줄 뿐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무지를 날려버리는 감동 문구와 만나게 된다. ‘아, 맞아. 그랬구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귀를 만나면 짜릿하다. 사람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그동안의 경험치로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품도 넓어지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독서광으로 유명했다. 그는 전쟁터에서도 틈나는 대로 독서를 했다고 한다. 달리는 말 위에서 책을 들고 있었고, 진지 안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52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80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거듭되는 전쟁과 혼란 시대에 살았지만, 그가 영웅으로 존경받을 수 있었던 것은 늘 독서를 했기 때문이다.

빵으로 배는 채울 수 있지만 가슴을 채울 수는 없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마음의 충전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책은 시공을 초월해 영혼을 밝히는 등불 같은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책만큼 위대한 발명품은 없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동서고금(東西古今) 어디든 오갈 수 있다. 책을 통하면 저자와 만나 대화할 수 있고, 미래 독자들과 접속할 수 있다. 

지식과 정보가 담긴 책들을 접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고심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얻기도 한다. 나와 어울리는 책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첫사랑을 만난 기쁨이랄까. 

책은 읽을수록 깨달음 문장이 쌓여 간다. 영혼을 살찌우는 길잡이가 늘어나는 거다. 독서를 하면 삶이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몰랐던 사실을 깨우치고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본다. 책 읽기는 허투루 흘러가는 시간을 붙들 수 있는 묘책이 아닌가 한다.

좋은 책은 횃불에 불을 댕기는 것과 같고, 때로는 그 빛이 돌연 사람을 깨어나게 할 수 있다.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조금 먼 데를 볼 수 있는 정신의 힘은 보통의 삶에서라면 책을 펼칠 때 가능할지 모른다. 

김웅식 기자 (수필가) news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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